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기자] 공(空) 단말기로 출시된 저가폰이 예상 밖의 인기를 거두면서 틈새시장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존 이동통신사를 통한 휴대폰 유통 방식에 벗어나 단말기를 먼저 구매한 뒤 이통사를 마음대로 고를 수 있어 단말기자급제 활성화에 기폭제가 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월29일 세븐일레븐 편의점을 통해 출시한 프리피아의 '2nd(세컨드)'폰이 지난 16일까지 총 2천대 판매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하루 평균 110대 이상씩 판매 된 셈이다.
인지도가 없다시피 한 중소기업의 폰이 한정된 유통 채널을 통해 판매됐지만 예상 밖의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것. 이번 주부터 전국 2천여곳의 세븐일레븐으로 판매처가 확대되고 이달 말까지 전국 점포에서 구매할 수 있게 돼 향후 판매량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6일 온라인 쇼핑몰 G마켓을 통해 출시된 중국 ZTE의 스마트폰 '제트(Z)'폰도 초도물량 3천대가 거의 완판된 것으로 알려졌다. ZTE코리아는 이달 말까지 추가 물량을 국내 공급할 예정이며 판매처도 여러 곳으로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다.
이들 폰은 저가, 언락폰(Unlocked)에 기존 휴대폰 판매방식에서 벗어났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세컨드'는 8만원대, '제트폰'은 실구매가 20만원대로 구매할 수 있다.
언락폰이란 특정 이동통신사와 관계없이 쓸 수 있는 폰을 말한다. 단말기를 먼저 구매한 뒤 이동통신 서비스를 마음대로 고를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약정에 얽매이지 않고 이통사와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는 게 장점. 휴대폰을 잃어버렸을 때도 무리하게 비싼 스마트폰을 구매하지 않아도, 편의점이나 온라인 쇼핑몰로 저가폰을 구매하고 유심만 재발급 후 사용할 수 있다. 불필요한 과소비를 줄일 수 있는 것이다.
이들 업계는 저가폰을 통해 합리적인 통신 소비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수요인 '틈새 시장'이 만들어졌다고 보고 있다.
'세컨드'의 제조사 프리피아 박희정 사장은 "스마트폰 전과 후의 통신비 지출이 엄청난 차이가 난다"며 "저렴한 모델과 요금을 원하는 틈새시장을 공략했고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사에 따르면 두 제품의 만족도가 높아 반품율도 높지 않다. 양 제품 모두 일반 단순변심으로 인한 반품건수는 10여건 이내에 불과하다는 게 업체측 설명이다.
저가폰으로 인한 시장 변화는 단말기 자급제 활성화가 다양한 휴대폰의 선 출시에 달려있다는 분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정부는 기존 이통사를 통한 휴대폰 유통 독과점에서 비롯된 각종 폐해를 줄이기 위해 '단말기 자급제'를 지난 5월 실시했지만 그 동안 제대로 된 단말이 없어 활성화되지 못했던 측면이 있다.
김현주기자 hann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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