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이동흡(사진)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이 무산되면서 결국 이 후보의 자진 사퇴로 상황이 정리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여야는 24일 오전 11시 인사청문특위 전체회의를 열어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보고서를 채택할 예정이었지만 전체 청문위원들의 '적격'·'부적격' 의견을 모두 기재한 청문 보고서를 채택하자는 새누리당과 '부적격' 의견의 청문보고서를 채택하자는 민주통합당이 부딪혀 회의 자체가 무산됐다.
현재로서는 청문 보고서를 채택하기 위한 특위 전체회의가 다시 열릴 가능성도 낮아 보인다.
권성동 새누리당 특위 간사는 "국회법에 따르면 인사청문 특위는 구성된 후 15일 안에 모든 절차를 밟도록 돼 있고, 인사청문회를 한 후 3일 이내 보고서를 채택하도록 돼 있다"며 "오늘 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아 사실상 특위 시한은 종료됐다"고 입장을 밝혔다.
헌법재판소장은 반드시 국회의 동의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인사청문 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통령이 임명할 방법은 없다. 국회의장의 직권 상정을 통해 국회 본회의에 인준안을 올리는 방법이 있지만 여권 내 부정적인 기류가 상당해 부결 가능성이 적지 않다.
국민 여론도 이 후보자에 우호적이지 않다. 동아일보와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가 22일 전국 성인 7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유무선 임의번호걸기(RDD) 방식,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7%P)결과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국회 임명동의안을 '부결시켜야 한다'는 답변이 57.4%로 '통과시켜야 한다'는 답변 24.0%를 두 배 이상 앞섰다.
새누리당 지지층에서도 '부결시켜야 한다'는 답변이 48.3%를 기록해 '통과시켜야 한다'는 답변 33.8%보다 많았다. 특수업무경비 문제 등 이 후보자에게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62%가 '문제 있다'고 답했다. 보수층에서도 63.6%가 '문제 있다'를 택했다.
여당이 이동흡 후보자를 고수한다면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 높다. 이같은 상황에서 이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회에서 7선을 지낸 조순형 전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본인도 헌법재판관을 한번 한 분"이라며 "여론도 나쁘고 새누리당에서 이를 강행할 수도 없는 만큼 헌재소장 부재가 장기화되는 사태를 막기 위해 본인이 좀 억울하더라도 자진 사퇴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조 전 의원은 "만약 가까운 시일 내 자진 사퇴를 결심하지 못한다면 박근혜 당선인이 이명박 대통령에 지명 철회하도록 요청을 해야 한다"며 "이 지명 철회 요청은 새누리당에서 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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