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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석유화학·반도체, 환율 마지노선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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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조사…자동차·철강도 '적신호'

[정기수기자] 지난달 25일 원달러 환율 1천100원선이 무너진 이후 원화강세가 지속되면서 국내 수출기업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전·석유화학·반도체 등 주요 산업의 수출 마진 확보를 위한 적정 환율선이 무너져 적지 않은 피해가 예상된다.

하지만 지난 7일 현재 원달러 환율은 1천85.4원으로 환율 마지노선이 붕괴되면서 상당수 수출기업의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업종별로는 '가전'(1천106.5원), '석유화학'(1천104.3원), '반도체·디스플레이(1천99.0원), '음식료'(1천90.4원)의 경우 환율 마지노선이 무너져 수출을 할수록 손해를 보는 상황에 들어섰다. '자동차'(1천84.9원), '철강·금속'(1천84.2원), '조선·플랜트·기자재'(1천83.3원) 역시 위험 신호가 켜졌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가전, 반도체, 자동차, 조선 등 원달러 환율 하락에 영향을 받는 품목의 수출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0%에 달한다"며 "이들 기업의 수출 채산성 악화는 내수가 침체된 상황에서 한국 경제에 위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규모별 환율 마지노선을 살펴보면 대기업이 1천76.1원인데 반해, 중소기업은 1천90.4원으로 환율에 취약한 중소기업들이 원화 강세에 따른 피해가 더 클 것으로 예상됐다.

또 환율 하락에 따른 대책 유무와 관련해서도 대기업의 75.0%는 '원가 절감·생산성 향상', '환헤지 등 재무적 대응', '결제통화 변경' 등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었으나, 중소기업의 경우 '별다른 대책이 없다'(52.7%)는 응답이 절반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달러 환율의 급격한 하락으로 이미 피해를 본 기업도 57.6%에 달했다.

피해 유형별로는 '기(旣) 수출계약 물량에 대한 환차손 발생'(76.4%)이 가장 많았고, '원화 환산 수출액 감소로 인한 채산성 악화'(51.4%), '수출단가 상승으로 인한 가격 경쟁력 약화'(26.0%), '외화 대출자금의 이자부담 증가'(0.7%) 등의 순이었다.

원달러 환율 하락과 관련, 정부에 바라는 대책으로는 '안정적 환율 운용'(47.4%)이 가장 많았으며 '수출금융 지원 강화'(22.4%), '기업 환위험 관리 지원'(19.3%), '외환보유고 확충'(4.9%), '결제통화 다양화 추진'(3.8%) 등이 뒤를 이었다.

전수봉 대한상의 조사1본부장은 "추세적인 환율 변화에 단기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만큼 기업은 상시적인 원가절감 노력과 기술개발을 통해 비가격 경쟁력 향상에 힘써야 한다"면서 "정부도 급격한 환율변동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수출기업에 대한 지원대책과 함께 외환시장을 비롯한 금융시장 관리를 철저히 하고, 이를 위한 제도적 장치들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지난달 19~26일 전국 수출기업 500개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정기수기자 guyer7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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