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박영례특파원] 폭스콘 등을 거느린 대만 홍하이 그룹의 16억달러에 달하는 샤프 투자가 애플TV 대박 효과를 노린 베팅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그러나 애플TV 생산을 겨냥, 패널 공급 등을 감안한 투자라면 도박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홍하이 그룹의 샤프에 대한 대규모 투자 결정이 아이패드를 이을 애플TV 효과를 감안한 것일 수 있다고 28일(현지시간) 로이터 등이 보도했다.
대만 홍하이 그룹은 최근 샤프 유상증자에 참여, 지분 9.9%를 669억엔(미화 8억1천만달러)에 인수키로 합의했다. 이번 투자로 홍하이 그룹은 샤프 최대주주에 오르게 된다. 홍하이 그룹은 아울러 샤프와 소니의 패널합작사(SDP)의 샤프 지분 중 46.5%를 660억엔에 인수하기로 했다
이번 홍하이 그룹의 투자는 샤프 및 패널공장 지분투자를 포함 대략 16억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 일본업체에 대한 대만 투자로는 역대 최대다.
아이폰, 아이패드 생산으로 유명한 폭스콘과 LCD업체 CMI를 거느리고 있는 홍하이 그룹의 이번 투자는 홍하이그룹이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로 대별되는 LCD시장 패권경쟁을 본격화 했다는 점에서 주목되는 대목.
더욱이 홍하이 그룹과 샤프가 애플과 제품 생산 및 패널 공급 등에서 긴밀히 협력해 왔다는 점에서 애플의 부품공급 다변화와 향후 애플TV 등을 감안한 전략적 포석이 아니냐는 시각이다.
이와관련 로이터는 이번 투자로 홍하이 그룹이 향후 애플TV 생산과 관련 패널 공급 등에서 기존 패널 공급업체인 LG디스플레 등 한국 업체와의 경쟁에서 유리한 입지를 확보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테크크런치 역시 세계 TV 시장이 역성장을 보이는 등 성장세가 꺾인 상황에서 홍하이 그룹이 샤프 등 패널부문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것은 애플TV를 겨냥한 포석이라 분석했다.
아이패드에 이어 애플TV 등까지 패널 공급을 확대, LCD 시장 입지를 강화하고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가 주도해온 패널시장 주도권 경쟁을 본격화 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는 것.
실제 IHS는 샤프가 공급이 지연되고 있는 뉴 아이패드 용 IGZO패널을 오는 4월부터 공급할 것으로 내다봤다.
애플은 샤프 설비 투자 가능성이 거론되는 등 아이패드는 물론 향후 애플TV 패널을 조달하는 등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에 쏠려있는 부품 및 패널 의존도를 줄이려는 행보를 보여왔다.
◆"애플TV 노린 베팅, 도박일 수 있어"
그러나 홍하이 그룹의 이같은 투자효과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먼저 샤프와 홍하이, 일본과 대만 LCD업체의 제휴라는 점에서 이번 투자가 자본확보, 규모의 경제 시현 및 대만 및 중국 시장 공략 강화 등 차원에서 긍정적인 면이 있다는 분석이다.
아키노 미츠시게 이치요시 인베스트먼트 펀드매니저는 "이번 제휴로 샤프는 자본 지원은 물론 협력을 발판으로 대만과 중국 공략에 힘을 받게 됐다"고 평가했다
다이와 증권은 보고서에서 "애플이 연내 iTV를 선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샤프의 10세대 라인 패널을 채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홍하이 그룹은 CMI에 이어 샤프까지 LCD부문에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으나 시장 여건은 녹록치 않은 상황. 지난해 패널 출하량이 역성장을 보이는 등 패널 시장은 이미 공급초과 상태를 보이고 있다.
더욱이 패널 시장이 LCD 에서 빠르게 OLED로 옮겨가면서 이분야에 주도권을 쥔 삼성전자 등 한국업체가 여전히 유리한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
유안타증권 빈센트 첸 애널리스트는 "이미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생산하고 있는 홍하이 그룹이 애플TV를 위해 샤프에 투자할 수 있다"며 "하지만 애플이 TV에 AMOLED를 채택할 수 있어 아무 보장이 없는 상황에서 이는 도박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업체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삼성에 이어 LG디스플레이도 OLED 부문에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고,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해 OLED TV를 출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최근 LCD 부문을 떼내 AMOLED를 생산해온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를 합쳐 별도법인인 삼성디스플레이를 출범시킨 것도 애플 등을 감안한 포석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가 세트에서 애플과 경쟁관계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애플에 대한 패널 공급 확대를 위해 디스플레이를 담당할 별도법인이 필요했다는 이유에서다.
박영례기자 you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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