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가 본선 링에 오르고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대선출마 입장 표명이 임박하면서 새누리당이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지난달 20일 박근혜 후보가 새누리당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된 이후 17일 현재까지 한달여간 본선 무대는 박 후보의 독무대였고, 박 후보는 고(故)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참배를 시작으로 세대·계층·지역·이념을 아우르는 '국민대통합' 행보를 이어왔다.
여기에는 민주통합당이 대선 후보를 내고 안 원장이 등판하기 전까지 지지율을 최대한 끌어올려 놓겠다는 전략이 깔려 있었다.
그러나 과거사 논란이 박 후보의 발목을 잡았다. '국민대통합' 행보의 일환이었던 전태일 재단 방문이 무산된 것을 시작으로 5.16, 유신, 인혁당 발언까지 박 후보의 역사인식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안 원장 측 금태섭 변호사의 폭로로 촉발된 정준길 전 새누리당 공보위원의 '안철수 불출마 종용' 의혹도 박 후보에 큰 타격이 됐다.
결과적으로 박 후보는 이렇다할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박근혜-문재인-안철수'라는 삼자구도를 맞이하게 됐고, 당내에서는 '잇단 자충수로 기회를 놓쳤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불거졌다.
친박계인 정우택 최고위원은 1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 8월 대선 후보 선출 이후 어제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가 선출될 때까지 우리 당 대선 후보만 유일하게 국민에 직접 다가가며 활동할 수 있는 독무대였다"며 "그럼에도 준비부족과 대응미숙으로 자충수를 초래했고, 후보의 국민통합을 위한 진지한 행보마저 진정성을 의심케 하며 수포로 돌아가게 하는 심각한 상황이었다"고 비판했다.
정 최고위원은 또 "우리 당의 최대의 적은 막연한 승리론에 사로잡힌 인식과 오만한 행태"라며 "이를 스스로 깨부수지 않으면 국민의 마음이 바로 돌아서게 된다는 위기감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더 늦기 전에 비상한 상황인식을 갖고 필사즉생의 각오로 대처해 나가야 한다"며 "후보와 당 간 의사소통이 힘들어 의사결정 과정에 심각한 병목현상이 일어나고 일부에만 업무 과부하가 걸려 대처가 신속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한다는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최고위원은 "당이 전면에 나서지 않으면 모든 화살이 후보에게 쏟아지는 악순환이 계속될 것"이라며 "조만간 출범할 선대위는 시스템과 프로그램에 의해 움직일 수 있도록 역할과 인적 배치를 효율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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