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권기자] 최근 모바일 결제 서비스 시장을 놓고 플랫폼 서비스 업체간 경쟁이 치열하다. 모바일 결제 시장의 다크호스로 주목받는 스퀘어는 최근 스타벅스와 동맹을 맺고 서비스 확산에 나서고 있다. 경쟁사인 페이팔도 이에 질세라 신용카드사 디스커버와 손잡고 반격을 가하고 있다.
모바일 결제 서비스 시장은 스퀘어, 페이팔이 주도하는 듯 보이지만 실제 주도권 다툼은 이들 전문 사업자보다 거대한 IT기업 애플, 구글, 통신사컨소시엄 싸움으로 확대될 조짐이다. 스퀘어와 페이팔이 시장을 주도하기에는 시장 잠재력이 너무 커졌다는 분석이다.
◆모바일결제시장, 2016년 6천억 달러 규모
모바일 결제 서비스 시장은 얼마나 크기에 IT 거대 기업들이 관심을 보이는 것일까?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2012년 모바일 결제 시장규모를 지난해 1천59억 달러보다 62% 늘어난 1천715억 달러로 전망했다. 모바일 결제 서비스 이용자는 지난해 1억6천50만명에서 5천170만명이 증가한 2억1천220만명으로 예측했다.
가트너 샌디 센 리서치 담당 이사는 전세계 모바일 결제 시장이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연평균 42%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며 2016년 6천17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용자 규모도 4억4천8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구글월릿과 아이시스(ISIS) 등 NFC(Near Field Communication) 기반 모바일 결제 서비스 시장이 2015년까지 낮은 성장세를 유지하다가 2016년부터 급성장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NFC 모바일 결제 시장은 은행과 통신사, 카드사, 매장 등을 포함한 사업자간 협업이 제대로 구현될 때 활성화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협업이 2015년부터 본격화 된다는 것이 가트너의 분석이다.
이런 시장 추세를 예견한 통신사나 애플, 구글이 자사 생태계를 모바일 결제와 연계해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시장 진출을 본격화 하거나 준비중에 있다.
모바일 결제 서비스 시장 주도권은 누가 잡을까?
현재로선 특정 업체를 지정하기 어렵다. 스퀘어와 페이팔이 맞춤형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출시해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그러나 모바일 플랫폼을 장악중인 구글과 애플의 저력을 무시할 수 없다.
스퀘어는 신용카드 리더기를 이용해 신용카드 모바일 결제를 지원하는 스마트폰용 결제 서비스를 먼저 출시해 시장 선점에 성공했다. 스퀘어는 기존에 불편했던 모바일 결제 방식을 리더기라는 간단한 도구를 통해 처리할 수 있도록 했으며, 고객 스마트폰에서 이를 바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해 매장의 호평을 얻었다.
스퀘어 서비스의 또 다른 장점은 카드사와 제휴 관계를 체결하기 어려운 영세점포에 신용카드 결제 길을 열어 줬다는 점이다. 점포는 카드사에 수수료를 내지 않고 신용카드 결제를 해줄 수 있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카드 수수료를 낮게 책정한 월 275달러 정액제 상품도 맞춤형 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스퀘어가 신용카드 모바일 결제로 새 수입원 마련에 성공하자 온라인 결제 시장 강자인 페이팔도 이 시장 진출을 본격화 하고 있다. 페이팔은 스퀘어 모델을 그대로 채택한 페이팔 히어 상품을 선보였다. 페이팔은 최근 스퀘어가 스타벅스와 동맹을 맺고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확대하자 신용카드업체 디스커버와 제휴를 맺고 반격에 나서고 있다.
페이팔은 일본 소프트뱅크와 손잡고 페이팔 히어로 일본 모바일 결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미국 모바일 결제 시장을 놓고 스퀘어와 한판승부를 벌이며 동시에 일본 등 해외시장 공략을 본격화 하겠다는 전략이다.
스퀘어와 페이팔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맞춤형 모바일 결제 서비스로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베리폰이 출사표를 던졌다. 베리폰은 모바일 결제시장에서 후발주자지만 판매시점관리시스템(POS) 전문업체 경험을 살려 기존 매장에 신용카드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도입해 시장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웹카메라로 신용카드를 손쉽게 결제처리하는 저미오도 무시할 수 없다. 저미오는 서비스를 시작한지 1년도 되지 않았지만 2012년 1분기에만 1천540억 달러를 결제 처리했다. 이는 스퀘어나 페이팔의 연간처리 금액을 뛰어넘는 금액이다.
◆시장 주도권, 구글과 애플이 좌우
시장분석가들은 모바일 결제 서비스 시장을 구글과 애플이 주도할 것으로 전망한다. 현재 스퀘어와 페이팔이 선점하고 있지만 구글과 애플의 사업 전략이 본격화 될 경우 이들에 뒤쳐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구글은 지난해 9월 모바일 결제 서비스 '구글월릿'을 출시하고 시장 장악에 나서고 있다. 물론 시장 장악력은 미국 통신사와 갈등, NFC 지원 단말기 부족으로 매우 낮은 편이다. 구글월릿은 NFC 기반 모바일 결제 서비스로 출발했으나 온라인 결제 서비스 구글체크아웃과 통합해 모바일과 웹에서 모두 이용할 수 있다.
미국 통신사 AT&T와 버라이즌, T모바일이 모바일 결제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 아이시스라는 협의체를 만들고 구글월릿 지원을 거부하고 있다. 통신사는 방대한 고객 DB와 빌링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이를 이용할 경우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쉽게 장악할 수 있다고 보고 통신사 주도 모바일 결제 서비스 환경 구현에 나서고 있다.
스프린트가 이들 통신사와 달리 구글월릿을 지원하겠다고 나섰으나 최근 자체 모바일 결제 상품을 선보이며 구글월릿 지원을 포기했다. 구글은 사실상 통신사를 연계한 시장 통로가 막힌 셈이다.
구글은 클라우드 방식의 구글월릿으로 돌파구를 마련중이다. 구글월릿은 당초 단말기 금융안전칩(SE)을 이용해 결제를 지원했다. 통신사는 이를 이용할 수 없도록 제한해 구글월릿을 견제했다. 구글을 이를 애플 패스북과 유사한 클라우드 기반 결제방식으로 해결했다. 가상 마스터카드를 만들어 이곳에서 신용카드나 직불카드 결제를 처리한 것.
◆애플, 아이폰5-아이월릿으로 비상?
구글은 이런 통신사의 견제로 1년 가까이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추진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반면 애플은 이를 위한 토대를 차근차근 잘 쌓아가고 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애플 패스북이 그 대표적 사례이다. 시장분석가들은 애플이 지난 6월 세계개발자회의(WWDC) 행사에서 공개한 카드관리 앱 '패스북'이 결제 플랫폼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패스북은 소매점 카드나 상품권, 쿠폰 등 플라스틱 카드를 가지고 다니지 않더라도 이를 일괄 관리하며 처리할 수 있는 결제 상품이다.
애플이 패스북 기능을 보강해 진화시키면 스퀘어와 페이팔, 구글월릿을 잠식하는 모바일 결제 킬러로 부상할 수 있다. 애플은 이미 4억명의 아이튠스 계정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고, 이중 절반 수준 2억명 가량의 유료 계정(신용카드) 정보를 확보하고 있다.
이 정보를 패스북과 연계해 고도화 할 경우 아이폰에서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다. 애플은 이미 이를 위한 모바일 결제 특허기술 '아이월릿'을 지니고 있어 이를 언제든지 상용화 할 수 있다.
일부 시장분석가들은 다음달 12일 공개될 애플 아이폰5가 NFC 기능과 디지털지갑 기능을 탑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 소문이 사실일 경우 애플의 모바일 결제 시장 공략이 내년을 기점으로 가속화 될 수 있다.
애플이 수천억 달러 현금 보유고를 활용해 스퀘어를 인수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애플이 스퀘어를 인수할 경우 지역판매시점관리(POS)시장 통제권까지 손에 넣을 수 있다. 이 경우 스퀘어를 교두보 삼아 모바일 결제 시장을 본격 공략할 수 있다.
한편 신용카드 업계의 디지털 결제 서비스 지원 움직임도 분주하다. 마스터카드와 비자는 지난 5월 디지털 결제 서비스 '페이패스 월릿'과 '브이닷미'를 공개했다. 이들은 신용카드 정보를 번거롭게 입력할 필요없는 서비스로 고객의 디지털 결제 이용을 촉진하고 있다.
모바일 결제는 스퀘어나 구글 등 플랫폼 사업자와 제휴를 맺고 지원에 나서고 있다.
안희권기자 arg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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