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의 장점이자 최대 약점으로 꼽히는 '무소속'에 대한 야권의 공방이 한창이다. 안철수 후보는 민주통합당이 국민의 불신을 받는 '기존 정당'이라는 점을 들어 역공에 나섰다.
포문은 민주통합당이 열었다. 이해찬 민주통합당 대표가 지난 9일 "무소속 대통령의 국정운영은 불가능한 이야기"라며 "무소속 대통령이 300명의 국회의원을 일일이 만나고 설득해서 국정을 운영한다는 것은 성립될 수 없는 주장"이라며 "민주당이 비록 부족하지만, 끊임없이 정당을 혁신하고 개혁해나가는 노력에서 해답을 찾아야 한다. 그것이 올바른 길"이라고 공격했다.
이어 문재인 민주통합당 특보단장인 신계륜 의원은 11일 MBC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무소속 대통령이 나오지 말라는 법은 없지만 이는 이상에 가까운 것"이라며 "우리 역사에서 정당이 순기능도 수행했지만, 역기능도 많았다. 역기능과 순기능에 대한 균형적 시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 의원은 "후보 단일화는 후보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만든다"며 "국민의 정권교체 열망이 크면 크면 클수록,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후보단일화에 대한 높은 요구가 생길 것이라고 생각하고 이것이 결집할 것이라고 본다"고 예측했다.
'무소속 대통령' 논란이 지속되자 안철수 후보 측은 정면 비판을 선택했다.
안 후보는 11일 청주교대 강연에서 "왜 지금 그 질문을 하는지 의아스럽다"며 "정치가 건강하고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본연의 역할을 하는 상황이라면 할 수 있는 질문이지만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다"고 반격했다.
안 후보는 또 "정말 중요한 것은 낡은 정치 시스템을 확신해 '그런 정치를 안하겠다'고 믿을 때 질문해야 한다"며 "그런 질문하기 전에 정당 스스로가 고통스러울 정도로 쇄신해 국민들이 우리 정치를 믿을 수 있다고 한다면 제가 가만히 있어도 단일화하라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이에 앞서 대전 거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지금 상태에서 여당이 대통령이 되면 밀어붙이기로 세월이 지날 것 같고 야당이 대통령이 되면 여소야대로 임기 내내 시끄러울 것 같다"며 "그럴 바에야 차라리 무소속 대통령이 국회를 존중하고 양쪽을 설득해 나가는 것이 낫지 않겠느냐"고 했다.
안 후보는 신 의원의 말에도 "현실과 타협하고 역사가 발전할 수는 없다"며 "현실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풀어내야 한다는 것이 개혁으로 개혁하고자 하는 분이라면 현실과 이상이 다르다는 말은 못한다. 위험한 말이라고 순간적으로 생각이 났다"고 강한 어조로 반박했다.
안철수 후보측의 김성식 공동선대본부장 역시 기자간담회를 열어 "국민들은 선거를 치러보면서 국정 운영의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안다"며 "이번에는 국민이 나서 기성 정치를 바로세워야되겠다고 생각한 것인데 안 후보가 그 열망을 받아 국회를 존중하고 모든 정치 세력과 국민의 대표로 열심히 설득하고 협력하면 기존 싸우는 국회보다 훨씬 낫다"고 주장했다.
김 본부장은 "안철수 정부가 탄생하면 명실상부한 국민의 정부로 정치 변화에 대한 국민 열망을 담아 기존 정치 세력에게 협력의 정치를 받아낼 수 있다"며 "국민은 이미 충분히 속아왔다"고 말했다.
이같은 민주통합당과 안철수 무소속 후보 측의 갈등은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안철수 후보의 최대 검증 쟁점은 '무소속 후보'로 안정적인 국정운영이 가능한가 여부가 될 전망이다. 반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안철수 후보측으로부터 국민의 불신을 받는 기성 정당의 대표라는 점에서 취약점을 갖고 있다. 아울러 두 후보 측의 신경전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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