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강기갑 비대위 출범에도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내분이 계속되고 있는 통합진보당의 미래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강기갑 비대위원장은 전자 투표로 처리된 중앙위원회 안건, 즉 선출직 비례대표 후보들의 사퇴안을 따르게 해야 한다는 입장을 정하고 당권파 소속의 당선자들을 압박하고 있지만, 당권파들은 중앙위원회 자체의 정당성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어 이를 따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당권파들이 강기갑 비대위에 대해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낼 수도 있다. 강기갑 비대위원장은 법적인 검토를 모두 마친 상태로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19대 국회가 출범하는 5월 30일이 지나면 문제의 핵심인 비례 2번 이석기, 비례 3번 김재연 당선자를 사퇴시킬 방법이 사실상 없어진다는 점에서 시간은 당권파들에 유리하다.
'한 지붕 두 체제'가 이뤄질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사퇴한 심상정·유시민·조준호 전 대표가 당권파 소속인 장원섭 사무총장을 해임해 강기갑 비대위의 위협 요소를 제거했지만, 당권파는 오는 15일 경 의원 모임을 열고 김선동 의원을 원내대표로 선출할 계획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법적인 공방이 벌어지면서 6월 말 예정된 새 지도부 선출 전당대회가 미뤄지고, 원내 권력을 차지한 당권파들이 김선동 의원을 중심으로 버티기 모드에 돌입하면 통합진보당의 쇄신이 벽에 부딪힐 가능성도 있다.
한편, 통합진보당의 진성당원 7만5천명 가운데 46.7%인 3만5천명을 차지한 민주노총이 17일 중앙집행위원회를 열어 통합진보당에 관해 배타적 지지를 철회할 계획이어서 현 사태에 영향을 줄지도 관심사로 떠 오르고 있다.
김영훈 민주노총위원장은 15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지지를 철회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그동안 통합진보당에 대해 선거 때마다 지지하는 전술적 연대를 해왔는데 이번 사태, 그리고 현재의 통합진보당을 민주노총이 지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또 당권파에 대해 "(비대위를) 인정하지 않으면 당을 못하는 것"이라며 "중앙위가 물리적으로 봉쇄돼 있고 당헌당규에 따라 불가피하게 전자투표로 진행해 당을 새롭게 하자는 것인데 그것까지 부정하면 사실은 해법이 없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통합진보당이 재창당 수준의 당명부터 전반적,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며 "저희들은 80만 조합원들이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힘이 분명히 있다고 보기 때문에 이를 통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들을 다 해나갈 생각"이라고 했다.
민주노총이 통합진보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면 통합진보당은 상당한 인적·물적 기반을 상실하게 된다. 노동자·기층 농민을 대표하는 정당이라는 상징성도 상당부분 잃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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