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하기자] 이명박 대통령은 2일 정부지출 집중, 일자리와 물가잡기를 하반기 정책과제로 설정하며 '위기 이후, 새로운 국제질서를 대비하며'라는 제목 하에 19대 국회 개원을 축하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국회 개원식에서 "지난 2008년 미국 발 글로벌 금융위기가 채 회복되기도 전에 2011년 유럽재정위기로 도전을 받고, 북아프리카에서 시작된 민주화의 바람이 중동을 넘어 아시아에까지 이르고 있는 시대적 흐름 속에 위기를 직시하고 대처해야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와 국회는 이런 엄중한 상황에서 국민을 안심시키고 당면 문제를 해결하면서 미래를 향해 나라를 발전시켜가야 할 책무를 안고 있다"며 "입법·사법·행정 3부가 상호 견제와 균형을 유지하되, 국익을 위해 대승적인 관점에서 더욱 긴밀하게 협력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그간의 공과를 겸허히 돌아보면서 남은 임기 동안 국민의 뜻을 성실히 받들고 최선을 다해 국정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국회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협력을 구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국정 중점 시책 몇 가지를 꼽았다.
이 대통령은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으로 경제위기를 극복해 대부분 국가들의 신용평가가 일방적으로 하락하는 동안 우리나라는 두 차례나 등급이 올랐다"면서도 "하반기 경기 전망이 그리 밝지 않은 만큼 이 위기가 끝난 후에 맞게 될 새로운 세계 질서를 내다봐야 한다"고 포문을 열었다.
우선 이 대통령은 경제정책 기조로 정부 지출 증가를 들었다. 이 대통령은 "미래 성장동력 배양과 민생 안정을 위해 꼭 필요한 부분에는 과감히 정부지출을 집중하겠다"며 "재정건전성을 지키는 범위 내에서 서민경제의 토대를 지키고 활성화하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FTA(자유무역협정)와 관련해 "자원도 없고, 내수시장이 좁은 우리나라가 일자리를 늘리고 성장을 지속하자면 해외로 진출하고 관계를 넓히는 길 밖에 없다"며 "FTA는 국가생존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또 지난해 광복절 경축사에서 강조한 '공생발전'의 연장선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도 계속 추진해 건강한 시장 생태계 조성에 힘쓰고 있다"며 "지난 6월 멕시코 로스까보스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공생발전을 통해 세계가 함께 고민하고 있는 양극화 문제를 해결해 보자고 제안해 현지에서 세계 기업인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일자리와 물가 문제를 금년 국정의 최우선 과제로 두고 있다"며 올해 일자리 40여만 개를 창출하고, 물가를 2%로 안정시킬 것을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또 복지와 관련 "올해 복지 예산은 약 93조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인데 복지 안전망도 더욱 촘촘히 만들어 형편이 어렵고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분들을 돕겠다"며 '사회복지통합관리망' 구축을 한 예로 들었다.
불법 사금융에 대해서는 "정부가 지난 4월부터 대대적으로 불법 사금융과의 전쟁을 벌인 결과 일제신고기간인 두 달 동안 2만건이 넘는 신고가 접수됐다"며 "불법 사채업자를 처벌하는 한편, 피해자에게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로 전환시켜 주는 금융지언과 법률지언도 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육과 관련해서는 "과도한 학력 인플레이션이 대학 입시 과열과 사교육비 부담, 고학력 실업자 양산과 중소기업 인력난 등을 야기했다"며 "공공부문 고졸 채용을 늘리고, 고졸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어 '열린 고용사회'를 만드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북한 문제에 대해서는 "북한은 하루 속히 국제사회에 나와 협력해야 하고 남북이 함께 번영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면서 "미얀마에서 보듯 열린 길을 택한다면 우리와 더불어 국제사회는 북한을 적극 도울 것"이라고 그간에 비해 한결 순화된 입장을 표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북한은 어느 누구보다도 빠르게 발전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평가하고 "북한 인권문제는 핵문제와 더불어 시급하고 중대한 과제로 마땅히 우리도 관심을 갖고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말 대선에 대해서는 "정부가 역사적 책임을 갖고 공정하게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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