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계현기자] 삼성전자가 오는 12일 중국 산시성(陝西省) 시안(西安)에서 총 70억달러(한화 7조8천974억원)가 투입될 예정인 반도체 공장 기공식을 연다.
삼성전자는 이 달 착공을 시작해 2013년 말부터 중국 산시성 시안시 고신기술산업 개발구에 위치한 공장에서 10나노급 낸드플래시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건물 건설 등 초기 출자비용은 23억달러(한화 2조5천967억원)로 향후 수년간 단계적으로 70억달러가 투입될 예정이다.
이번에 건설하는 시안 공장은 미국 텍사스주의 오스틴공장에 이은 두 번째 반도체 해외생산 거점이다.
직접 고용인원만 5만명에 달하고 간접적인 고용효과도 약 1만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부지 약 14만평 규모의 땅에는 삼성전자 공장 뿐 아니라 160여개 삼성 반도체 협력업체가 함께 입주할 예정이다.
2013년 말 시가동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제품 생산은 2014년부터 전개된다.
업계에선 삼성전자 중국 낸드플래시 공장의 생산 여력을 300mm 웨이퍼 투입기준 월 7만~10만장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중국 정부는 삼성전자 낸드플래시 공장의 연간 매출규모를 연간 600억위안(한화 약 10조7천억원)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가 해외 반도체 생산라인 단일 투자 규모로는 역대 최대인 금액을 시안시에 투자하기로 결정한 이유는 마이크로소프트·어플라이드머터리얼즈·화웨이 등 100여개 IT기업들의 생산·연구거점이 밀집돼 있기 때문이다. 중국시장의 IT기기 생산수요 뿐 아니라 삼성전자 주요 거래선들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시안시는 중국 정부가 추진중인 서부 대개발 정책의 전략적 요충지로, 전기·용수 등 산업 인프라도 잘 갖춰져 있어 반도체 생산라인 건설지역으로는 최적의 장소"라고 설명했다.
중국 공장이 가동되면 삼성전자의 낸드플래시 시장 영향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10일 시장조사업체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2분기 삼성전자의 낸드플래시 시장점유율은 41.8%로 전분기인 33.9%에 비해 7.9%p 증가했다. 매출로는 17억8천800만달러 규모로 10.1% 늘어났다.
2위업체인 도시바가 2분기 10억1천300만달러를 기록하며 전분기 대비 35.7% 매출이 감소하고, 마이크론(6억4천800만달러), SK하이닉스(5억300만달러) 매출이 각각 4.6%, 8.6% 감소한 것과는 대조적인 행보다.
일부에선 그간 가격하락이 지속되던 낸드플래시 시장이 이번 3분기를 기점으로 구매자 중심 시장에서 공급자 중심 시장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와 삼성전자의 대규모 투자 결정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키움증권 김성인 연구원은 "구매자가 과거 7~8년 동안 우월적인 지위에서 일방적으로 가격을 결정하고 선수금 방식을 요구하는 등 불평등한 계약을 강요했으나 반도체 시장이 독과점 시장으로 전환되면서 이러한 관행이 붕괴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아이서플라이는 2012년 연간 낸드플래시 시장 규모를 전년 대비 6% 성장한 224억7천300만달러(한화 약 25조원)로 추정했다.
삼성전자는 2012년 낸드플래시 전체 시장 및 자사의 연간 비트그로스(비트 단위로 환산한 D램 생산량 증가율)를 60% 초반대로 전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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