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시간) 허핑턴포스트에 따르면 T모바일은 지난 4분기 동안에만 52만6천 명의 가입자를 잃었다고 발표했다. 더 심각한 것은 약정 요금제를 쓰고 있는 80만2천 명의 가입자들도 계약을 해지하고 떠났다는 점이다.
T모바일의 고객수 감소는 일반 통신사가 유선전화 가입자를 잃는 것보다 더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이동통신 시장이 지난 10년 이상 급격한 성장을 보여왔음을 감안할 때 이같은 수치는 전례가 없을 정도다.
T모바일에게 불어닥친 악재는 1~3위 통신사들이 모두 가담한 '아이폰 보급'에 동참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대로 3위 이통사인 스프린트 넥스텔은 지난해 10월 버라이즌, AT&T와 함께 아이폰 보급에 나섰고 그와 동시에 3개월 만에 1천370만 명의 아이폰 가입자를 기록하는 쾌거를 이뤘다.
T모바일은 그간 아이폰이란 무기를 장착한 경쟁사 세 곳과 힘겨운 경쟁을 해왔고 결국 T모바일의 모기업인 도이치텔레콤은 390억 달러에 T모바일을 AT&T에 매각하려 했었다. 하지만 AT&T의 T모바일 인수는 독점 가능성을 우려한 미국 규제기관의 반대로 결국 물거품이 됐다.
T모바일은 여러가지 악재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가입자를 확보하려는 노력을 계속할 전망이다. 23일 필립 훔 T모바일 최고경영자(CEO)는 LTE 서비스라는 네트워크 보강작업으로 새로운 경쟁체제를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AT&T가 인수 실패에 따른 위약금을 지불해 T모바일은 현금 30억 달러와 일부 주파수 할당을 받게 됐다. T모바일 입장에선 회생의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여유를 확보한 셈.
T모바일은 LTE 서비스를 위해 4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며, 이는 당초 계획보다 14억달러 추가된 것이다.
네빌 레이 T모바일 최고기술책임자(CTO)는 "AT&T로부터 받은 주파수를 이용해 새로운 LTE 무선망을 구축하고 내년에 이를 상용화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T모바일이 LTE 서비스로 잃어버린 고객을 되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시장조사기관 인포마텔레콤앤미디어의 마이크 로버트 애널리스트는 "T모바일이 버라이즌과 AT&T를 따라잡을 수 있을 정도의 충분한 자금력을 갖춘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버라이즌과 AT&T는 이미 LTE 네트워크를 서비스하고 있으며, 스프린트의 경우 올해 내에 LTE 서비스 관련 준비를 모두 마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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