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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 vs 비박, 경선 룰 갈등 고조…'치킨 게임' 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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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부, 대선 경선관리위 출범…비박 '경선 불참' 현실화될까

[윤미숙기자] 새누리당 내 '룰의 전쟁'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당 주류인 친박계는 11일 대선 후보 경선을 관리할 경선관리위를 공식 출범시켰다. 비박계의 반발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새누리당은 이날 전북 전주시 완산구 전주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 김수한 전 국회의장을 위원장으로 한 경선관리위 인선안을 의결했다.

경선관리위는 경선 룰 협상을 위한 기구가 아니라 경선 전반에 관한 실무적 업무를 담당하는 성격의 기구다.

황우여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당헌·당규 상 대선 후보 선출일(8월21일)을 맞추려면 늦어도 이날까지는 경선관리위를 출범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해왔다. 경선 룰은 경선관리위 출범 후에도 논의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비박계를 비롯한 당 안팎에서는 경선관리위 출범을 계기로 현행 경선 룰이 굳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친박계인 이한구 원내대표는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경선 룰은 몇 년 전부터 확정돼 있는데, 후보자들이 각자 자기한테 유리한 방식으로 바꾸자고 하는 것을 예사로 생각할 수는 없다"며 "경선 룰은 정해진 대로 하는 것이 옳다"고 강조했다.

김문수 경기지사와 이재오 의원, 정몽준 전 대표 등 비박 대선주자 3인방은 당 지도부가 경선 룰 협상 전 경선관리위부터 출범시킨 데는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대선 후보로 추대하려는 의도가 깔렸다고 보고 있다.

이재오 의원은 인천시청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후보 간 공정한 입장에서 경선이 관리돼야 하는데 이번 경선관리위 구성은 그들만의 잔치"라며 "그러니까 새누리당이 1인 독재정당 소리를 듣는다"고 비난했다.

이 의원은 "국민 60% 이상 당원과 대다수가 찬성하는 완전국민경선제 도입을 무시하는 행태는 독재 체제로 회귀하지 않으려면 도저히 할 수 없는 짓"이라며 "지도부가 특정 후보의 대리인이 아니라면 비박 후보들을 모아놓고 토론을 통해 경선 룰을 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 대선주자들의 대리인이 아닌 당사자들과 직접 만나겠다고 밝힌 황우여 대표를 맹공했다.

이 의원은 "황 대표는 특정인의 대리인이지 않느냐. 자기도 대리인 역할을 하면서 누구 대리인을 안 만나겠다는 자체가 오만한 발상"이라며 "룰 합의도 안 해놓고 등록부터 하라는 오만하고 독선적인 발상을 갖고 경선 관리를 하겠다면 아예 대표직을 내려놓고 특정인 캠프에 가서 대리인 역할을 하는 게 맞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 처럼 친박계와 비박계 간 한 치의 양보도 없는 기싸움이 이어지면서 당 안팎에서는 비박 대선주자들의 불참에 따른 경선 무산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사태 해결의 '열쇠'를 쥔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달 23일 "선수가 룰에 맞춰야지 매번 선수에게 룰을 맞추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일축한 뒤 침묵을 지키고 있다.

박 전 위원장은 선거 때 마다 룰을 뜯어고치는 잘못된 관행을 버리고 '원칙'을 지키겠다는 입장이다.

오픈프라이머리가 정당정치의 근간과 거리가 있다는 생각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당원 대신 일반 국민이 대선 후보를 뽑을 경우 정당의 존립 기반인 당원들의 의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

지난 2007년 대선 경선 당시 이명박 후보에게 패했던 '트라우마'가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당시 한나라당은 이 후보에게 유리한 쪽으로 경선 룰을 두 번 바꿨다. 당시 확정된 룰이 '대의원 20%, 일반당원 30%, 국민선거인단 30%, 여론조사 20%'의 현행 룰이다. 결국 박 전 위원장은 당원투표에서 앞서고도 여론조사에서 뒤져 이 후보에 1.5%포인트 차로 석패했고, '다 이겨놓고도 룰을 양보하는 바람에 졌다'는 한탄이 나왔다.

하지만 친박계 일각에선 계속 경선 룰 변경 불가를 고집할 경우 '약자에 대한 포용력을 보이지 못한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는 우려도 있다.

친박계가 비박 대선주자들과의 타협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친박계는 경선관리위 출범 이후에도 관련 논의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며, 일반국민 선거인단 확대, 전국순회경선 등 절충안도 거론된다.

유기준 의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당헌·당규에 따라 일정대로 후보 선출이 이뤄져야 마땅하다"면서도 "시간이 없다고 후보들의 말을 외면하는 일은 있어선 안 된다. 경선관리위 안에 또 다른 기구를 통해 후보들의 말을 듣고 정권재창출에 좋은 길이 있으면 수용할 것을 밝힌다"고 말했다.

완전국민경선제 도입을 적극 주장해 온 심재철 최고위원은 "시간 문제 때문에 (경선관리위) 발족을 강행한 점은 이해한다"며 "그와 동시에 예비후보들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창구를 빨리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미숙기자 come2ms@i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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