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식품-남양유업, 진흙탕 '커피 싸움' 어디까지

[정은미기자] 남양유업과 동서식품이 커피믹스 시장을 둘러싸고 다시 한 번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다.

15일 남양유업은 보도자료를 통해 동서식품이 커피믹스 제품을 출시하면서 허위광고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동서식품이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합성 첨가물인 카제인 나트륨을 무지방 우유로 대체했다고 발표했으나 실제로는 카제인이 함유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는 허위광고로 소비자를 기만한 것"이라고 밝혔다.

동서식품은 지난 1월 30일 '맥심 화이트 골드'를 출시하면서 홈페이지 등을 통해 '카제인을 무지방우유로 대체한 제품'이라고 광고했다.

하지만 해당 제품에는 카제인 첨가물이 1.39% 함유돼 있다는 게 남양유업 측 주장이다.

동서식품의 기존 모카골드에는 카제인 첨가물을 약 2.7% 사용해 왔다. 신제품인 화이트 골드에는 기존 사용량의 절반 이상을 계속 사용해 온 셈이다.

특히 제품 외부에 5가지 이상의 원재료 명을 표시하도록 돼 있는데 동서식품은 카제인 첨가물 양을 다섯 번째로 많은 원료인 농축우유단백분말(약 1.4%) 보다 조금 적게 넣어 의도적으로 표시기준을 피했다는 게 남양유업 측 설명이다.

남양유업은 동서식품 측의 해당 광고를 관계 당국에 신고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동서식품은 "남양유업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면서 "경쟁사의 배합비를 언론에 공개한 행위는 비도적"이라고 비난했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화이트 골드에는 카제인나트륨이 들어가 있지 않다. 그러나 소비자가 원하는 우유 맛이 나는 커피 개발을 위해 무지방과 카제인을 적절히 배합해 제품을 출시하게 됐다"면서 "카제인나트륨과 카제인의 성분은 비슷하지만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배합비는 회사의 기밀 사항이다. 오랜 연구를 통해 얻은 노하우가 언론을 통해 공공연하게 공개됐다. 남양유업이 뭘 위해서 경쟁사의 기밀을 쫒아 파혜쳤는지 모르겠지만, 이것은 비도덕적인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동서식품과 남양유업은 지난 2010년부터 '카제인 나트륨'을 놓고 신경전을 벌여왔다.

남양유업이 지난 2010년 카제인 나트륨을 뺀 '프렌치카페 커피믹스'를 출시하면서 "화학적 합성품인 카제인 나트륨 대신 무지방 우유를 썼다"고 광고해 카제인 나트륨에 대한 안전성 논란이 일었다.

동서식품 측은 "잘못된 광고로 소비자에게 불안감을 주는 노이즈마케팅"이라고 남양유업을 강하게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