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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I의과학향기]아리랑 3호는 어떤 구조로 이뤄져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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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5월 18일 일본 다네가시마 우주 센터에서 우리나라의 '아리랑 3호' 위성이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아리랑 3호는 70cm급 고해상도의 전자광학 카메라를 탑재하고 있다. 이는 대형 승용차와 소형 승용차를 구분할 수 있는 수준의 영상 촬영이 가능한 수준이다. 앞으로 4년간 685km 상공에서 공공안전, 국토ㆍ자원관리, 재난감시 등에 활용될 고해상도 영상정보를 수집할 예정이다.

우주 개발이 가져다 준 선물 중 생활에 가장 많은 영향을 준 인공위성은 어떤 구조로 이루어져 있을까. 인공위성이란 지구 주위에 떠 있으면서 지상과 정보를 주고받는 기계를 말한다. 물론 떠 있다고 해서 가만히 있는 것은 아니다. 지구가 끌어당기는 중력에 맞서는 데 필요한 원심력을 가질 수 있게 매우 빠른 속도로 지구 주변을 빙글빙글 돌고 있다. 즉, 달과 같은 자연 위성이 아닌 사람이 만든 위성이기 때문에 인공위성이라 부르는 것이다.

인공위성은 해야 할 일이 정해져 있다. 예를 들어 기상 위성은 지구의 모습을 촬영하는 일을, 방송 위성은 방송 영상을 전달하는 일을, 천문 위성은 먼 은하나 블랙홀 등을 관측하는 일을 한다. 아리랑 3호는 한반도의 정밀관측을 위한 지구 저궤도용 다목적 실용위성이다. 이들 인공위성의 모양은 맡은 임무에 따라 조금씩 달라진다. 사진 촬영이 주된 임무인 지구관측 위성이나 기상 위성, 천문 위성 등에는 큰 카메라가, 방송 전파를 중계하는 방송 위성 등은 전파를 수신하고 송신하기 위한 큰 안테나가 달려 있다.

비록 임무가 다르지만 모든 인공위성에는 공통적으로 들어가는 것이 몇 가지 있다. 비행기를 전투기, 수송기, 여객기로 나눈다고 해도 날개와 엔진, 연료 탱크, 조종석은 필수로 포함돼야 하는 것과 같다. 따라서 모든 인공위성의 기본적인 부분은 서로 닮아 있으며 단지 임무에 따라 특별한 장치가 더해지는 것이다. 이렇게 인공위성에서 가장 기본적인 부분을 '버스(bus)부'라고 부르며, 임무에 따라 더해지는 부분을 '미션부(탑재체)'라고 한다.

인공위성의 핵심이 되는 버스부의 기능을 때로는 사람에 비유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버스부 중 구조계는 인공위성의 형체를 유지하고 충격에 견디는 역할로, 사람으로 말하면 뼈대가 된다. 인공위성과 지상의 무선 통신을 담당하는 통신계는 사람의 입과 귀 역할을 합니다.

인공위성이 지구나 천체 등을 향하도록 특별한 자세를 조정하는 자세 제어와 추진계는 눈과 팔, 다리에 해당된다. 또한 인공위성의 명령들을 처리하고 데이터를 받아 저장하는 명령 및 데이터 처리계는 우리 몸으로는 두뇌에 해당한다.

여기서 더욱 흥미로운 점은 우리 몸이 땀을 흘려 일정한 체온을 유지하는 것처럼 인공위성도 적절한 범위 안에서 온도가 유지되도록 하는 열 제어계가 있다는 것이다. 인공위성의 뜨거운 부분에는 그늘막 같은 차폐막이, 차가운 부분에는 난로와 같은 히터가 사용된다. 위성이 움직일 때 필요한 전력을 만들고 분배하는 전력계는 사람으로 치면 심장이나 혈관과 같다. 위성에 필요한 전기는 흔히 태양 전지판으로 만들게 되는데, 지구의 그림자 속으로 들어갈 경우에는 배터리에 충전된 전기를 이용한다.

하지만 인공위성이 혼자 힘으로 우주에 안착할 수는 없다. 아리랑 3호는 일본의 'H-ⅡA' 로켓에 실려 우주로 향했다. 그런데 H-ⅡA 안에는 아리랑 3호만 실린 것이 아니라 일본의 물방울 위성을 비롯한 4대의 위성이 함께 실렸다.

일반적으로 1대의 로켓에는 1대의 인공위성만 실리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물론 우주 개발 초기에는 1대의 로켓이 하나의 인공위성만 쏘아 올렸다. 미국의 첫 우주 로켓인 주노에는 익스플로러 1호가, 러시아 최초의 우주 로켓인 스푸트니크에는 스푸트니크 1호가 실렸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가장 큰 이유는 로켓의 성능 때문이다.

초기의 로켓은 겨우 1대 정도의 위성만 발사할 추진력을 가졌다. 그래서 위성의 무게도 현재에 비해 훨씬 가벼웠다(물론 무거운 위성은 무게가 1톤이나 되는 것도 있었지만). 그 뒤 로켓의 성능이 점차 좋아지면서 2대는 물론 6대까지도 한꺼번에 발사할 수 있게 됐다.

아리랑 3호를 발사한 H-ⅡA 로켓의 경우 지구 저궤도까지 4톤의 위성을 발사할 수 있다. 아리랑 3호의 무게가 겨우(?) 1톤이니, 3톤의 여유가 있는 셈이다. 때문에 무게가 2톤인 물 순환 변동을 관측하는 일본의 물방울 위성과 60kg쯤 되는 소형 실험 위성 2대가 더 실릴 수 있었다. 물론 대형 위성 2대와 소형 위성 2대의 안전을 위해 위성의 탑재부라 할 수 있는 페어링 길이는 16m로 길어졌다. 나로호의 페어링 길이보다 약 3배 길어진 것이다.

위성의 무게는 로켓 전체 무게와 비교하면 놀라울 정도로 작다. 아리랑 3호를 발사한 H-ⅡA 로켓의 경우 로켓의 전체 무게는 약 290톤인데, 운반할 수 있는 위성의 무게는 4톤 정도다. 다시 말해 운반 능력은 자신의 무게에 겨우 1.4% 정도밖에 되지 않는 것이다. 화물용 항공기인 에어버스 380의 경우, 전체 590톤의 무게 중 25%에 이르는 150톤의 화물을 싣고 비행할 수 있다. 이에 반해 유럽의 최신 로켓인 아리안 5호는 전체 무게의 2.5% 정도밖에 되지 않는 운반 능력을 갖고 있다.

달리 이야기하면 로켓은 위성을 운반한다기보다는 연료를 나르는 연료 탱크라고 할 수 있다. 일본의 H-ⅡA는 전체 무게 290톤 중 연료의 무게가 250톤으로 무려 86%나 차지하고 있다. 에어버스 380과 같은 비행기의 경우 전체 무게의 60%가 연료의 무게다.

로켓에 이렇게 많은 연료를 사용하는 이유는 지구 중력에 맞서기 위해 빠른 속도를 내야하기 때문이다. 로켓의 최종 속도는 자신의 몸무게에 비해 얼마나 많은 연료를 싣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예를 들어 로켓 엔진에서 나오는 분사 가스 정도의 속도를 내려면 63%, 분사 가스의 2배에 이르는 속도를 내려면 87% 정도의 연료를 실어야만 한다. 따라서 로켓 과학자들은 보통 13% 안팎의 로켓 자체 무게마저 줄여 더 무거운 위성을 싣기 위해 갖은 노력을 쏟고 있다.

아리랑 3호는 발사 976초 뒤 로켓에서 분리됐다. 로켓은 위성과 약 16분 13초를 함께한 뒤 제 임무를 마치고 영원한 이별을 고한 것이다. 위성은 분리 직후 홀로 태양을 향해 자세를 잡은 뒤 태양전지판을 펼쳐 전기를 공급받는다. 지상에서 685km 떨어진 정상궤도에 오른 아리랑 3호는 향후 4년간 매일 지구 주변을 14바퀴 반 돌며 지상 관측 임무를 수행하게 될 것이다.

글 정홍철 스페이스스쿨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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