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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SW 표준 하도급 계약서 4종으로 세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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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공정 하도급 근절 위해 표준계약서 개정

[김관용기자]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김동수)가 소프트웨어(SW) 산업에서의 불공정 하도급 거래 근절을 위해 표준 하도급계약서를 전면 개정했다.

이같은 조치는 SW산업에서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 온 불공정 하도급 거래를 없애기 위해서는 하도급 거래의 의무와 권리를 규율하는 계약의 공정성을 제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공정위 기업협력국 건설용역하도급개선과 유성욱 과장은 7일 브리핑을 통해 "현행 SW 표준 하도급 계약서는 단일 계약서로 돼 있어 산업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수급자를 실질적으로 보호하는데 미흡하다는 지적에 따라 표준 하도급 계약서를 전면 개정한다"고 밝혔다.

이번 표준 하도급 계약서 개정으로 기존 한 종류였던 계약서는 정보시스템 개발구축 분야, 상용SW 구매 및 개발구축 분야, 정보시스템 유지관리 분야, 상용SW 유지관리 분야 등 4종으로 세분화됐다.

또한 수급사업자의 지식재산권한을 강화하고 SW 제값받기 규정을 마련했으며, 원사업자의 부당 업무 개입을 방지하도록 했다.

◆수급사업자의 지식재산권 강화

공정위는 수급사업자의 지식재산권한 강화 조치로 소유권과 사용권의 귀속 주체를 명시하도록 했다. 지식재산권 관련 조항이 일방적으로 대기업에게 유리하게 규정돼 있고 이미 수급사업자가 보유한 지식재산권도 대기업에게 귀속되도록 규정된 경우가 빈번하다는 지적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보시스템 분야는 지식재산권의 소유권은 양 당사자간 협의로 정하되, 소유권 귀속 여부와 관계 없이 수급사업자에게 영업적 사용권을 부여하도록 했다. 상용SW는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지식재산권의 소유 주체를 수급사업자로 명시해야 한다.

또한 비밀유지계약 체결도 의무화 된다. 비밀유지계약(NDA) 없이 수급사업자가 원사업자에게 기술 정보가 포함된 제안서를 제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수급사업자의 협상력 부재로 비밀유지계약 체결 요구가 어려운 현실을 반영한 조치다.

특히 프로그램 개발 인력에 대한 무분별한 인력 빼가기로 중소기업 측은 기술 유출 및 인력난을 우려하고 있어, 프로젝트 계약 기간 중에는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의 인력을 채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SW 제값받기 규정 마련

이와 함께 SW 제값받기를 도모하기 위해 부당감액 방지와 무상 하자보수 기간의 기간 한정, 상용SW 철회시 대금 재산정 등을 의무화시켰다.

일반적으로 업계에서 과업 범위와 물량이 변경되지 않았음에도 계약기간이 단축되면 감액하는 것이 관례화돼 있다는 지적에 따라 과업범위와 물량이 변경되지 않는 한 대금 감액을 금지하고, 과업범위 등이 변경돼 변경 계약을 체결할 때에는 반드시 하도급 대금 사항을 협의하도록 의무화했다.

또한 공공 발주의 경우 1년 이내의 무상 하자보수 보증기간을 정하는 반면, 민간 발주 시에는 2~3년간의 무상 보증기간을 요구하는 경우가 빈번해 무상 보증기간은 1년 또는 1년보다 짧은 기간으로 명문화했다.

원사업자가 원칙적으로 부담해야 할 검수 비용과 교육 비용 등도 수급사업자가 부담하는 경우가 다수 발생함에 따라, 검수 비용 및 교육 비용은 원칙적으로 원사업자가 부담하도록 하고 기술 전달로 이어지는 교육에 대해서는 합당한 대가를 추가로 지불하도록 규정했다.

상용SW 철회 시에도 구매량에 따른 할인율을 감안해 관련 대금을 재산정하도록 규정함으로써, 상용SW 철회 시 구매량에 따른 할인율을 감안하지 않고 감액하는 관례를 금지하도록 했다.

◆원사업자의 부당 업무 개입 방지

또한 공정위는 원사업자의 부당 업무 개입을 방지하기 위해 수급사업자 인력에 대한 직접 지시를 금지하도록 했다. 하도급계약은 그 성격상 수급사업자의 근로자에게 직접 업무 지시를 해서는 안되지만 실제로는 빈번히 이뤄지고 있어 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노무관리와 원사업자와 수급사업자의 의무, 역할 범위를 계약서에 명시하도록 했으며, 원사업자의 직접 지시 등으로 인한 사고 발생시 책임의 귀속 주체를 원사업자로 명문화했다.

수급사업자의 직원 상주를 요구할 때도 정규 근무시간 기준(주 40시간)으로 인건비를 산정해 지급하도록 의무화 했으며, 만일 근무 시간 외의 추가 근무가 발생했을 때는 수급사업자가 하도급 대금 조정 신청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밖에 최종 거래단계(3,4차) 수급사업자일수록 낮은 유지보수 대가로 과중한 유지보수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유지보수 기본 과업 범위를 계약서에 규정하고, 기본 과업 범위 이외의 과업에 대해서는 별도의 계약을 체결하도록 규정했다.

유성욱 과장은 "12월까지 SW산업협회 등 SW 관련 10개 단체를 통해 수급사업자에 대한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라면서 "지식경제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해 공공발주시 표준 하도급계약서를 사용하는 경우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표준 하도급계약서 사용을 동반성장 협약 평가에도 반영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정위의 이번 SW 표준 하도급계약서 개정은 수급사업자, 원사업자, 관계부처, 전문가로부터 의견을 수렴해 진행된 것으로, 약280여개 중소업체와의 릴레이 간담회와 IT서비스산업협회 등 원사업자 단체와의 의견 협의, 계약서 상의 주요쟁점에 대한 해외사례및 판례 등에 대한 연구용역을 바탕으로 마련됐다.

김관용기자 kky1441@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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