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하기자] 14일 열린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토론에서 비(非)박근혜 후보들은 '공천 헌금' 의혹에 대한 박근혜 후보의 책임범위, 경선 연기를 두고 미묘한 시각차를 보였다.
지난 5일 "자신이 임명한 공천심사위원이 공천 비리에 연루된 것이 사실로 확인되고 사법처리되면 후보를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안상수 후보는 일단 한 발짝 물러섰다.
이날 MBC 100분토론에서 임태희 후보와 김문수 후보는 안상수 후보에게 "공천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어 당사자들이 사법처리가 되거나 새로운 사실이 밝혀지면 박 후보가 경선이 끝난 뒤에라도 후보 사퇴를 약속해야 한다고 했는데, 변함이 없냐"고 물었다.
이에 안 후보는 "그런 것을 이야기한 것은 사실이지만 당과 공천위원장, 후보간에 당 대표가 책임을 지는 것으로 합의를 했고 당 대표가 책임질 것으로 본다"며 박 후보의 후보직 사퇴가 아닌 당 대표 사퇴로 노선 변화를 취했다.
이어 안 후보는"다만 박 후보도 당시 비대위원장으로 책임자였으니 정치적 도의적 책임을 져야하며 합당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며 "그것이 국민의 눈높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날 토론에 앞서 임태희 후보가 공천헌금 의혹에 대한 검찰수사와 당 차원의 진상조사가 끝날 때까지 대선후보 경선투표 연기를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후보들간 입장차가 확인됐다.
김문수 후보는 "(경선을) 연기하는게 좋다고 본다"고 밝혔고, 김태호 후보는 "일리는 있지만 주어진 법정 일정이 있다"며 경선 연기에 대해선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
김 후보는 경선 연기 필요성에 대해 "공천 헌금 문제도 있지만 야당은 3당 경선, 5당 경선까지 하며 경선 흥행을 하고 있기에 연기하는게 마땅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문수 후보는 경선투표일 연기가 당에서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낮게 점치면서 임 후보와 잠시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김문수 후보는 임 후보에게 "새누리당은 박 후보 개인의 1인 사당화처럼 돼 있다. 여러 이야기를 해도 받아들여진 적이 없다"며 "경선투표 연기를 주장하면 받아들여질 걸로 보고 주장했냐"고 물었다.
이에 임 후보는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면서도 "당에 대한 걱정때문에 주장하는거다. 추후에 이 문제가 또다시 발생할 것에 대비해서 뇌관을 제거하고 가야한다는 합리적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자 김문수 후보가 "당 생활을 오래했지만 이렇게까지 숨막히게 받아들여지지 않은 적이 없다"며 "현실성이 없지 않냐"고 말했지만 임 후보는 "같이 힘을 함하면 받아들여 질걸로 본다"고 하자 김문수 후보는 "4명이 합쳐도 안됐지 않냐"고 말해 청중사이에서 웃음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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