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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보조금, 통신시장 망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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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스마트폰 출고 유도…대리점 내에서도 차별 심각

[강은성기자] #1. 단말기 보조금으로 통신사가 지급하는 돈은 상당부분 대리점으로 흘러 들어간다. 동일한 스마트폰을 동일한 대리점에서 팔아도 노인이냐, 청년이냐, 정보가 많냐 적냐에 따라 서로 다른 가격으로 판매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2. 보조금 지급 금액은 방통위 가이드라인인 27만원을 훌쩍 넘기고 있다.

#3. SK텔레콤의 9월 한달 매출은 1조4천억원. 이 중 SK텔레콤이 가져간 금액은 57%이고 26%는 단말기 할부금, 17%는 각종 부가서비스, 소액결제 등이다.

그동안 통신시장의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지적을 받았던 보조금과 출고가 등에 대해 SK텔레콤이 대부분 시인했다. 보조금 과열 경쟁이 일어나고 있는 현재의 시장 상황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문방위)는 방송통신위원회 확인감사에서 일반증인으로 이형희 SK텔레콤 부사장을 채택했다. 함께 채택한 서유열 KT 사장이 불출석한 가운데 증인심문이 이뤄졌다.

◆"10만 신규 위한 보조금, 5천만 기존 가입자 차별"

이 자리에서 여야 의원들은 입을 모아 최근의 보조금 과열 경쟁과 불투명한 휴대폰 유통구조 등에 대해 질의를 이어갔다.

김희정 의원(새누리당)은 "보조금을 포함해 대리점에 지급하는 인센티브가 어느정도 수준이냐"고 물었다.

이에 이 부사장은 "일부 보도에서 110만원까지 실제 내용과는 차이가 있긴 하나 보조금과 인센티브 지급이 최근 늘어난 것은 맞다"며 "방통위 보조금 가이드라인이 27만원인데, 최근 이 수준을 넘길 때가 많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통신3사의 연간 마케팅비는 6조원에 달하며 최근 갤럭시S3가 17만원까지 떨어졌을때는 보조금과 인센티브로 하루에 수백억원씩 소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사장은 "국내 통신시장은 이미 완전포화된 시장으로, 이렇게 돈을 많이 써도 순증 가입자를 모집하기는 대단히 어렵다"면서 "사실상 뺏고 빼앗기는 제로섬 게임을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에 김 의원은 "보조금 금액을 순증 가입자로 단순하게 나눠보면 1인당 547만원을 썻다는 얘기가 나온다"면서 "한 가입자가 2년 약정을 했을때 요금 수익이 100만원 정도라는데, 그렇다면 통신사가 그 많은 보조금을 쓰고 어디서 수익을 보전하는가. 결국 기존 가입자에게서 (과도한 요금으로) 수익을 내는 것이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이 부사장은 "시장 현장은 마켓쉐어(점유율) 경쟁이 생명을 걸고 하는 경쟁"이라며 "(수익이 안나는걸 알면서도)옳고 그름을 떠나 목숨을 건 점유율 경쟁을 펼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답했다.

◆"보조금이 고가 스마트폰 출시에 일조한다"

스마트폰이 100만원대 일색인 것이 결국 보조금으로 인한 '착시마케팅'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강동원 의원(무소속)은 "통신3사가 제조사와 협의를 통해 보조금을 감안한 출고가를 결정한 것이 맞느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지난 3월 공정거래위원회가 SK텔레콤을 비롯한 이동통신3사와 휴대폰 제조3사가 담합을 해 출고가를 높이고 그 차액을 보조금인 것처럼 지급한 것에 대해 과징금을 부과한 내용을 지적한 것이다.

현재 SK텔레콤은 공정위의 그같은 판결에 반발해 항소를 한 상태로, 이날 출석한 이형희 부사장도 "공정위 내용을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 우리는 그 판결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러나 강동원 의원이 "휴대폰 제조사와 통신사가 신제품 출시 전에 마케팅 부분에 대해 사전 협의를 하지 않느냐"고 묻자 이 부사장은 "그런 부분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특히 "모 제조사의 경우 휴대폰 매출 비중이 전체 매출의 50%에 달하고, 이로 인한 이익은 전체 회사 이익의 70%를 차지하고 있을때 이 제품은 어떻게 이같은 이익을 내는 것으로 보이냐"고 물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스마트폰 출고가격의 적정함을 따졌다.

이에 이 부사장은 "그런 경우 해당 제품이 시장에서 많이 팔리고 마진(이익)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전병헌 의원도 과도하게 비싼 스마트폰 출고가가 결국 이같은 불투명한 유통구조에서 기인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전 의원은 "착시마케팅이라는 표현이 있다. 제품을 원래 가격보다 비싼 값에 부르고 많이 할인해 주는 것처럼 소비자를 유인하는 행위를 말한다"면서 "특히 통신사에서 보조금을 많이 주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비싼 스마트폰을 손쉽게 구매하게 되고, 그것이 제조사로 하여금 비싼 스마트폰만 집중적으로 출시하게 만드는 악순환을 가져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제조사 입장에서는 통신사가 보조금 과열경쟁을 하면서 제품을 할인하거나 가격경쟁을 하지 않아도 열심히 팔아주니, 싼 제품을 내놓을 이유도, 가격 경쟁을 할 이유도 없다"면서 "결국 통신사의 과열된 보조금 경쟁이 비싼 스마트폰 일색인 시장으로 만들어 버린 것이라 보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이형희 부사장은 "동의한다"고 말해 사실상 해당 내용을 인정했다.

◆"보조금, 대리점으로 흘러들어가는 것도 많다"

지나치게 복잡한 휴대폰 유통구조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전병헌 의원은 "장려금과 보조금이 전액 다 소비자에게 가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각 대리점과 판매점(수수료)으로 상당부분 흘러들어가지 않는가"라고 질의했다.

이형희 부사장은 "그렇다"고 대답했다.

전 의원은 특히 "같은 판매점에서도 동일 기종에 대해 노인이 가서 살 때와 젊은 사람이 가서 살 때, (스마트폰에 대한)정보가 많은 사람과 적은 사람이 살 때 서로 다른 값을 부르는 경우가 있고, 이에 따라 이용자 차별이 발생하는 것 아닌가"라고 물었고 이 부사장은 "비일비재하다.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지만 현실적으로 존재한다"고 답했다.

결국 통신사가 쓰는 막대한 보조금이 결국 유통 단계에서 소비자에게 돌아가지 않고 대리점과 판매점으로 흘러들어간다는 점이 전 의원과 이 부사장의 질의응답에서 입증된 것이다.

이 부사장은 "SK텔레콤의 9월 한달 매출은 1조4천억원인데, 이 중 SK텔레콤이 가져간 금액은 57%이고 26%는 단말기 할부금, 17%는 각종 부가서비스, 소액결제 등이다"고 설명하면서 "소비자들은 이 돈을 전부 SK텔레콤이 가져간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면서 현재의 통신요금에도 이용자들의 오해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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