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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앞 '불법사찰' 파문…'정권심판론' 촉매제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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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새누리당 "문건 80%가 참여정부 때 작성" vs 한명숙 "靑이 주도한 무차별적 국민 뒷조사"

[채송무기자]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 사찰 문제가 4.11 총선의 메가톤급 이슈로 떠올랐다.

팟캐스트 방송 '이슈 털어주는 남자'에서 장진수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전 주무관의 폭로로 시작된 불법사찰 논란은 KBS 새노조가 지난 3월 29일과 30일 공개한 약 2천619건의 사찰 자료를 공개해 폭발 양상을 띄고 있다.

자료에 사찰 대상인 고위 공직자는 물론이고 정치인, 재벌 총수, 언론계, 금융계 주요 인사들은 물론 민간인까지 불법 사찰한 사실이 적시돼 있어 전방위적인 사찰이 이뤄졌음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KBS 새노조는 공개된 문건들이 공직윤리지원관실 직원 단 한 사람이 소유했던 것이라고 해 더욱 문제가 커질 전망이다.

5년차에 이른 이명박 정권의 명운까지 결정할 심각한 사건이 구체화되자 청와대와 여권, 야권이 치열한 설전을 벌이고 있다.

청와대와 여권인 새누리당은 KBS 새노조가 공개한 불법 사찰 문건에 대해 "80%가 노무현 정부 시절 작성됐다"고 반격했다.

청와대 최금락 홍보수석은 지난 달 31일 "검찰이 법원에 제출한 CD에는 문서 파일이 2천619건 들어 있었는데 이 중 80%가 넘는 2천200여건은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가 총리로 재직하던 노무현 정부에서 이뤄진 사찰 문건"이라고 해명했다.

최 수석은 "이 정부에서 작성한 문건은 공직자 비리와 관련한 진정, 제보, 투서, 언론 보도 등을 토대로 조사한 400여 건으로 대체로 제목과 개요 정도만 있고, 실제 문서 형태로 된 문건은 120건 정도"라고 말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도 1일 부산 지역 지원 유세에서 "사실이 아니기를 바랐지만 이번에 공개된 문건의 80%가 지난 정권에서 만들어졌다는 것을 보면 어느 정권 할 것 없이 불법사찰을 했다는 것이 밝혀졌다"고 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국민을 보호하고 힘이 돼야 할 정부가 오히려 국민을 감시하고 사찰했는데 이것은 정말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새누리당은 잘못된 구태 정치와 단절하기 위해 비대위까지 꾸려 개혁하고 쇄신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새 정치를 통해 다시는 이 땅에 불법 사찰 같은 일이 생기지 않도록 만들겠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야권과 KBS 새노조는 청와대와 여권의 이 같은 주장에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다.

KBS 새노조는 지난달 31일 트위터를 통해 "청와대가 말하는 80%의 문건은 대부분 경찰의 내부 감찰이나 인사 동향 등 단순 보고 문건으로 청와대의 말은 전형적인 '물타기'"라며 "청와대가 언급한 문건들은 리셋KBS뉴스9가 보도한 민간인과 정관계 인사에 대한 무차별적인 불법 사찰 문건과는 질적으로 다른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도 1일 특별 기자회견을 통해 "이 사건의 본질은 분명하다. 청와대가 주도한 무차별적인 국민 뒷조사 사건"이라며 "더욱 심각한 것은 2년 전 이 사건이 세상에 처음 알려졌을 때 청와대가 나서 조직적으로 돈까지 주면서 은폐하고 검찰의 수사를 축소시켰다는 것"이라고 했다.

한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은 지금 당장 진실을 밝혀야 한다"며 "청와대이 하명으로 이뤄진 이 엄청난 불법 국민 사찰 사건이 대통령에게 보고되지 않았을리 없다. 우리는 이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진실을 밝히고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민간인 불법 사찰 논란이 커지면서 그간 큰 영향을 발휘하지 못했던 야권의 정권심판론이 힘을 받을지 여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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