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김영리기자] 구글이 '젤리빈' '넥서스7' '넥서스Q' '구글 글래스' 등 안드로이드로 무장한 새로운 무기들을 선보이며 대대적인 서비스 혁신에 나선다.
구글은 27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인 '구글I/O'를 열고 차세대 OS와 다양한 서비스 전략을 발표했다.
이날 행사는 빅 군도트라 구글 수석 부사장의 사회로 각 사업부 담당 임원들이 나서서 프리젠테이션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래리 페이지는 건강 상의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지만 공동창업자 세르게이 브린은 구글 글래스 발표 연설에서 깜짝 등장했다.
군도트라 부사장은 먼저 안드로이드 현황에 대해 설명하며 운을 뗐다.
그는 "지난해 6월에는 안드로이드 개통기기 수가 1억대였지만 1년이 지난 현재 4억대가 넘고있다"며 "매 1초마다 12개의 새 안드로이드 기기가 개통되고 있는데 이는 매일 전 세계에서 백만대가 넘는 안드로이드 기기가 개통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안드로이드 성장세가 전 세계에서 두드러지고 있는 만큼, 구글도 새로운 안드로이드 버전을 출시하기 위한 노력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ICS'는 가라…'젤리빈' 먹자
마이크를 건네받은 휴고 바라 모바일 프로덕트 매니지먼트 디렉터는 "그동안 준비해왔던 것을 여러분과 공유하고 싶다"며 "구글 안드로이드 4.1 공식 버전은 '젤리빈'"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젤리빈은 아이스크림샌드위치(ICS)의 장점 위에서 만들어졌다"며 "모든 기능이 더 부드럽고 빠르며 유연하게 작동된다"고 덧붙였다.
새로운 안드로이드 젤리빈은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향상됐다. '프로젝트 버터(Project Butter)'를 통해 높은 프레임률을 보이고 세배속 버퍼링 기능으로 더 부드럽고 빨라졌다. 터치 반응 속도도 높여 사용자 환경을 개선했다.
이와 함께 홈스크린에서의 위젯과 앱의 화면 배치를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고 음성 입력은 오프라인에서도 가능토록 했다.
특히 구글의 새 검색 기능인 '지식 그래프'와 '구글 나우'를 도입한 것이 눈에 띄는 점이다.
휴고 바라 디렉터는 "젤리빈을 만들면서 검색 기능을 처음부터 다시 설계했다"며 직접 음성 검색을 시연했다.
음성으로 검색이나 질문을 하면 젤리빈이 지식그래프를 통해 나온 검색 결과를 음성으로 답변 해준다. 위키피디아 등재어는 물론 자연어로 된 문장도 인식한다. 애플 '시리'와 삼성전자 갤럭시S3에 탑재된 'S-보이스'와 경쟁이 붙을 전망이다.
구글 나우는 교통정보, 장소, 항공편, 스포츠 경기 관련 정보들을 실시간으로 알려준다.
휴고 바라 디렉터는 "지금까지는 뭔가를 검색해야 했지만 구글나우는 지금, 이 장소의 중요한 내용을 먼저 알려준다"며 "만약 집에 가는 길에 평소 퇴근길이 막히면 우회로를 알려주고 길을 걷고 있으면 좋아할 만한 곳을 알려준다"고 설명했다.
약속장소까지 얼마나 걸리는지, 주변 레스토랑은 무엇이 있는지, 예약이 가능한지 등의 정확한 정보로 그 자리에서 알 수 있는 것이다.
젤리빈은 7월 중순부터 넥서스S, 갤럭시 넥서스, 모토로라 줌에서 순차적으로 자동 업데이트되며 소프트웨어개발킷(SDK)는 바로 배포한다.
◆ 태블릿PC 시장 본격 진출 '넥서스7'
구글은 이날 태블릿PC인 '넥서스7'도 함께 공개했다. 아수스가 제조한 이 제품은 음악, 영화, 앱 등 구글 플레이의 여러 콘텐츠에 최적화된 태블릿PC다.
젤리빈 OS에 1280x800 HD 디스플레이가 탑재됐으며 무게는 340그램, 동영상은 9시간까지 재생할 수 있고 엔비디아 테그라3 칩셋을 장착했다. 가격은 사양에 따라 최저 199달러에서 최고 249달러로 정해졌다. 넥서스7은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등에서 구글 플레이스토어를 통해 예약 주문을 할 수 있으며 7월 중순부터 배송이 시작된다.
또한 태블릿 내 구글 맵스를 통해 주변 지역 정보를 검색할 시 가고자하는 레스토랑의 내부 사진을 컴퍼스(compass) 기능을 통해 볼 수도 있다.
휴고 바라 디렉터는 "구글 플레이의 모든 멋진 콘텐츠들은 넥서스7으로 왔을 때 빛을 발한다"며 "넥서스7은 크롬이 표준 브라우저인 상태로 판매되는 첫 안드로이드 기기"라고 강조했다.
◆ '넥서스Q' 클라우드 기반 소셜 미디어 플레이어
이날 첫 공개된 '넥서스Q'는 동그란 공 모양을 했다. 안드로이드와 구글 플레이가 결합해 집에서 스피커나 TV를 통해 음악과 영상 스트림을 즐길 수 있는 클라우드 기반 미디어 플레이어다.
앤디 루빈 구글 수석 부사장은 블로그를 통해 "넥서스Q는 클라우드에 연결된 주크박스와 같다. 친구들이 DJ가 된 것처럼 듣고 있는 노래에 새로운 노래를 넣는 등 모두가 각자의 음악을 파티에 가져와 함께 들을 수 있다"면서 "넥서스Q는 세계 최초의 소셜스트리밍 기기"라고 설명했다.
넥서스Q는 299달러로 7월 중순부터 구글 플레이에서 판매된다. 한국은 아직까지 출시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다.
◆ 구글 혁신의 아이콘 '구글 글래스'
이날 컨퍼런스에는 구글 공동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이 구글 안경을 쓰고 깜짝 등장했다. 브린이 무대에서 나타나자 개발자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지르며 박수를 쳤다.
특별한 이벤트도 함께 진행됐다. 브린은 구글 글래스를 착용한 스카이다이버들과 영상통화(행아웃)를 나누면서 샌프란시스코 상공에서 행사가 열리는 모스콘센터로 스카이다이빙 하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보여줬다.
스카이다이버들은 안전하게 착륙한 후 행아웃 화면을 유지하면서 직접 기조 연설장으로 들어왔다. 이 모든 과정은 구글 글래스에 부착된 카메라를 통해 행사장에 실시간으로 중계됐다.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구글 글래스는 현실과 가상을 섞어 보여주는 증강현실을 구현한 기술이다. 향후 더욱 발전한다면 영화에서 보던 스마트 안경이 현실에서도 생활화될 수 있다.
구글 글래스는 미국 개발자들에게만 이날 사전 주문을 받아 판매한다. 가격은 1천500달러로 약 200만원 수준이다.
브린은 "열정적인 소수의 사람들이 참여해줬으면 좋겠다"며 "우리는 이 제품에서 많은 가능성을 봤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날 기조 연설이 끝나자마자 구글 글래스를 예약 주문하는 개발자들의 줄은 길게 늘어선 모습이었다.
한편 구글 I/O는 이날부터 29일(현지시간)까지 사흘간 진행된다.
샌프란시스코(미국)=김영리기자 miracl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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