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19대 개원국회를 이끌 새누리당 원내사령탑에 친박계 핵심인 이한구 의원이 당선됐다.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은 역시 친박계인 진영 의원이다. 12월 대선을 앞둔 새누리당이 '변화' 보다 '안정'을 택한 셈이다.
9일 실시된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은 접전의 연속이었다. 이한구-진영 의원은 19대 국회의원 당선자 150명 중 141명이 참여한 1차투표에서 57표를 얻어 58표를 얻은 남경필-김기현 의원에 단 1표 차로 뒤졌다. 이주영-유일호 의원은 26표를 얻어 3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결선투표에서는 당선자 138명이 참여한 가운데 과반수를 넘긴 72표를 얻어 66표에 그친 남경필-김기현 의원을 눌렀다. 1차투표에서 이주영-유일호 의원에게 갔던 표의 대부분을 흡수하면서 '역전승'을 거둔 것이다.
대구 수성구를 지역구로 둔 이한구 의원은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경제교사'로 불릴 만큼 친박계 핵심 인사로 꼽힌다. 그런 만큼 이번 원내대표 경선에서도 사실상 친박계 대표주자로 나서 친박계 의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진영 의원의 경우 박 위원장 대표 시절 비서실장을 지낼 만큼 측근이었다가 '탈박(脫朴. 탈박근혜)' 했으나 4·11 총선을 계기로 박 위원장과 관계를 회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박 위원장이 원내대표 경선을 하루 앞둔 전날 진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용산구 노인복지관을 방문한 것을 두고 이한구-진영 의원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었다.
실제로 이날 원내대표 경선 결과가 이한구-진영 의원의 승리로 나타나면서 '박심(朴心)'이 작용한 것이라는 관측을 낳았다.
◆이한구 "박지원 정치판 고수, 어설프게 했다가는…"
이한구 신임 원내대표는 19대 국회 원구성 및 상임위원장 배분 등 원내 전략을 총괄하고 12월 대선을 앞두고 예상되는 야권의 강력한 공세에 맞서는 등 민주통합당 박지원 원내대표와 치열한 정국 주도권 잡기 경쟁을 벌여야 한다.
이와 관련해 이 신임 원내대표는 "야당과 국정 동반자로서 함께 일하자는 자세를 기본으로 하되, 너무 심한 원리주의적 행동을 하거나 헌법체제를 위협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이제 국회를 상생 정치의 장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신임 원내대표는 "박 원내대표는 원체 잘 알려진 정치판의 고수이기 때문에 어설프게 하면 본전도 못 찾을 것 같다"며 "술수 보다는 정책과 원칙을 갖고 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이 신임 원내대표가 유력 대선주자인 박 위원장과 같은 대구·경북(TK) 출신이어서 4·11 총선에서 당의 취약점으로 드러난 수도권 민심을 잡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당 대표 경선에 나선 인사들의 대부분이 친박계라는 점에 더해 원내 주도권 마저 친박계가 차지하면서 친박계가 당을 장악했다는 평가를 피할 수 없다는 점도 부담이다.
하지만 이 신임 원내대표는 "저와 진영 의원은 박 위원장과는 잘 통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계파 갈등을 하지 않았다. 속칭 친이(친이명박) 의원들과도 친하고, 쇄신파 의원들의 이야기를 경청한다"면서 "이제는 더 이상 친이, 친박은 없을 것이다. 당내 화합을 제1의 가치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윤미숙기자 come2ms@inews24.com 사진 최규한기자 dreamerz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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