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인 CES에서, 2011년도에는 포드사, 2012년도의 벤츠사가 기조 연설을 맡았던 것에 비해서 올해 CES 2013에는 자동차 사의 기조 연설이 없다. 자칫 스마트카 열풍이 잠잠해 진 것으로 오해할 수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상황은 정반대로 해석된다.
너무도 자연스럽게 융합돼 가고 있기 때문에 굳이 자동차 회사의 기조 연설이 필요없다고 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
실제로 첫날까지 열린 세 개의 기조 연설-개막 전날 퀄컴사의 기조 연설, 첫날 아침의 파나소닉사의 개막 기조 연설, 그리고 첫날 오후의 버라이존사의 기조 연설-모두 스마트카의 융합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퀄컴사와 파나소닉사의 기조 연설에는 실제 자동차가 등장하기도 한다.
CES를 주관하는 CEA의 회장인 게리 셰피로는 개막 연설에서 스마트카에 대한 CES 전시가 엔터테인먼트와 내비게이션을 넘어서 안전성을 다루고 있다고 강조한다. CES에서 스마트카 분야는 큰 축을 담당하며 CES의 트렌드가 가전과 자동차를 넘어서 공동체적인 이슈를 다루는 데까지 뻗어가고 있다는 점도 언급한다.
기조 연설 속의 스마트카
개막 전날 열린 퀄컴의 기조 연설에서는 ‘Born Mobile’을 주제로 퀄컴의 다양한 사업과 올 여름 출시 예정인 '스냅드래곤 800' 칩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루었다. 스마트카와 관련해서는 퀄컴의 스마트카 관련 사업에 대해서 네트워크, 멀티미디어, 무선 충전의 세가지가 언급되었다. BMW, 아우디와의 차량 네트워크 관련 사업 협력, NASCAR 대회에 사용된 차량 비디오 전송 기술 등에 퀄컴 칩이 사용된다는 점과 퀄컴이 자체 개발한 무선 충전 기술 헤일로(Halo)의 적용 예를 소개하였다. 특히 롤스로이드 차량을 개조한 데모가 인상적이었다.
첫날 아침에 열린 파나소닉의 개막 기조 연설은 TV, 클라우드, 비즈니스, 자동차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서 파나소닉사의 사업을 차례로 보여줬다. 4K OLED TV와 4K 20인치 태블릿을 소개하면서 스마트카와 관련해서는 파나소닉사의 오디오 비디오 기기 및 전기 자동차 관련 사업을 언급했다.
특히, 배터리와 배터리 관리 시스템, 충전기 등 전기자동차 사업에 대해서 소개하였으며 파나소닉의 전기 자동차 기술이 적용된 GM의 말리부가 등장하기도 하였다. 말리부와 등장한 GM 관계자는 HTML5를 활용한 차량 내 앱 서비스 플랫폼 및 개발 도구를 간략히 언급하기도 했다.
버라이존의 첫날 오후 기조 연설에서는 버라이존의 여러 개 사업 영역 중에 하나로 'connected car'를 소개했다. 특히 포드사의 사장인 폴 메카레나스와의 대담을 통하여 포드 싱크 사업에 대한 역사, 현황 발전 방향 등에 대해서도 정리해줬다.
전시장에서의 스마트카
전시장에서는 기존에 주를 이루었던 엔터테인먼트와 내비게이션에 대한 전시 뿐만 아니라 기계·전자 융합적인 안전성에 대한 다양한 전시가 주목을 받았다. 또한, 작년에 비해서 스마트폰, 클라우드와 스마트카의 융합이 한층 더 자연스러워졌음을 느끼게 했다. 정신 없이 변해가던 관련 기술들이 어느 정도 진화 방향을 잡아가는 모습이다.
GM, 포드, 렉서스 등 많은 업체들의 개별 전시에서는 아우디와 현대자동차의 전시가 특히 눈에 띄었다. 렉서스가 내세운 integrated safety 전시도 인상적이었다. 아우디의 전시는 두 개의 전시공간에서 차량 조명 시스템을 중심으로 한 전시와 내비게이션 및 스마트폰 연동 시스템, 자율 주행 컨셉의 Piloted driving, 3D 디스플레이 기술 등의 전시를 선보였다.
차량 조명 시스템 전시는 정적인 조명이 아닌 동적인 조명 시스템을 바탕으로 하여, 차량 정보와 조명 시스템을 연동한 SWARM 기술, 2.5D OLED 등 OLED 기반 조명 장치, 카메라를 이용하여 상대편 차량 불빛을 인식하고 인식된 공간에는 조명을 비추지 않는 Matrix Head-Light 기술 등이 선보였다.
스마트카와 관련해서는 특히 Piloted driving 기술이 많은 관심을 받았다. 저속 주행 시에 차량이 앞차와의 거리를 유지해 안전성을 보장하고 브레이크에 따르는 쏠림을 방지해 주는 기술이 시뮬레이터와 함께 전시되었다. 기존의 ACC(Active Cruise Control)과 무인 자율 주행의 중간 정도 기술로 소개되었다.
현대자동차에서는 블루링크 서비스와 함께 미래 자동차 컨셉카를 전시했다. 특히, 미래 자동차 컨셉카는 얼굴 인식을 이용한 사용자 맞춤 세팅, 3D 헤드업 디스플레이, 동작 인식 UI, 터치 기반 UI, NFC 등이 융합되어 미래형 지능형 자동차의 전형을 보여주었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3D 화면을 선명하게 보여주었고, 동작 인식 UI는 인식 성능의 향상과 확실한 사용성을 고려한 모습이다.
렉서스는 카메라와 각종 센서를 차량에 달아서 ‘Integrated Safety’를 전시의 모토로 삼았다. 무인 자율 주행 보다는 운전자를 보조하면서 안전성을 최대한 보장하겠다는 설명이었다.
포드의 싱크는 그 동안 사용자의 사용성 면에서 낮은 점수를 받아 온 게 사실이다. 올해 전시에서 포드사의 싱크는 사용성 면에서 많은 향상을 보여주었다. 포드사의 엔지니어도 싱크가 일년 동안 많은 발전이 있었다는 점을 언급하였다. 포드사의 My Energi Lifestyle’에서는 전력 가격 정보를 활용하여 냉장고 사용, 자동차 충전 등의 전력량 효율을 높이는 기술을 선보이기도 했다.
전자·컴퓨터 기술을 넘어서 기계·전자 융합 시스템으로
엔터테인먼트와 내비게이션을 넘어서 기계적인 안전성까지를 다루는 전시가 이루어진 것은 CES뿐만 아니라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의 기계·전자·소프트웨어 융합의 트렌드를 상징적으로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국내 업체의 면에서는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팅크웨어 등의 전시가 있었다. 작년과 같이 자동차 쪽에 뚜렷이 진출한 전자관련 업체들이 보이지 않는 것도 여전히 아쉬운 점이기는 하지만, 국내 업체들의 기술과 서비스가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점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정구민 국민대학교 전자공학부 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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