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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무대 끝났다'…3자 구도 속 박근혜, '필승' 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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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리걸음만 한 달 "오만 깨부숴야"…'정책'으로 승부 거나

[윤미숙기자] '독무대'는 끝났다. 문재인 후보가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로 본선 링에 올랐고,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등판도 점쳐진다. 최대 경쟁자인 '문재인-안철수'와 맞서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어떤 전략을 갖고 있을까.

박 후보는 지난 8월 20일 당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되면서 일찌감치 본선 무대에 올랐다. 민주통합당에선 경선이 막 시작될 무렵이었고, 안 원장도 출마를 고심 중이었다. 한 마디로 홀로 본선을 치르게 된 셈이었다.

박 후보 측은 당시 야당 후보가 확정되는 한달간 '광폭행보'를 통해 본선 주도권을 거머쥘 심산이었다. 민주통합당이 후보 선출에 전념할 이 기간 동안 유일한 대선 후보라는 지위를 십분 활용해 예비 국정운영자로서 안정감을 주고 중도층·야권으로 지지기반을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그 일환으로 박 후보는 고(故)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이희호·권양숙 여사를 차례로 예방한 것을 시작으로 세대·계층·지역·이념을 아우르는 '국민대통합' 행보를 이어왔다.

그러나 이 같은 박 후보의 행보가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평가가 당 안팎에서 나온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는 있지만 야권 대선주자 중 1위인 안 원장과의 지지율 격차는 크게 벌리지 못했고, '컨벤션 효과'가 예상되는 문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는 오히려 줄고 있는 현실이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10일부터 14일까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박 후보와 안 원장은 양자대결에서 47.3% 대 45.0%로 오차범위 내 박빙의 승부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 후보와 문 후보의 양자대결에서는 박 후보 48.4%, 문 후보 41.7%로 전주 대비 격차가 좁혀졌다. 문 후보가 민주통합당 공식 후보로 확정되기 전 실시된 조사라는 점을 감안할 때 '컨벤션 효과'에 의해 양자 간 격차가 더욱 줄어들 것이란 예측이 가능하다.

◆박근혜 '제자리걸음' 원인은 과거사·정준길

박 후보의 발목을 잡은 것은 과거사 논란이 대표적이라는 지적이다. 박 후보의 '국민대통합' 행보에 처음으로 제동이 걸린 것도 '과거와의 화해'를 위한 전태일 재단 방문이 무산된 것이 시작이었다.

이후 5.16, 유신 등 박 후보와 뗄레야 뗄 수 없는 과거사에 대한 평가가 거듭 논란이 됐고, 가장 최근에는 '인혁당 두 가지 판결' 발언에 불이 붙으면서 박 후보 진영을 뒤흔들었다. 이 과정에서 홍일표 대변인의 '사과' 브리핑을 박 후보가 직접 반박하는 등 손발이 제대로 맞지 않는 혼선도 빚어졌다. 과거사에 대한 행보의 진정성에 대한 의문과 갈등이 국민들에게 그대로 표출된 것이다.

현재 진행 중인 정준길 전 공보위원의 '안철수 불출마 협박' 의혹도 정 전 위원의 거듭된 거짓말이 드러나면서 박 후보의 이미지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혔다는 평가다.

상황이 이처럼 흘러가자 당내에서 조차 박 후보가 한 달을 허송세월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불거졌다.

정우택 최고위원은 1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 8월 대선 후보 선출 이후 어제 민주통합당 후보가 선출될 때까지 우리 당 후보만 유일하게 국민에 직접 다가가며 활동할 수 있는 독무대였다"며 "그럼에도 준비부족, 대응미숙으로 후보의 국민통합을 위한 행보마저 진정성을 의심받고 수포로 돌아가게 하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 최고위원은 "우리 당의 최대의 적은 막연한 승리에 사로잡힌 인식과 오만한 행태를 스스로 깨부수지 않으면 국민의 마음은 곧바로 돌아서게 된다는 위기감을 가져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추석 밥상을 잡아라'…박근혜 돌파구는 '정책'

주말 동안 정치권의 관심은 온통 문 후보에 쏠렸다. 이제 첫 걸음을 내딛었을 뿐인데도 박 후보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셈이다. 더욱이 오는 19일 오후 안 원장이 대선 출마와 관련한 입장을 밝힌다면 박 후보는 이슈의 중심에서 더욱 멀어질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추석이 2주 앞으로 다가왔다는 점이다. 가족·친지가 한 자리에 모이는 명절에는 흩어졌던 민심이 모이는 중대한 시기로 여겨진다.

이번 추석 역시 향후 대선 판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문 후보에 이어 안 원장의 등판이 이뤄질 경우 자칫 박 후보가 추석 밥상 화제에 오르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박 후보가 추석 전까지 2주간 그 어느 때 보다 힘을 쏟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일단 박 후보가 내놓을 카드는 '정책'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간 구상 차원에서 소개했던 청년 일자리 창출, 하우스 푸어 대책 등 민생 관련 정책을 발표함으로써 추석 민심을 추스르겠다는 전략이다.

이와 관련해선 박 후보가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밝힌 바 있는 정보기술(IT)을 통한 일자리 창출, '스마트-뉴딜' 정책을 직접 발표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박 후보가 언급한 '스마트-뉴딜'은 산업 전 분야에 IT를 접목해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도모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밖에 주택 소유자가 지분 일부를 공공부문에 팔아 부채를 차감하고 매각한 부분에 대해 임대료만 지급하는 방식의 '하우스 푸어' 대책, 전·월세 세입자 부담 완화 대책 등 주택정책도 발표될 가능성이 있다.

과거사 논란과 관련해서도 좀 더 전향적 자세를 밝힐 필요가 있다는 당내 요구에 따라 박 후보가 조만간 입장을 설명하는 자리가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박 후보가 자신의 '아킬레스건'인 정수장학회와 관련, '이사장직에서 물러난 만큼 관여하지 않고 있다'는 그간의 입장과 달리 "이사진이 잘 판단해 주셨으면 한다"며 사실상 최필립 이사장의 사퇴를 요구한 것도 이 같은 움직임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윤미숙기자 come2ms@inews24.com 사진 조성우 기자 xcanfin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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