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최하는 18대 대통령 선거 첫 TV토론이 오늘(4일) 저녁 8시 막을 올린다.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의 첫 대결이 펼쳐지는 이날 토론에는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도 참석한다. 현행 선거법상 의석수가 5석 이상인 정당의 후보는 TV토론에 참석할 수 있다. 통합진보당의 의석수는 6석이다.
토론 주제는 정치·외교·안보·통일 분야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북방한계선(NLL) 발언 논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 대북정책 등이 다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권에서는 이날 토론이 15일 앞으로 다가온 대선전의 중요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국에 생방송되는 TV토론이 표심을 결정하는 데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17대 대선 직후 투표를 한 전국 성인남녀 1071명을 상대로 실시한 유권자 의식 조사 결과, '후보자를 아는 데 가장 도움이 된 것'으로 TV 대담 및 토론을 꼽은 응답자가 49.9%에 달했다는 사실은 이를 방증한다.
이에 각 후보 진영은 이날 토론을 '굳히기' 또는 '뒤집기'의 기회로 삼겠다는 각오로 막판까지 철저한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박 후보는 이날부터 3차에 걸친 TV토론을 통해 문 후보를 확고히 앞서는 구도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현재까지는 오차범위 내 박빙 우세 상황이지만, 무소속 안철수 전 후보와 북한의 로켓 발사 등 돌발 변수가 남아있어 격차를 더 벌려야 한다는 판단이다.
박 후보는 '준비된 여성대통령론'을 앞세워 안정감있고 미래지향적인 국정운영 비전을 제시할 계획이다. 대북정책, 한반도 주변국과의 외교관계 등에 대해선 자신감도 보이고 있다. 정치쇄신과 관련해선 권력형 비리 근절 의지를 천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현재까지 판세에서 박 후보에 다소 밀리고 있는 문 후보의 경우 TV토론이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는 기회 중 하나다.
전날 안 전 후보가 문 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를 재확인하긴 했지만, '다소 약했다'는 평이 나오는 만큼 TV토론을 통해 문 후보 스스로의 능력과 자질을 '어필'해야 하는 상황이다.
문 후보는 국정운영 경험을 앞세워 안정감을 부각시키는 한편, '서민 후보론'을 내세워 박 후보와의 차별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에 대해서는 이명박 정부와의 '공동책임론'을 고리로 공세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 후보는 TV토론의 '돌발 변수'로 꼽혀 주목된다. 이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상 지지율 1%에 그치고 있지만, 일단 토론에 참석하게 된 이상 박 후보, 문 후보와 동등한 입장에서 토론을 벌이게 된다. 이 후보가 어떤 자세를 취하느냐에 따라 TV토론의 흐름 자체가 바뀔 수 있다는 이야기다. 특히 이 후보가 워낙의 달변가이자 이론가이기 때문에 그의 역할에 따라 TV토론이 예상 외의 결과도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일단 이 후보는 박 후보에 공세를 집중하겠지만 문 후보에게 유리한 구도를 만들지도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 후보는 박 후보를 정치쇄신 대상으로 지목해 공격함과 동시에 문 후보에 대해서는 민주정부 10년간 서민생활 악화에 대해 따져 물을 계획이다.
박 후보 측에서는 문 후보가 이 후보와 '협공'에 나설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반면 이들을 묶어 '색깔론'으로 공격할 가능성이 있다.
새누리당 조해진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문 후보는 통합진보당 사태 때 '애국가를 부르지 않는 당과는 함께하지 않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며 "통합진보당과 대선 연대를 할 수 있는 것인지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 문 후보 측에서는 이 후보와의 차별화를 분명히 하고 나섰다. 민주통합당 박광온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오늘 토론은 1:1:1의 토론이 될 것"이라며 "새누리당은 2:1 토론이 될 것이라고 하지만 1:1:1 토론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미숙기자 come2ms@inews24.com 사진 조성우 기자 xcanfin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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