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4일 경제민주화 추진 방향과 관련한 의견 수렴을 위해 열린 새누리당 정책의총에서는 당초 계획과는 달리 70여일 앞으로 다가온 대선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추석 연휴 기간 각 지역을 돌며 '박근혜 대세론'이 흔들리고 있음을 체감한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 대선 승리를 위해 대대적 쇄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
이와 관련 '친박계 2선 후퇴론' 뿐만 아니라 박근혜 후보가 비례대표 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와 눈길을 끌었다.
이날 의총에 참석한 의원들의 전언에 따르면 중앙선대위 부위원장을 맡은 유승민 의원은 "이대로는 대선에서 승리하기 어렵다"며 "박 후보가 백지상태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유 의원은 "선대위 재구성을 비롯해 후보에게 전권을 백지위임하자"면서 박 후보를 제외한 당 지도부와 선대위원, 당직자 총사퇴를 촉구했고, 자신도 중앙선대위 부위원장직을 내놓겠다고 배수진을 치기도 했다.
재선의 김성태 의원도 "선거를 지고 난 뒤 당 지도부가 무슨 의미가 있는가"라며 "바꿀 수 있는 것은 다 바꿔야 한다"고 했다.
김 의원은 "지금 이 상황을 안이하게 인식해서는 어렵다"며 "후보 자신이 변하지 않으면 대선은 끝난 것이다. 후보가 머리를 풀고 몸빼라도 입고 처절한 진정성을 갖고 야권 단일화 이슈를 뛰어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대로 가다가는 2002년 '이회창 필패론'의 아픈 경험을 지울 수 없을 것"이라며 "의원들도 머리를 삭발해서라도 단일화 프레임을 극복하려는 처절한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상현 의원 역시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박 후보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에게 0.5~7% 지고 무소속 안철수 후보에게는 4~10% 지고 있다"며 "이를 언론에서는 '대혼전'이라고 하는데 대혼전이 아니라 지고 있는 것이고, (박 후보의 지지율이) 70일 사이에 반등할 순 없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문제는 의원들이 위기를 위기로 못 느끼고 냉소와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문제는 당내 리더십이 취약하다는 것이다. 후보에게 무임승차하려는 리더십으로는 힘들다"고 비판했다.
윤 의원은 또 박 후보를 겨냥, "비례대표에서 사퇴하고 지방에 가서 민생을 챙기는 모습을 보여야 지지율이 반등할 것"이라며 "이재오, 정몽준 의원과도 손을 잡아야 한다. 당내 화합이 안 되는데 무슨 국민대통합이냐는 말이 시중에서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밖에도 이날 의총에서는 20여명의 의원들이 발언에 나섰으며, 대다수 의원들이 대선 위기감과 인적 쇄신론에 공감했다고 한 참석 의원이 전했다.
이에 따라 남경필 의원의 문제제기로 촉발된 '친박 2선 후퇴론'을 비롯, 당내 쇄신론에 불이 붙을지 주목된다.
윤미숙기자 come2ms@inews24.com 사진 조성우 기자 xcanfin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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