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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기업들, B2C 시장을 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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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2B 주력 SW기업들, B2C 사업 '우르르'…낮은 진입 장벽도 한몫

[김국배기자] 소프트웨어(SW) 기업이 기업 고객을 넘어 일반 소비자들로까지 사업대상의 각도를 넓힌 건 올해 들어 더욱 선명해진 업계의 트렌드 중 하나였다.

올 한해 소프트웨어 업계에는 일반 소비자(B2C) 시장에 진출하는 기업이 많이 나왔다. 특히 이들 기업은 기존에 기업간거래(B2B) 사업에 무게중심을 둬 왔던 터라 더욱 눈에 띄었다.

모바일 시대로 이행하는 흐름에 따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형태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들이 많이 등장했다. 이는 단순히 PC 기반의 기업용 소프트웨어를 모바일에서 추가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모바일 시대의 새로운 수익 창출을 위한 도전이었다.

이를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며 정체된 기존 시장의 돌파구를 찾는다든가,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통한 수익확대를 노리는 등의 시도와 모색이 활발했다.

◆B2B SW기업, B2C에도 '활발'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기존 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다양한 신사업에 뛰어들었다.

시멘틱웹 업체인 솔트룩스(대표 이경일)는 빅데이터를 이용한 소셜 매거진 서비스 '지니어스'를 출시했다. 다양한 소셜 콘텐츠에서 자신만의 관심거리를 찾아 보관하고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서비스로 '나만의 잡지'를 만든다는 게 컨셉이다.

기업들을 대상으로 검색 솔루션을 제공하던 전통적인 검색시장이 포화되면서 정체기를 맞자 또 다른 시장에 눈을 돌린 것이다. 이는 빅데이터 바람이 가져온 또 다른 사업기회이기도 하다.

현재 다운로드 수는 약 2만 건, 계정 등록 사용자는 약 5천명 수준이다. 지니어스를 통해 생성된 매거진의 수는 지난달 기준으로 약 1천500개다. 솔트룩스는 내년 1월 일본시장 진출을 시작으로 향후 글로벌 서비스로 변화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알서포트(대표 서형수)는 지난 5월 PC에서 스마트폰을 제어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모비즌'을 출시했다. 원격제어 기술을 통해 원격으로 PC의 문제를 해결해오던 알서포트가 이 기술을 살짝 변형해 B2B가 아닌 B2C 사업에 적용한 것이었다.

알서포트는 관계자는 "B2B 솔루션 기업들이B2C 시장으로 진출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자구책과 같은 흐름"이라며 "PC 기반 B2B 솔루션의 시장이 축소되고 모바일시장으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지만 그만큼 수익을 안겨주진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알서포트는 최근 일본 최대 통신사인 NTT도코모와 맺은 전략적 제휴가 B2C시장 진출에 큰 힘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알서포트는 NTT도코모로부터 약 15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폴라리스 오피스'라는 모바일 오피스로 잘 알려진 인프라웨어(공동대표 곽민철, 강관희)는 계열사인 인프라웨어북스를 통해 전자책 사업에 진출했다. 지난 9월 일반인들도 쉽게 프리미엄 전자책을 저작할 수 있는 '팔라우' 서비스를 오픈한 것이다.

팔라우는 이 펍3.0기반의 프리미엄 키즈북을 콘텐츠 차별성을 두고 키즈몰과 이북몰로 구분해 서비스를 제공중이다. 특히 팔라우 키즈는 유치원 연합회와의 공조를 통해 전국의 유치원에 대여 서비스 오픈할 예정이라 교육적 효과까지도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인프라웨어 관계자는 "오피스와 웹 원천 기술을 보유해 이북 솔루션 사업을 다년간 수행해왔다"며 "전자책 사업은 콘텐츠와 기술의 조합으로 아직 많은 기술적 발전 가능성과 시장 성장의 기회가 있다"고 진출배경을 설명했다.

지식경영(KMS) 업체인 날리지큐브(대표 김학훈)도 지난 10월 직장인들의 궁금증을 해소시켜주는 앱인 '오아시스 2.0'를 오픈했다. 서로 간의 정보와 경험을 공유하자는 취지에서 만든 직장인 SNS인 오아시스를 대기업을 넘어 중소기업까지 확대한 서비스이다. 이 회사의 주된 사업은 '기업용 네이버'와 같은 지식 포털을 제공하는 것이었다.

웹케시(대표 석창규)는 음식점과 미용실, 병원 등 단골장소의 연락처를 관리할 수 있는 장소용 연락처 앱인 '단골(DANGOL)'을 출시하며 처음으로 소비자거래(B2C) 시장에 뛰어들었다. 또한 다우기술(대표 김영훈)도 모바일 쿠폰으로 선물을 보낼 수 있는 e상품권 서비스 '도넛북' 앱을 출시한 바 있다.

이외에도 보안 SW 기업인 지란지교소프트웨어는 모바일 문서탐색 솔루션인 '다이렉트 리더'를, 라온시큐어는 모바일 단말 관리(MDM) 솔루션인 '스마트미'를 기업용 버전과 거의 유사한 기능으로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B2C 진출…'왜'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B2C 시장에 활발히 진출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진입장벽이 낮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이미 충분한 개발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뜻이다.

B2B 사업으로 어느 정도의 기술적, 사업적 검증이 이뤄졌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이유다. 까다로운 B2B 시장의 요구를 충족시킨 만큼 B2C 시장으로 안정적인 진출이 가능하고 성공확률 또한 높다고 여기는 게 이 기업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이에 더해 B2C 사업을 통해 최종 소비자의 요구를 더 직접적이고 빠르게 파악하면서 그에 맞는 솔루션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도 기업들이 중요시하는 점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B2C 사업을 통해 고객과 직접 커뮤니케이션하고, 피드백을 기반으로 B2B 사업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한 B2C 사업을 통한 기업의 브랜드 인지도를 제고시키겠다는 것도 중요시하는 사업 의도다. 해당기업들의 브랜드 인지도가 올라가면 자연스럽게 매출도 간접적인 수혜를 볼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다른 관계자는 "B2B 기업이 B2C로 성공하는 사례가 많지 않지만,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 B2B 업체들의 B2C 진출은 시장 활성화와 새로운 시장창출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러한 경향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아직까지 성공여부를 판가름하기는 시기상조일 수 있으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 대부분 무료인 만큼 이렇다 할 수익모델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생길 수도 많기 때문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B2B와 B2C의 고객층 성향과 요구가 각기 다르기 때문에 B2B 주력 SW 기업들이 B2C에서 성공을 위해서는 철저한 분석과 그에 맞는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국배기자 verme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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