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후보 간 단일화 논의가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야권 후보 단일화 이슈가 대선 정국의 모든 이슈를 집어삼키는 '블랙홀'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를 뛰어넘을 획기적인 '카드'를 내놓아야 할 형편이지만 아직까지 이렇다할 대응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간 박 후보는 민생·정책 행보를 통해 '준비된 여성 대통령'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며 이들 야권 후보와 차별화를 꾀했다.
이 같은 맥락에서 박 후보는 '경제' 이슈로 야권 후보 단일화에 대응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민주화와 경기부양을 양대 축으로 민생경제를 살릴 방안을 내놓음으로써 '안정감 있는 집권 여당의 대선 후보' 이미지를 각인시키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그러나 이는 야권 후보 단일화 이슈에 맞대응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당내에서 조차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단일화 이슈에는 덮여버리고 말 것"이라는 한숨이 흘러 나온다.
'개헌' 카드를 내놔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심재철 중앙선대위 부위원장은 5일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박 후보는 현재의 5년 단임을 4년 중임으로 바꾸되 다음 총선에 맞춰 18대 대통령 임기를 1년8개월 줄이는 자기희생을 보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치쇄신을 위해 박 후보 먼저 자기희생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논리지만, 문 후보나 안 후보 보다 먼저 개헌안을 제시함으로써 이슈를 주도해 나가야 한다는 뜻도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도 지난 주말 외부 일정을 잡지 않은 채 개헌을 비롯한 정치쇄신안에 대해 장고를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당장 개헌 카드를 꺼내들지는 미지수다. 박 후보 스스로 개헌 논의가 '정략적'으로 비쳐지는 데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성헌 국민소통본부장도 심 부위원장의 개헌론에 "개헌은 국민적 합의에 의해 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의견을 말할 때 개인 의견임을 분명히 해 달라"고 '제동'을 걸었고, 이에 앞서 이정현 공보단장은 "정치쇄신안의 초점은 정치개혁이지 개헌이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당내 일각에서는 문 후보와 안 후보가 야권 후보 단일화 이후에도 공동 전선을 형성할 것에 대비한 전략으로 집권 후 국무총리가 될 사람을 미리 지명해 박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대선을 치르게 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대선 판세는 이슈를 주도하는 사람에 유리하게 흐를 수밖에 없다. 결국 박 후보가 어떤 '카드'를 선택할지, 그 '카드'가 야권 후보 단일화 이슈를 뛰어넘을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