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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러도 대답 없는 안철수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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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과 '불가근 불가원'의 관계지만 출마 결심하면 달라져

[채송무기자] 정치 참여 여부를 밝히지 않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다시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이해찬 대표 등 민주통합당 인사들이 안 원장의 조속한 정치 참여 결심을 촉구하며 압박을 가하자 안 원장의 대변인격인 유민영 한림대 국제대학원 겸임교수는 이례적으로 논평을 통해 "근래 민주당 일부 인사의 발언은 안 원장에 대한 상처내기"라며 "누구에게 도움이 되는 것인지 생각하기 바란다. 서로에 대한 존중이 신뢰를 말한다"고 불쾌함을 표했다.

민주통합당은 즉시 한 발 뒤로 물러섰다. 안 원장에 대해 '정통 야당의 지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질 수 없다'고 했던 문재인 상임고문은 20일 광주·전남 일정에서 기자들에게 "민주당에서 나온 이야기는 안 원장의 입장을 배려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힘을 모을 방법들을 이야기하려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문 상임고문은 "민주당과 안 원장은 정권교체를 위해 함께 힘을 모아야 할 관계로 서로 배려하고 존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안 원장의 이 같은 힘은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위치의 독특함 때문에 나온다. 안 원장은 현재 야권의 1등 대선 주자다. 문재인 상임고문을 제외한 나머지 야권주자들은 지지율 한 자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안 원장은 아직 정치 참여조차 결정하지 않았다.

진보인지 보수인지도 명확치 않다. 민주통합당 내에서는 "경제는 진보, 안보는 보수"라고 말한 바 있는 안 원장이 우리 편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통합당의 우려는 현재 야권 1등 주자인 안 원장이 대선 레이스를 그냥 중단할 경우 야권의 대선 경선이 그대로 '마이너리그'로 전락할 수 있다는 점에 있다.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야권의 1등 주자였던 고건 전 총리가 야권의 경선 레이스에 참여하지 않은 채 불출마 선언을 하자 야권의 경선 자체가 흥행 요소를 상실하면서 역전 동력을 상실한 예도 있다.

마찬가지로 안철수 원장이 야권 경선에 참여하지 않은 채 정계 불참을 선언하거나 여권 지지를 선언하는 것은 야권으로서는 악몽과도 같은 상황이다.

그러나 민주통합당의 딜레마는 자체 후보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안 원장을 그대로 두고 볼 수도 없다는 데 있다.

현재 민주통합당 후보들은 '이명박 정권'에 대한 반사 이익은 물론 '비 박근혜' 진영의 지지도 온전히 받지 못하고 있다. '안철수 프레임'에 갇힌 탓이다. 정치 변화를 상징하는 안 원장이 비박 중도층과 야권 지지층의 지지를 끌어가면서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들은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국민들이 안철수 원장을 야권의 대표 주자로 인정하고 있는 현 상황이 달라지지 않으면 민주당 소속 후보들의 지지율 상승은 쉽지 않다. 민주통합당은 300~400만이 참여한 대선 경선을 통해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려 하지만, 안 원장과의 결전의 전초전 성격을 갖는 민주통합당만의 경선이 흥행될지는 미지수다.

안 원장 역시 장애물이 존재한다. 정치 참여 여부의 불명확성이 계속되면서 피로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안 원장의 장고가 길어지면서 일각에서는 안 원장이 대선 승리 가능성을 재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 정치 변화에 대한 열망이 안 원장이라는 인물과 만나 '안철수 열풍'을 만들었지만, 안 원장이 과감히 선두에 서서 정치 변화를 이끌 인물이라는 확신이 사라지면 '열풍'은 찻잔 속에 태풍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있다.

또 현재 안 원장의 지지율에 야권 승리를 원하는 전통적 야권 지지층도 상당하다는 점에서 민주통합당이 본격적으로 안 원장을 비판하기 시작하면 현재의 지지율이 유지되지 않을 수도 있다.

이렇듯 안철수 원장과 민주통합당의 관계는 '불가근 불가원'의 관계다. 그러나 안 원장이 정치 참여를 결심할 경우 민주통합당 등 야당과 하나가 되지 않으면 대선에서 승리하기 어렵다. 안철수 원장의 장고가 어떤 형태로 결론이 나 야당과 어떤 관계를 정립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사진 박영태·최규한기자 ds3f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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