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하기자] 민주통합당 소속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위원들이 방송통신위원회가 이길영 현 KBS 감사를 KBS 이사 후보로 추천하자 2일 이에 대한 철회를 요청했다.
이들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부적격자 이길영은 KBS 이사가 돼서는 안된다"며 "새누리당과 방통위는 즉각 이길영 추천을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이 이길영 감사를 반대하는 이유는 이 감사가 KBS 사장에 대한 임명 제청권한을 가진 KBS 이사회의 이사장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 감사는 지난 7월 27일 방통위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추천하기로 의결한 KBS 차기 이사 후보 11명 가운데 최고령이다. KBS 이사장은 관행상 최고령자자 맡아왔다. 게다가 현 김인규 KBS 사장의 임기가 오는 11월로 만료되기 때문에 이 감사의 의중에 맡는 인물이 KBS 신임 사장으로 선임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민주당 소속 문광위 위원들은 이 감사가 KBS이사가 되면 안 되는 이유를 조목조목 언급했다.
우선 이들은 방통위가 이 감사를 KBS이사장으로 추천한 이유로 "연말 대선을 앞두고 공영방송 KBS를 정권의 나팔수로, 관제방송으로 정부 여당의 수중에 두고 좌지우지하기 위해서"라며 "이명박 정권이 김인규 사장을 통해 KBS를 정권의 홍보방송으로 만든 데 이어, 박근혜 후보측이 이길영씨를 통해 KBS를 박근혜 선거운동방송으로 만들려고 하는 지 의구심을 제기한다"고 지적했다.
그 이유로 이들은 이 감사가 한나라당 선대위원장, 인수위원장을 지낸 점을 꼽았다.
이 감사는 지난 2006년 지방선거 당시 한나라당 김관용 경북도지사 후보의 선대위원장이었으며, 선거 이후 김관용 당선자의 인수위원장을 맡았었다.
이를 두고 민주당 문방위 소속 의원들은 "한방과 관련해 아무런 경력과 전문성이 없던 이 감사가 경북도 산하기관인 대구경북한방진흥원 원장이 된 것은 바로 한나라당을 위해 일한 보은"이라며 "전형적인 낙하산 인사"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 감사는 2007년 대구경북한방산업진흥원 원장 시절 친구 아들을 채용시키기 위해 심사표를 조작하는 등 비리를 저지른 사실이 감사원 감사에 의해 적발된 적이 있다. 이에 당시 이 감사는 감봉 3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민주당 소속 문방위 의원들은 또 이 감사가 "과거 KBS를 정권의 나팔수로 만든 핵심 주역 중 한 명이며 군사정권 부역 언론인답게 노골적인 정치편향성을 드러낸 인물"이라고 강조했다.
1989년 국정조사 당시 야당이 입수해 폭로한 '문공부-언론인 개별접촉 ' 문건을 보면 KBS 접촉대상자에 이 감사(당시 KBS보도국장)이 포함돼 있다.
1987년 5월13일 접촉보고서에 의하면 당시 이 보도국장은 문공부 직원과 함께 '신문보도의 편파성을 느끼고 방송보도에 대한 균형을 찾도록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고, 특히 탈북해 귀순한 김만철씨의 회견 등을 확대 부각함으로써 신문보도의 편파성을 방송이 극복토록 노력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1987년 6월 11일 접촉보고서에는 그가 6월 항쟁 다음 날인 6월 11일에 문공부 직원을 만나 '6월 10일 KBS 9시 뉴스에서 민정당 전당대회 소식을 49분 뉴스 시간 중 22분을 차지했음'을 보고하고 민정당측은 '동 뉴스에 만족을 표했다'고 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 또한 '시위 비데오는 격렬한 것 위주로하고 경찰대치 장면은 많지 않았음'을 보고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소속 문방위 의원들은 "당시 전두환 정권의 호헌조치에 대한 국민적 저항이 들불처럼 번져나가던 시기라는 점에서 결국 군사정권에 유리한 여론을 KBS방송으로 조작했다는 의미"라고 질타했다.
민주당 소속 문방위 의원들은 "87~88년 당시 KBS를 군사정권의 나팔수로 만든 KBS 보도본부의 주역들이 25년이 지난 지금 대선을 앞두고 KBS와 박근혜 캠프의 요직을 차지해 움직이고 있다"며 "25년 전 이길영을 중심으로 KBS를 전두환·노태우 군사정권의 나팔수로 만든 이들이 올해 대선을 4개월여 앞두고 무리한 인사를 밀어붙이는 것은 결국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를 위한 포석"이라고 공세를 폈다.
이길영 KBS 감사, 김인규 현 KBS사장, 김병호 박근혜 캠프 공보위원은 87~88년 당시 KBS 보도국장, 정치차장, 정치부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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