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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모토로라 인수' 큰 산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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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EU 동시 승인…"특허권 남용 땐 바로 제재" 경고

[김익현기자] 구글이 큰 산 두 개를 동시에 넘었다. 하지만 특허권을 남용할 경우 곧바로 제재를 가하겠다는 경고 메시지도 함께 받아들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이 13일(현지 시간) 구글의 모토로라 모빌리티 인수를 함께 승인했다고 주요 외신들이 보도했다. 이로써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 작업에 가속도가 붙게 됐다.

구글은 지난 해 8월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125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노텔 특허 확보 경쟁에서 밀린 구글이 애플에 반격을 가하기 위해 모토로라를 택했다는 게 당시 대체적인 분석이었다.

두 회사 합병 발표 직후부터 승인받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심심찮게 제기됐다. '반독점 조항'에 걸릴 수도 있다는 게 그 이유였다.

이에 대해 미국과 EU 당국은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를 막을 근거가 충분치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양 쪽 모두 특허권을 남용할 경우 반독점 조사에 들어갈 수 있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했다.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가 몰고올 파장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다.

◆"구글, 프랜드 조항에 대한 정책 모호"

두 회사 간 합병을 먼저 승인한 것은 EU였다. 호아킨 아루니아 EU 경쟁집행위원은 "구글이 특허권을 남용할 가능성이 있긴 하다"면서도 "그건만으로는 합병을 막을 충분한 근거는 되지 못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EU는 앞으로 구글의 특허권 행사에 대해 예의 주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법무부 역시 이날 구글-모토로라 합병과 함께 특허권 인수를 승인했다. 특히 법무부는 구글의 모토로라 특허권 인수 뿐 아니라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리서치인모션(RIM)의 노텔 특허권 인수도 함께 승인했다.

이날 법무부는 세 건의 특허권 인수를 동시 승인하면서 구글에 대해서만 강한 경고 메시지를 날렸다. '공정하고 합당하며, 비차별적인' 조건으로 특허권을 부여해주는 '프랜드(FRAND)' 조항에 대해 모호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는 게 그 이유다.

구글이 모토로라 인수를 완료할 경우 1만7천개 가량의 특허권을 손에 넣게 된다. 문제는 이 중 상당수가 무선 기술 분야의 핵심 특허권이라는 점이다. 실제로 법무부는 1만7천개 특허권 중 핵심 무선 관련 특허만 수 백 개에 이른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이날 "애플, MS 등이 프랜드 규정에 따라 표준특허를 라이선스 하겠다는 약속을 함에 따라 반독점 행위에 대한 우려를 완화할 수 있었다"면서 "하지만 구글은 표준특허 정책에 대해 좀 더 직접적인 약속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구글 "모토로라의 특허계약 존중"

미국 법무부는 합병을 승인하면서도 구글에 대한 의구심을 완전히 걷어낸 것은 아니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구글이 모토로라의 공격적인 특허 전략을 더 악화시키지는 않으리란 정도의 인식을 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법무부는 이런 인식을 분명히 드러냈다. 이날 법무부는 합병을 승인하면서 "모토로라는 오랜 기간 자신들이 보유한 지적재산권을 이용해 공격적으로 수입을 올려온 역사를 갖고 있다"면서 "구글이 모토로라를 인수하더라도 이런 정책이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고 밝혔다.

이런 우려에 대해 구글은 "문제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구글 측은 법무부의 우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외신들의 질문에 대해 지난 주 미국전기·전자통신학회(IEEE)에 보낸 편지를 인용했다.

당시 구글은 IEEE에 보낸 편지에서 "모토로라 인수를 완료한 이후에도 '프랜드 규정'에 따라 표준 특허에 대해서는 성실하게 라이선싱 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구글은 이와 관련 모토로라가 현재 맺고 있는 거래 조건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현재 모토로라는 최대 판매가격의 2.25%까지만 특허료를 받는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현재 모토로라와 특허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애플은 2.25% 특허료가 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법무부, 애플-MS에 대해선 전폭 신뢰

미국 법무부는 이날 애플의 노벨 특허 인수와 애플, MS, RIM 컨소시엄의 노텔 특허 인수도 함께 승인했다.

애플이 인수한 노벨 특허는 리눅스를 비롯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법무부 측은 "애플이 노벨의 오픈 라이선싱 정책을 존중하겠다고 선언했다"면서 강한 신뢰를 나타냈다.

법무부는 또 애플, MS 등이 노텔 특허를 대하는 방식 역시 문제가 없다는 입장다. '공정 이용'에 대한 약속을 분명하게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구글에 대해선 의구심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IEEE에 보낸 편지만으론 '프랜드 규정'을 준수하겠다는 의지를 명백하게 확인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법무부가 유독 구글에 대해서만 유보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라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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