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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철 회장 추도식 앞두고 삼성-CJ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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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삼성이 선영 참배 방해" vs 삼성 "CJ 주장 사실과 달라"

[이균성, 정은미 기자] 오는 19일 용인 에버랜드 인근 선영에서 치러질 호암 이병철 회장 25주기 추모식을 놓고 삼성 그룹과 CJ 그룹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호암의 장남인 CJ 이맹희 전 회장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상속 재산 싸움이 선친인 선대회장의 추모식마저 파행으로 몰고가는 형국이 됐다.

CJ 그룹 측은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추모식을 주관하는 삼성 호암재단 측이 사실상 CJ 그룹의 선영 참배를 막고 있다고 주장했고, 삼성 측은 즉각적으로 호암재단이 선영 참배를 막은 적이 없는데도 CJ가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CJ 그룹 "삼성이 정상적인 선영 참배 막아"

CJ 그룹은 "지난 6일 이병철 선대회장 25주기 추모식과 관련, 행사 주관자인 삼성 호암재단으로부터 '가족 행사는 없다'는 점과 오전 10시30분에서 오후 1시에 삼성 그룹이 참배하고 다른 그룹은 오후 1시 이후 자유롭게 방문하라는 점을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CJ 그룹 측은 특히 "(호암재단 쪽이) 정문 출입 불가와 선영내에 있는 한옥(이병철 회장의 생전 가옥) 사용 불가를 통보해왔다"고 비판했다.

CJ 그룹 측은 그러면서 "가족간 사전 조율 없이 이뤄진 삼성의 통보는 가족 행사를 통해 선대 회장의 업적과 뜻을 기리자는 추모식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것으로 심히 유감스럽고 안타깝다"며 "삼성측이 정문 출입을 막고 제수(祭需: 제례에 쓰는 음식) 준비에 필수적인 한옥을 사용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반발했다.

CJ 측은 또 "삼성 측은 정문 및 한옥 사용 불가에 대해 특별한 이유를 설명하지 않고 있다"며 삼성 측의 일방적 통보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CJ 측은 "'뒷문으로 왔다가라'는 삼성의 통보는 사실상 다른 형제 및 그 자손들의 정상적인 선영 참배를 막겠다는 것이나 다름 없다"고 비난했다.

CJ 측은 특히 "삼성 이건희 회장, CJ 이재현 회장 등 가족들은 지난 24년간 정문 및 한옥을 통해 선영을 참배해왔으며, 맏며느리인 CJ 손복남 고문은 한옥에서 제수를 준비해왔다"고 밝혔다.

◆삼성 그룹 "CJ 그룹, 사실과 다른 주장 펼쳐"

삼성 그룹 측은 CJ 주장에 대해 "이병철 선대회장 추모식과 관련해 호암재단이 선영 참배를 막은 적이 없음에도 CJ가 사실과 다른 주장을 일방적으로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삼성 측은 "올해부터 선대회장 추모식은 그룹별로 진행하기로 하고 호암재단이 각 그룹에 설명 및 참배 안내를 했다"며 "한옥은 선영 참배와 전혀 관련이 없다"고 설명했다.

삼성 측은 "한옥(이병철 회장의 생전 가옥)은 영빈관으로 사용하는 주거시설로, 제수를 준비하는 곳이 아니다"며 "제수와 제기는 삼성이 준비한다고 사전에 알려줬기 때문에 (CJ 등 다른 그룹은) 한옥을 사용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삼성 측은 또 "선영에 정문은 없으며, 선영에서 가장 가까운 진입로(사진 묘소 아래 빨간색 두 점)를 안내해 준 것"이라며 "삼성 사장단도 매년 이 진입로로 출입해 왔다"고 해명했다.

삼성 관계자는 "오늘 오전에만 해도 CJ그룹 측과 현장 답사를 했는데 뒤늦게 사실과 다른 내용을 보도자료로 공개한 것이 바람직한 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한편, CJ 측은 "삼성 측 통보대로 시간대를 달리해 추모식을 갖겠지만 당일 삼성 행사 이전이나 이후, 혹은 그 전날 참배도 가능하니 정문과 한옥을 사용하게 해달라고 정중하게 요청했으나 거부당했다"며 "선대회장의 장손인 CJ그룹 이재현 회장은 용인 선영에서 부사장급 이상 50여명과 함께 별도의 추모식을 가질 계획인 바 정문 및 한옥 사용을 삼성 측에 거듭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 측은 한옥으로 들어가는 입구(CJ 측이 정문이라고 주장하는 곳)와 한옥을 다른 그룹 쪽에 개방할 계획이 없다는 점을 다시 확인했다. 한옥은 현재 사유지이고 관계가 나쁜 상태에서 그럴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 삼성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균성기자 gsle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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