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부품-휴대폰-TV' 3톱 체제 개편

[박영례기자]삼성전자가 지난해 부품(DS)총괄을 신설, 부품과 완제품(DMC)으로 이원화 됐던 조직체계를 1년만에 3개 대부문 체제로 바꿨다.

기존 완제품 부문내 TV와 가전을 맡은 CE담당과 휴대폰 등 정보모바일을 맡아온 IM담당을 부문으로 승격, 부품과 TV및 가전, 휴대폰과 디지털이미징 등 3개 부문체제로 개편한 것.

아울러 기존 IM 담당 산하 IT솔루션사업부의 PC사업과 프린터 사업을 분리, 각각 IM부문과 CE부문에 편제시키며 관련 사업군과 시너지를 제고했다.

12일 삼성전자는 이같은 내용의 정기 조직개편과 보직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조직개편의 가장 큰 특징은 완제품사업을 담당하는 DMC부문을 폐지, 산하 CE담당과 IM담당을 부문으로 격상시켜 DS부문을 포함한 3대 부문체제로 재편한 것.

아울러 기존 IM담당 산하 IT솔루션사업부를 폐지, PC 사업은 IM 부문내 무선사업부로 통합하고, 프린터사업은 따로 프린팅사업부로 재편, CE 부문에서 맡도록 했다. 또 기존 의료기사업팀을 사업부로 승격, 역시 CE 부문내에서 맡게 했다.

이번 재편으로 윤부근 사장이 이끄는 CE부문은 기존의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와 생활가전사업부는 물론이 새롭게 기존 IM담당에서 분리, 사업부로 승격된 프린팅솔루션사업부와 조수인 사장이 맡게된 의료기기사업부를 편제해 기능이 대폭 강화됐다.

신종균 사장이 이끄는 IM부문은 기존 무선사업부에 PC 사업을 합치고, 네트워크사업부, 디지털이미징사업부, 미디어솔루션센터가 편제됐다. PC사업을 무선사업부에 합침으로써 포스트 PC시대 태블릿PC 등 시장대응에 시너지제고 및 더욱 속도를 낼 수 있도록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권오현 대표이사 부회장이 총괄하는 DS부문은 기존과 같이 메모리사업부, 시스템LSI사업부, LED사업부 외에 반도체연구소, TP센터, 인프라 기술센터, 생산기술연구소, 소프트웨어연구소가 새롭게 편제됐다.

급변하는 사업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기술우위를 확고히 유지하기 위해 선행 연구조직은 지속 강화하기로 한 것.

실제로 이번에 DS부문 직속으로 신설된 '소프트웨어연구소'는 부품부문 소프트웨어 컨트롤타워 역할로 차세대 소프트웨어 플랫폼과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선행개발, 소프트웨어 인력양성을 총괄하게 된다.

권오현 대표의 역할이 DS를 총괄하면서 삼성종합기술원을 맡게된 것과 같이 선도기술 등 연구개발 부분에 더욱 집중하게 된 셈이다.

◆부품-TV가전-휴대폰 3톱 체제 개편

삼성전자가 이처럼 기존 부품과 완제품으로 이원화됐던 조직체계를 3대 체제로 개편한 것은 완제품 부문의 비중이 커진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CE- IM담당 체제가 효과를 발휘 하면서 완제품사업을 총괄할 부문장을 선임하기보다는 부문 격상을 통해 '윤부근 사장-신종균 사장 투톱 체제'를 더욱 강화하는 게 효과적이라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얘기다.

아울러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PC와 스마트폰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환경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IT솔루션사업부'를 폐지하고 PC사업을 무선사업부 산하로 통합했다.

또 프린터는 별도 '프린팅솔루션사업부'로 분리, CE담당 밑에 두고 A3 복합기와 B2B사업에 조직역량을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외 의료기기사업팀은 조수인 사장을 수장으로 '의료기기사업부'로 격상, 기존 팀이 편제됐던 CE부문 아래 편제했다. 향후 삼성메디슨 등과 긴밀한 협업을 통해 기존 초음파, X-레이 제품은 물론 혈액검사기와 신사업인 MRI 등 영상진단기 사업을 보다 공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조직을 강화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단일 담당의 매출이 100조원을 넘고 해당분야 세계 1위인 상황에서 조직의 위상 및 사업규모에 상응하는 조직체제를 바꾼 것"이라고 이를 설명했다.

◆이재용 부회장체제 새진용…역할은?

삼성전자가 조직개편을 통해 3대 부문체제로 개편한 것은 이재용 부회장의 역할 확대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당초 DS총괄과 같이 완제품 총괄 선임 가능성이 거론됐으나 기존 조직을 승격, 3대부문 체제로 재편하면서 부문별로 권오현-윤부근-신종균 삼각 체제로 사업을 이끌게 한 것.

부품과 세트의 독립경영체제를 더욱 확고히 한 셈이다. 이에 따라 기존에 경영지원실장이 주재했던 세트부문 회의는 CE와 IM 부문장이 각각 맡아 진행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대신 이재용 부회장은 세트와 완제품 부문 등 삼성전자 전반에 대한 경영을 총괄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직구조상 대표를 맡고 있는 권오현 부회장이 삼성전자를 대표하지만 사업 전반은 이재용 부회장을 축으로 3개 부문장이 독립체제로 운영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이를 통해 세트와 완제품을 함께 가져감으로써 애플등과의 특허전 및 갈등과 같은 고객사와의 불필요한 논란의 소지도 차단하겠다는 뜻도 읽히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 관계자는 "완제품의 경우 부문장 책임경영을 강화, 스피드한 대응과 TV와 휴대폰 성공 DNA 전파를 통해 생활가전, 의료기기 등 육성·신규사업의 일류화를 가속화하고자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DS부문은 기존처럼 독립적으로 운영, 완제품-부품 사업과의 방화벽은 더욱 견고히 하고 부품사업부문과 고객간의 신뢰관계가 흔들림 없이 유지될 수 있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부품과 완제품의 독립경영체제가 더욱 굳혀지면서 향후 부품 사업 분리 등까지 이어질 지 주목된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번 조직개편에 따른 보직인사를 통해 홍완훈 부사장이 글로벌마케팅실로 자리를 옮기며 공석이 된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팀장을 전영현 메모리 Flash개발실장에 맡겼다.

또 미래전략실 전략1팀장을 맡게된 김종중 부사장 후임으로는 옥경석 DS지원팀장(부사장)이 DS부문경영지원실장을 겸임케 했다. 기존 IT솔루션사업부를 맡아온 남성우 부사장의 거취는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