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기자] 7인치 태블릿PC 시장을 놓고 애플과 구글이 제대로 맞붙었다. 태블릿 시장을 연 것은 애플이지만 7인치 전쟁은 구글이 먼저 시작했다.
올 상반기 파격적인 가격의 넥서스7을 출시한 것. 그러자 애플도 지난 10월24일 아이패드 미니를 내놓으면서 반격에 나섰다.
애플은 아이패드 미니 출시 행사 때 넥서스7보다 더 넓은 화면, 더 얇은 두께, 더 가벼운 무게를 자랑한다고 강조했다. '태블릿 최강' 애플과 '떠 오르는 별' 구글의 7인치 전쟁이 어떻게 전개될까?
◆7인치 전쟁, 왜?
애플, 구글 등은 왜 7인치대 태블릿 경쟁에 뛰어들었을까? 쉽지 않은 질문이다. 하지만 공급업체 대신 소비자들에게 눈을 돌리면 해답은 의외로 쉽게 나온다.
휴대성이 뛰어나면서도 가격이 저렴한 태블릿에 대한 욕구가 의외로 강할 터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 역시 대체로 비슷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애플과 구글이 '7인치 시장'에 뛰어든 것도 비슷한 판단 때문이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유럽발 경제 위기 등으로 저렴한 가격의 7인치대 태블릿PC의 수요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애플과 구글이 각사 운영체제인 iOS와 안드로이드 점유율을 확장하기 위해 태블릿PC 점유율이 중요해진 상황도 한 몫했을 것으로 보인다.
각사의 속내가 어찌됐든, 이들의 경쟁으로 더 품질 높고 다양한 제품을 살 수 있게 된 건 소비자다. 7인치 태블릿은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풍부한 콘텐츠로 태블릿PC 대중화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양 비교
7.9인치 아이패드 미니는 기존 9.7인치 아이패드보다 화면 크기는 줄었지만 두께 7.2㎜, 무게 308∼312g으로 휴대성을 갖췄다. 전작 뉴아이패드보다 2.2mm 얇아지고, 344g이나 가벼워졌다. 와이파이 전용 모델과 3G, 롱텀에볼루션(LTE) 지원 모델로 각각 출시됐다.
프로세서는 아이패드2와 동일한 ‘A5’를 채택했다. 배터리 사용시간은 최대 10시간이다. 전면에는 영상통화를 위한 전면 HD카메라를 장착했으며 뒷면에는 500만 화소 카메라를 채택했다.
가격은 기존 모델에 비해 대폭 낮아졌다. 와이파이 모델은 기존 아이패드의 3분의2 수준인 329달러(16GB)로 책정됐다. 3G, LTE 모델도 저장 용량에 따라 459∼659달러로 정해졌다.
구글 '넥서스7'은 7인치로 두께가 10.45mm로 아이패드보다 두껍지만 무게는 340g으로 가벼운 것이 특징이다. 해외 출시가는 199달러에 불과하다. 국내에도 29만9천원의 저렴한 가격으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와이파이 전용 모델로 나온 이 제품은 구글의 최신 젤리빈 안드로이드 운영체제가 최적화한 것이 장점이다. '구글 나우' 등 구글만의 특별한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뒷면에 카메라가 탑재되지 않고, 전면 카메라만 탑재해 셀프 카메라 이상을 찍기 어렵다. 소비자 가격을 최대한 낮추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되지만 어찌됐든 아쉬운 부분이다.
◆사용 용도
9인치나 7인치나 태블릿PC가 놀이용으로 최적화한 기기라는 점은 다르지 않다. 애플 전작인 뉴아이패드는 한손에 들 수 없는 크기, 652g의 무게로 휴대용보다는 침대, 쇼파용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물론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보다 넓은 화면에서 감상하고 싶다면, 노트북 대신 태블릿PC를 활용하고자하는 사용자라면 9인치대가 적절할 것으로 보인다.
7인치대 태블릿은 한 손에 잡히는 사이즈로 휴대성이 뛰어나다는 점이 9인치대와는 차별점이다. 애플-구글의 스토어를 이용할 수 있어 기존 태블릿이나 스마트폰에서 쓰던 애플리케이션 등을 그대로 다운받을 수 있다.
7인치대 태블릿은 게임, e북 등 특정 콘텐츠의 소비를 확대시킬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으로 하기는 화면이 너무 작고, 9인치 태블릿으로 하기에는 부담스러웠던 콘텐츠가 주목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애플과 구글의 앱은 각각 70만건을 넘어섰다. 태블릿용 앱은 애플이 27만건 이상으로 구글에 비해 많다.
◆가격 경쟁력
애플은 아이패드 미니(16GB) 가격을 329달러(국내가 42만원)로 책정했다. 반면 넥서스7 국내 출시가는 29만9천원이다.
아이패드 미니에 비해 12만원 가량 저렴하다. 따라서 가격 경쟁력 면에선 넥서스7이 단연 우세하다.
하지만 태블릿 시장에서 애플이 갖고 있는 '프리미엄'을 생각하면 선택이 조금 복잡해진다. 12만원 차이는 태블릿 제품에 관한한 선택하기 애매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소비자들이 애플의 프리미엄 가격 정책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성패가 달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애플은 다른 업체들의 태블릿PC 가격을 고려하지 않고 가격을 정했다. 데스크톱PC 시장이 다양한 가격대를 형성하듯, 태블릿PC 시장도 구매자의 주머니 사정에 맞춰 다양한 가격대로 분화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따라서 아이패드미니 가격을 다른 제품과 비교하는 게 적절치 않을 수 있다는 게 한편의 시각이다.
애플 마니아들은 아이패드 미니가 기존에 나왔던 7인치 모델보다 가볍고, 기존 아이패드 생태계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분위기다.
또 애플은 아이패드미니를 수업 교구로 교육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기 때문에 가격 차이를 극복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김현주기자 hannie@i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confin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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