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위협하는 중국 온라인게임업체 직접 가보니···

[허준기자] 중국 온라인게임 산업은 어느새 온라인게임 종주국임을 자부하는 한국을 위협하는 매출규모로 성장했다. 중국 온라인게임의 매출규모는 지난해 기준 약 428억 위안(약 7조6천200억원)이다. 한국 게임산업의 지난해 매출 규모는 약 9조원이다.

특히 지난 2011년은 중국 게임업체들의 한국 직접 공략이 시작된 해다. 중국 최대 게임업체 텐센트와 유명 게임업체 더나인, 중국 내에서도 신생기업으로 평가받는 쿤룬 등이 한국에 지사를 설립, 한국 이용자들에게 게임 직접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표를 받아든 업체는 텐센트도, 더나인도 아닌 쿤룬이다. 쿤룬코리아는 지난해 웹게임 'K3온라인'과 '강호', '케인랜드' 등을 성공적으로 서비스하며 국내 입지를 다졌다. 올해에는 클라이언트 기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천자전기온라인' 등 다수의 게임들을 국내에서 서비스할 예정이다.

쿤룬은 국내 이용자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업체다. 지난 2008년 설립돼 중국에서도 신생기업으로 꼽히지만 이미 매출 3천억원을 돌파했다. 이미 미국·유럽·한국·대만·일본·홍콩·말레이시아 등 7개 국가에 지사를 두고 있는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올해는 중국 주식시장 기업공개(IPO)도 준비중이다.

웹게임과 온라인게임을 넘어 스마트폰게임 사업에도 진출한 쿤룬은 올해 지난해보다 훨씬 많은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 게임포털 '코람게임'을 통해 전세계 게이머들에게 다양한 게임을 서비스하는 쿤룬은 중국 내에서도 가장 '핫'한 게임기업이다.

그런 쿤룬이 한국 미디어들에게 최초로 중국 본사를 공개했다. 아이뉴스24는 중국 게임업체로는 이례적으로 본사 내부를 공개한 쿤룬을 직접 방문, 어떻게 5년만에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는지 들여다봤다.

쿤룬 본사는 중국의 수도 북경 시내 중심부에 있다. 11층 건물에는 쿤룬 직원 1천20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한눈에 보기에도 거대한 건물이 시선을 압도한다.

회사 내부 한켠에는 그동안 쿤룬이 받은 각종 상패들이 전시돼 있다. 쿤룬은 2009년 최고 웹게임 개발사 상, 2009년 중국 신예 게임기업 상, 2010년 우수 사회 책임 기업 상, 2011년 중국 산업 IT 부문 특별공헌 기업상, 2011년 중국 게임 해외 개척 기업 상, 2011년 중국 IT 산업 TOP 100 등 다양한 상을 수상했다.

글로벌 게임기업답게 외국인들도 종종 눈에 띈다. 본사에 외국인들을 고용해 보다 완성도 높은 현지화에 신경쓰고 있는 모습이다.

쿤룬이라는 기업명이 북미, 유럽인들에게 익숙치 않다는 점 때문에 글로벌 시장에서 쿤룬은 'Kalends'라는 기업명을 사용할 예정이다.

쿤룬 본사 탐방에서 가장 독특했던 직원 출근표. 쿤룬은 출퇴근 시간을 정해두지 않고 원하는 시간에 출근해 8시간만 일하면 되는 자유로운 시스템을 도입했다. 직원들은 출근하면 자신의 출근표를 꺼내 출근 시간을 입력하고 퇴근할때 퇴근 시간을 입력한다.

주아휘 쿤룬 대표와 각 지역 지사들을 연결해주는 업무를 담당하는 글로벌 비서팀. 글로벌 비서팀 5명은 저마다 맡은 지역에서 실시간으로 접수되는 의견들을 번역해 주아휘 대표에게 전한다.

쿤룬의 글로벌 마케팅을 총괄하는 레이레이 이사. 31살이라는 젊은 나이지만 뛰어난 능력을 인정받아 글로멀 마케팅 총괄 이사 자리에 올랐다.

쿤룬 주아휘 대표. 올해 36살인 주아휘 대표는 중국내 최대 애니메이션 사이트 '화신 애니메이션'을 설립하며 혜성같이 중국 IT업계에 등장했다. 이후 2008년 쿤룬을 설립하고 지금까지 최고 경영자로 회사 내외부 주요 의사결정에 직접 관여하고 있다.

주아휘 대표는 "쿤룬은 짧은 기간동안 개방적인 기업발전 과정을 경험하며 시장규모, 영업수익, 글로벌화에 이르기까지 초고속 성장을 일궈냈다"며 "우리가 내딛는 발걸음마다 시장을 선도하는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 그 안에서 우리의 IT 꿈을 펼쳐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텐센트나 더나인같은 중국 내 메이저 게임기업들도 줄줄이 실패만 거듭하는 한국 게임 시장에서 쿤룬이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은 어쩌면 젊은 도전정신과 자유로운 회사 분위기 덕분이 아닐까.

그동안 중국 게임기업이 가지고 있던 '공장처럼 게임만 찍어내는' 이미지를 쿤룬 본사에서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2012년 가장 주목해야 할 회사를 하나 꼽으라면 쿤룬을 꼽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