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29일 열린 자유선진당 전당대회가 몸싸움으로 얼룩졌다. 대의원 선출에 이의를 제기하는 여성 당원을 경호원들이 들어내다시피 행사장 밖으로 끌어내는 상황도 벌어졌다. '이인제 체제'를 둘러싼 내분이 여실히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이날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전당대회장에서는 대의원 선출 때부터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일부 당원들이 "이의 있다"고 소리쳤으나, 이상태 임시의장이 이를 무시한 채 가결을 선포하고 다음 안건인 전당대회 의장단 선출을 진행했다. 그러자 몇몇 남성 당원들은 단상 앞으로 뛰어나와 "이의 있다", "이의가 있다는데 왜 무시하느냐"고 외치며 거세게 항의했다.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황인자 전 최고위원 측 장경화 대변인도 "이의 있다"고 항의하다 경호원들에 둘러싸인 채 강제 퇴장당했다.
이 과정에서 비명이 난무했고, 통로 쪽 의자가 넘어가는가 하면 대의원석 팻말이 쓰러지는 등 전당대회장이 순간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행사장 밖으로 끌려나간 장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당원이 당원의 권리를 행사하는 전당대회에서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 어디서 하느냐. 언로가 막혀 비상대책위원장에 제대로 의견 한 번 제출할 수 없던 대의원이 전당대회에서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라며 "그런데 이렇게 개 끌어내듯 당원을 끌어낼 수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 대변인이 문제삼은 것은 당원 중에서 선발되는 대의원의 자격이었다. 그는 "전당대회 대의원의 자격조건은 당원이어야 한다는 것인데, 비당원이 대의원이 됐다는 자료를 가지고 있다"며 "절차상 문제가 있다는 이의제기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상적으로 (이의제기를 받아들이면서) 진행되면 (결과를) 받아들이려 했는데, 임시의장이 '시나리오에 의해 이의제기를 하는 것'이라며 거부했다"고 성토했다.
이런 가운데서도 한 남성 당원이 "이제 그만 좀 하라"며 장 대변인의 손을 잡아 끌어 실갱이가 벌어졌고, 뒤편에서 "조용히 좀 해"라고 소리치는 당원도 있었다.
이 같은 소란을 뒤로한 채 행사장 내에서는 후보자 정견발표 등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이날 전당대회에서는 이인제 비상대책위원장의 당 대표 당선이 유력시되고 있다. 그러나 벌어진 소동이 보여주듯 향후 내분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