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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똑딱이' 아니라 하이엔드 카메라…소니 'RX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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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치 대형 이미지 센서 탑재해 성능 강화

[박웅서기자] 콤팩트 카메라는 보통 '똑딱이'로 더 많이 불린다. 과거 필름 카메라나 고급 DSLR 카메라처럼 사진을 찍을 때 '찰칵'하는 멋진 셔터음이 아니라 그냥 '똑딱' 찍힌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이다.

DSLR 카메라처럼 퀄리티 좋은 사진을 기대하긴 어렵지만 언제 어디나 쉽게 가지고 다니기엔 제일 좋기 때문에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게 바로 '똑딱이'다.

그런데 최근 콤팩트 카메라가 '변신'을 꾀하고 있다. 작고 가벼운 휴대성은 유지하면서 제품 내부에 예전보다 더 큰 이미지 센서를 탑재해 성능까지 끌어올리고 있는 것.

소니가 최근 선보인 하이엔드 카메라 '사이버샷 DSC-RX100'도 여기에 해당하는 모델이다.

물론 대형 센서를 채용한 하이엔드 카메라가 늘어나고 있는 배경에는 '기대보다 잘 나오는' 스마트폰 카메라와 '생각보다 작고 가벼운' 미러리스 카메라가 자리를 빼앗고 있는 분위기도 한몫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형 센서 카메라는 소비자들을 얼마나 유혹할 수 있을까?

소니 RX100을 직접 사용해 봤다.

◆겉은 단순한 외관…"작고 가벼워 부담 없이 쏙"

고사양을 내세우는 카메라 치고는 단순하게 생겼다. RX100은 뷰파인더도 없고 렌즈도 카메라를 껐을 땐 안으로 들어가 마치 평범한 똑딱이 같다. 외장 플래시를 장착하는 햣슈 역시 빠진 대신 팝업 형태의 소형 플래시를 내장했다. 카메라 사용자들이 많을수록 좋아하는 조작 휠도 제품 뒷면에 하나 뿐이다.

처음엔 외부 연결 단자도 찾기 힘들었다. 보통은 카메라 양쪽에 덕지덕지 외부 슬롯이 있어 보기 싫은데, RX100은 배터리 충전 등을 위한 마이크로 USB 단자 하나가 카메라를 손으로 감싸는 오른쪽에 깔끔하게 감춰져 있을 뿐이다. 배터리와 SD카드는 카메라 아래로 넣으면 된다. HDMI 단자도 아래에 위치해 있어 눈에 띄지 않는다.

외부 그립조차 돌출돼 있는 부분이 없다. 덕분에 전체적인 외관이 깔끔하긴 하지만 다소 미끄러운 감이 있다. 어차피 카메라 조작을 위해 렌즈 주변의 링을 돌려야 하니 양손으로 카메라를 안정감 있게 잡는 것을 권한다.

RX100의 크기는 102x59x36mm. 두께만 빼고 본다면 기자가 현재 사용하는 스마트폰 '갤럭시S'보다도 훨씬 작은 수준이다. 무게도 배터리 포함 240g으로 가볍다. 남자는 물론 여성들이 핸드백에 쏙 넣고 다니기에도 좋을 것 같다.

◆속은 1인치 대형 센서와 3.6배줌 칼자이스 렌즈로 무장

겉은 단순하지만 속은 알차다. RX100의 가장 큰 특징은 '센서'와 '렌즈'. 2,020만 고화소의 1인치(13.2x8.8mm) '엑스모어TM CMOS 이미지 센서'와 '칼자이스 바리오 조나 T코팅 렌즈'가 채용됐다.

1인치 크기의 센서는 다른 하이엔드 카메라에서 주로 사용하는 것보다 커 아웃포커싱과 높은 화질, 노이즈 개선력 등에 유리하다. 아웃포커싱은 주 피사체는 또렷하게 하면서 배경을 흐려주는 효과로, 실제 RX100은 보통의 콤팩트 카메라에선 어려운 배경 흐림이 잘 연출됐다.

독일의 유명한 광학업체 칼자이스와 협력해 제작한 렌즈의 경우 고성능 DSLR과 동일한 7개의 날로 구성된 원형 조리개를 통해 렌즈가 제작됐다고 한다. 3.6배 광학줌을 지원하며 조리개값도 최대 F1.8로 밝은 편이다.

렌즈를 감싸고 있는 컨트롤 링 역시 특징이다. 각 카메라 모드에 따라 조리개, 셔터스피드, 노출, 줌, 사진 효과 등 여러 가지 용도로 활용된다. 링은 부드럽게 돌아가는 편으로 손에 걸리는 느낌 없이 소리와 디스플레이 화면으로 변경치를 확인할 수 있다.

◆사진이 저절로…"내가 찍은 거 맞아?"

RX100에는 여러 부가 기능도 많다. 대부분 소니 미러리스 카메라에 앞서 채용돼 검증받은 기능들인데 '선명한 이미지 줌'과 '자동 인물 프레이밍', '소프트 스킨' 등이 대표적이다.

제품을 사용해보다 가장 먼저 소프트 스킨 기능과 자동 인물 프레이밍 기능이 눈에 들어왔다. 아마 이 기능들이 메뉴에서 활성화 돼 있었나 보다.

우선 아무 사진이나 찍어봤더니 촬영 후 디스플레이에 저장될 때 사진이 조금 '뽀샤시'해지는 게 느껴졌다. 특히 사람 피부를 찍으면 더 밝은 톤으로 변한다. 덕분에 저녁이나 실내, 역광 등 어두운 환경에선 사진이 조금 밝아지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다음으론 자동 인물 프레이밍 기능. 인물 사진을 찍을 때 구현된다. 무조건은 아니고 포커스를 잡을 때 카메라가 사람 얼굴을 인식하면 촬영한 사진을 바탕으로 사진이 한장 더 완성된다. 사용자가 찍은 사진에서 사람을 중심으로 사진이 크롭되는 방식으로 결과물은 꽤 괜찮은 편이었다.

선명한 이미지 줌은 꺼져 있었는데 메뉴로 들어가 작동시켜봤다. 이 기능을 켜고 줌을 당기니 광학 3.6배줌에서 7.2배까지 더 줌이 가능해졌다. 일반적인 디지털 줌과 달리 화질이 거의 저하되지 않아 자주 사용할 것 같다.

이 밖에 사진 효과도 색상별 토이 카메라, 팝 컬러, 포스터 효과, 레트로 효과, 컬러 추출, 미니어처 소프트 초첨, 수채화, 일러스트레이션 등 꽤 다양하다.

◆팝업 플래시 쓸만해, 고정형 화면은 아쉽네

카메라에 내장된 소형 플래시는 팝업 형태로 튀어나온다. 이 플래시는 강제 발광과 자동 발광 등 기본적인 건 물론 저속동조와 후막동조 등 전문 기능도 지원한다.

특히 소니가 의도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플래시를 팝업한 상태에서 왼손 검지손가락으로 플래시를 뒤로 눕히면 플래시가 정확히 천장으로 향한다. 실내에서 촬영시 빛을 천장에 반사하는 바운스 효과까지 가능한 셈이다.

디스플레이가 고정형인 것은 아쉽다. 다양한 각도에서 촬영할 때 불편할 뿐더러 셀프 사진을 찍을 때는 순전히 감에 의존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아마도 제품 두께를 얇게 유지하기 위해 고정형을 선택한 것이 아닌가 추측된다.

◆휴대성과 성능 두 마리 토끼 잡아…비싼 가격은 다소 부담

RX100은 생각보다 우수한 카메라다.

처음엔 다른 경쟁사에서 RX100보다 더 큰 센서를 집어넣은 하이엔드 카메라를 앞서 내놓은 적 있어 소니도 최대 APS-C급의 이미지 센서를 쓰지 않을까 싶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RX100의 센서는 예상보다 작았다.

그러나 1인치 센서는 휴대성과 성능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적절하게 잡기 위한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으로 가격 이야기를 하지 않고 넘어갈 수가 없겠다. 소니 RX100의 판매가는 89만9천원. 경우에 따라 다양한 사은품을 받을 수 있겠지만 꽤 비싼 편이다. 보급형 미러리스 카메라를 더블렌즈킷으로 사고도 남을 금액이다.

금전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이라면 RX100을 적극 추천한다. 그러나 'RX100'을 포함한 하이엔드 카메라가 소비자들에게 사진 촬영만큼은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제품이라는 걸 감안하면 스마트폰 한대와 맘먹는 가격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박웅서기자 cloudpark@inews24.com 사진 최규한기자 dreamerz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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