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충청권 맹주'를 자임했던 자유선진당의 4·11 총선 성적표는 초라했다.
지난 18대 총선 당시 자유선진당은 충청권 24곳 중 절반이 넘는 14곳을 차지해 총 18석(비례대표 포함)의 제3당이 됐다. 그러나 이번 총선에서는 충남 아산(이명수), 서산·태안(성완종), 충남 논산·계룡·금산(이인제) 등 지역구 3석과 비례대표 2석 등 5석을 얻는 데 그쳤다.
특히 심대평 대표가 충청권의 상징적 지역인 세종특별자치시에 출마했다가 민주통합당 이해찬 후보에 패해 낙마하면서 당의 존폐 위기까지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심 대표는 일부 의원들과 당직자들의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선거대책본부를 세종시로 이전했으나 이 같은 결과가 나오면서 당내 반발이 심화될 수밖에 없게 됐다.
심 대표는 12일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총선 결과에 대한 모든 책임은 당 대표인 나에게 있다"며 "당 대표로서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고 대표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자유선진당 사무처 당직자들은 심 대표의 기자회견 직후 배표한 자료를 통해 심 대표의 정계 은퇴를 촉구했다.
이들은 심 대표가 지난 8일 "이번 총선에 당 대표직을 포함한 심대평 정치인생의 모든 것을 걸겠다"고 밝힌 점을 거론, "4일 전 대표직을 포함해 정치생명을 걸겠다고 해 놓고 이제와 대표직만 그만둔다고 한다"며 "더 이상의 사기극은 그만두고 당원과 충청인에게 석고대죄하고 정계은퇴를 선언하라"고 촉구했다.
이 처럼 당내가 어수선하지만 심 대표의 뒤를 이어 대표로서 당을 추스를만한 인물이 현재로선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총선 전 몇 차례 불거진 바 있는 '보수연대'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충청권이 역대 대선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 온 만큼, 대선을 바라보는 새누리당으로서는 충청표가 절실할 수 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심 대표를 비롯해 이회창 전 대표, 이인제 의원 등 자유선진당 내 거물급 인사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자유선진당으로서는 12월 대선을 앞두고 '대권주자 부재' 문제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보수연대를 고심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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