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박영례특파원] 전통적으로 민주당의 텃밭으로 인식돼온 미국 실리콘 밸리에 공화당 대통령 후보 밋 롬니에 대한 지지기반이 확대되는 분위기다. 재선에 나선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여전히 높은 상황이지만 지난 2008년 열기에는 못미친다는 얘기다.
오바마 행정부의 IT정책이 기대에 못미쳤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롬니 진영측이 이를 놓칠세라 각종 세제혜택 등을 앞세워 IT업계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 덕분에 모금 등에서 공화당 후보로는 선전하는 등 실리콘 밸리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어 주목된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는 밋 롬니 공화당 대통령 후보가 실리콘 밸리로 대표되는 IT업계로부터 상당한 기부금을 확보하는 등 기반확대에 탄력을 받고 있다고 이같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롬니 후보는 지난 5월 현재 구글, IBM, HP 등 주요 15개 IT기업 임직원으로 부터 정치 후원금으로 총 34만달러를 모금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기간 오바마 대통령측의 144만달러에 비해서는 턱없이 낮은 수준.
그러나 지난 2008년 대선때와 비교하면 미묘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당시 공화당 존 매케인 후보의 모금액은 24만달러에 그쳤다. 이에 비해 롬니 후보에 대한 지원금은 절반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반면 오바마 대통령은 이들 IT기업에서 여전히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지만 모금액만 보면 지난 2008년 160만달러에는 다소 못미치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가 경제위기 속 낮은 경제성장, 지속적인 실업 등이 이어지면서 일부 월스트리트와 실리콘밸리내 반감을 사고 있다는 뜻도 된다.
로저 케이 하이테크 부문 애널리스트는 "2008년 당시 오바마 행정부는 최고처럼 보였다"며 "하지만 앞으로 더 실망하게 될 것"이라고 이를 설명했다.
실제 마크 안드레센 넷스케이프 공동설립자는 오바마 대통령을 지지했다가 현재는 롬니 후보 지지로 돌아섰다.
월터 아이작슨의 전기 '스티브 잡스'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을 지지했던 잡스 CEO 역시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려면 더욱 친기업적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롬니 후보는 IT산업 활성화를 위한 낮은 세금 등 규제 완화를 비롯해 현안이 되고 있는 중국에 대한 과감한 불법복제 방지 등에 목소리를 높이면서 지지층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롬니 후보는 규모는 적지만 IT업계 중요 그룹에서 오바마 대통령에 비해 더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벤처투자업계로 부터 지난 4월 오마바 대통령 보다 많은 39만2천300달러를 모금하는 데 성공한 것.
벤처투자자인 존베커스는 "롬니 후보는 벤처투자자 출신으로 테크 분야에서 오바마 대통령보다 더 잘할 수 있다"며 "실리콘밸리 경쟁에서 롬니 후보가 오바마대통령을 이길수는 없겠지만 실질적으로 자신의 점유율은 늘릴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을 지지하는 IT업계 CEO들과 같이 롬니 후보측에도 그의 당선을 지지하는 IT CEO가 적잖다.
현재 테크 부문에서 오바마 대통령을 지원하는 모임인 'Tech for Obama', 이른바 T4O가 활동중이다. 이들은 세일즈포스닷컴 마크 베니오프 CEO를 비롯해 링크드인 공동설립자 러스티 루프, 옐프 공동설립자인 제레미 스토텔만 등으로 지난 5월 시카고에서 첫 공식회의를 가졌다. 회의에는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 역시 참여했다.
롬니 후보측도 IT 업계를 지원하고 정책형성에 도움을 받는 비공식적인 연합체 'innovation coalition'을 거느리고 있다. 아울러 그의 지지자 명단에는 사모펀드인 텍사스 퍼시픽그룹 파트너 딕 보이스는 물론, 마크 안드레센을 비롯해 존 챔버스 시스코 CEO, 맥 휘트먼 HP CEO 등 굵직한 IT업계 거물들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워싱턴(미국)=박영례특파원 you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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