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하기자]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 후보 4인이 28일 열린 TV토론에서 보여준 모습은 밋밋함 그 자체였다.
제주·울산 경선 파행으로 지난 27일 예정됐던 TV토론이 취소된 이후 처음 열리는 토론이라 공방전이 오갈 것이라 예견됐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대선 후보 자리를 놓고 경쟁을 펼치는 4인이지만 그들은 서로에 대한 치열한 검증 공세를 보여주지 못했고, 후보간 팽팽한 긴장감은 찾기 어려웠다.
오히려 후보들은 자화자찬 시간에 준비한 동영상을 보여주며 긍정적 이미지 쌓기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나마 문재인 후보에 대해 손학규·정세균 후보가 검증을 펼쳤다.
손 후보는 문 후보를 향해 "대통령을 근거리에서 본 사람으로서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을 무엇으로 보느냐"고 물었다.
이에 문 후보는 "예를 들어 참여정부 때 비서실장 한 것이 예습이었다고 생각한다"며 "노무현 대통령이 김정일 위원장을 만났고, 당시 저는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으로 방대한 합의내용을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정 후보는 문 후보에게 참여정부 당시 민정수석으로서 노무현 前 대통령과 평검사와의 대화시간을 만든 점에 대해 물으며 "참여정부에서 추진한 검찰의 개혁방향은 결과적으로 거꾸로 갔고, 통제받지 않는 권력을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문 후보는 "당시 검찰개혁에 대한 저항이 검찰 내부에 있어 대통령과 검찰의 대화를 추진한 것인데 아쉬운 건 사전에 준비를 못한 점"이라고 방어했다.
그러나 정작 여타 후보들로부터 검증 공세를 받은 문 후보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에게 눈을 돌렸다.
문 후보는 손 후보가 주장하고 있는 법인세 인하에 대해 물으면서 "박근혜 후보도 경제민주화를 주장하지만 박 후보의 대표적 경제철학은 '줄푸세'로 결국 기업의 사내유보금만 증가시키고 투자와 고용은 늘지 않으면서 재정건전성을 악화시켰다"고 지적했다.
또한 문 후보는 김두관 후보에게도 "새누리당 박 후보은 경제민주화를 주장하면서 '줄푸세'를 주장하고 있는데 가능하다고 보느냐"고 물었다.
이에 김 후보가 "5년 전에 '줄푸세' 공약으로 재벌천국을 만들겠다던 박 후보가 경제민주화를 주장해서 놀랐다. 경제민주화와 줄푸세의 동시 실현은 불가능하다. 박 후보의 경제민주화는 무늬만 경제민주화, 가짜 경제민주화"라고 답하자 문 후보는 "경제민주화를 하려면 재벌개혁이 중요한 과제인데도 박 후보는 재벌개혁에 필요한 규제인 출자총액제한제도 부활, 지주회사 규제를 반대하고 순환출자도 이전에 한 것은 허용하고 신규만 금지하자고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제주·울산 경선에서 빚어진 경선 파행에 대해선 문 후보만 언급했다.
문 후보는 "제주·울산에 이어 강원에서도 1위를 했지만 기뻐할 수 없고 마음이 무겁고 답답하다"며 "좋은 경선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마음대로 안된다. 정치가 제 마음같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문 후보는 "민주당의 주인은 정치가 아니라 국민"이라며 "정치를 바꾸는 힘이 되어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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