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경기자] 15일 한국투자증권은 엔화 약세로 인해 한국의 수출경쟁력 약화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분석했다.
전민규 한국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최근의 원화 강세와 엔화 약세는 국제 금융 시장 안정이 원인이라고 봤다. 일본 신정부의 엔화 약세 정책이나 일본의 취약한 경제 상황도 엔화 약세의 요인이기는 하지만, 유럽 재정 위기가 진정되기 이전에는 일본이 아무리 엔화 약세를 추구하더라도 무위에 그쳤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금융 위기 직후 큰 폭으로 절하됐던 원화는 최근 가치를 회복하고 있는 중이며, 반면 위기 국면에서 안전 자산으로 선호됐던 엔화는 최근 금융 위기가 진정됨에 따라 안전 자산으로서의 프리미엄을 잃고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엔화 약세가 일본의 가격 경쟁력에 상당한 도움이 되겠지만, 이것이 일본의 수출 증가와 경기 회복으로 곧장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이라고 봤다. 일본의 낮은 수출 증가율, 수입보다는 수출 확대를 꾀하는 미국의 성장 전략, 내수로 성장 전략을 바꾸고 있는 중국의 자본재 수요 감소 등을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의 수출 경쟁력 약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과거 원/엔 환율의 추이와 대일 가격 경쟁력을 보면 거의 큰 시차 없이 양국의 수출 물가에 반영되는 경향이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이번에도 원화의 강세는 일본 제품과 비교한 한국 제품의 수출 물가를 더 많이 끌어올림으로써 가격 경쟁력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전 이코노미스트는 이 같은 점을 고려할 때 1분기 중에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가 재개될 것으로 예상했다. 1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원화 강세를 저지하기 위한 금리 인하를 하지 않았지만, 저성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을 외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다.
한편, 그는 원/달러 환율이 1000원 부근에서 강세 국면을 마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조선사들의 수주 감소가 이를 저지할 것이라는 시각이다.
전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과거 1000원 이하로 하락했던 2006년과 2007년에 조선사들의 해외 수주가 전년 대비 33%와 74%로 폭발적 수준이었는데, 당시 수주 물량에 대해 환헤지를 하기 위해 은행을 상대로 선물환을 대거 매도하며 원화가 약세를 나타냈었다.
전 이코노미스트는 "현재는 조선사 수주 물량 헤지를 위한 해외 차입이 별로 없어 이를 통한 외화 공급이 급감한 만큼 원화가 끝없이 강세를 보이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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