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삼다수' 소송도 안 끝났는데…웅진·광동 등 7개사 군침

[정은미기자] 국내 먹는 샘물 1위 '제주 삼다수'의 유통사업자 입찰을 둘러싸고 경쟁이 치열하다.

제주도개발공사는 지난달 16일부터 이달 8일까지 제주삼다수 유통사업자를 공모한 결과 웅진식품, 광동제약, 코카콜라음료, 롯데칠성음료, 남양유업, 샘표식품, 아워홈이 응모했다고 밝혔다.

농심과의 복잡한 소송에도 불구하고 대기업들이 삼다수에 이같이 군침을 흘리는 이유는 삼다수를 손에 넣는 순간 국내 생수시장 1위 기업으로 올라서기 때문이다.

삼다수는 국내 생수시장에서 50%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1위 브랜드로 연간 매출은 2천억 원에 달한다.

이에 소송이라는 변수에도 굴하지 않고 앞다퉈 입찰에 뛰어든 것이다.

개발공사는 추첨을 거쳐 평가위원 7명을 선정하고, 오는 12∼13일 응모업체를 대상으로 사업제안서를 평가해 14일께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이후 10일 안에 새로운 사업자와 유통계약을 체결해 4월 중순부터 4년간 유통을 맡길 계획이다. 매출 규모는 1천억원대로, 대형마트와 편의점은 공사 측이 직접 유통한다.

이에 대해 농심은 제주도개발공사의 입찰 강행을 놓고 어이가 없다는 반응이다.

농심 관계자는 "출시 초기 150억원의 매출에 불과했던 삼다수를 농심이 전국 유통을 통해 2천억원대까지 끌어올렸다"면서 "아직 삼다수 유통권을 놓고 법적 분쟁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 같은 일을 벌인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한편 제주도개발공사는 지난 1998년부터 농심과 삼다수 국내 유통판매 대행 계약을 유지해 오다 제주도의회가 지난해 12월 '제주도개발공사 설치조례 일부 개정 조례'를 개정해 경쟁입찰 방식으로 유통판매업체를 선정토록 하자 이달 14일까지만 계약기간을 유지하기로 하고 계약을 해지했다.

이에 농심은 지난 2007년 12월 제주도개발공사와 계약을 체결한 유통대행 계약업체의 지위를 박탈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계약이 종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신설한 소급입법이기 때문에 부당하다며 제주도와 개발공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법적 분쟁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