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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통신사는 'LTE무제한' 카드를 꺼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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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ARPU 이용자 확보, 광대역 주파수도 노려

[강은성기자] LG유플러스를 시작으로 KT와 SK텔레콤마저 LTE 데이터무제한요금제를 잇따라 내놓자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LTE데이터요금 시장에 새로운 경쟁물꼬가 트였다는 긍정적인 평가와 트래픽 폭증으로 인해 전체 이용자에 해악이 미칠 것이라는 부정적 평가도 엇갈린다.

특히 데이터요금과 음성요금에 대한 재조정을 통해 통신요금의 재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던 그들이 스스로 무제한데이터요금제를 내 놓은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큰 손해 없이 '호감도' 상승 효과

LG유플러스는 지난 25일 월정액 9만5천원, 11만원, 13만원 짜리 LTE요금제 3종을 발표했다. 상당한 고가 요금제이지만 '무제한'이라는 점이 소비자의 눈길을 끌었다.

일반 이용자들이 선택하기에는 쉽지 않은 고가 요금제이긴 하나 정액요금제에서 제공하는 LTE 데이터량이 부족하다고 여겼던 일부 다량이용자들에게는 희소식인 셈이다.

3G 요금제에서 문자그대로 '무제한'서비스를 제공하다가 데이터트래픽 '폭탄'을 맞았던 점을 감안, 일일 이용량에 제한을 두면서도 실 이용자에게는 사실상의 무제한 이용권한을 부여한 것도 납득할만 하다.

LG유플러스의 요금제 발표가 있던 날 저녁, 경쟁사 KT도 LG유플러스와 복사판인 요금제를 발표했다.

다음날은 주말인 토요일이었음에도 SK텔레콤이 고액가입자에 대한 무제한 요금제를 연이어 발표했다.

이에 따라 LG유플러스의 'LTE무제한요금제'를 나머지 경쟁사들이 하룻새 베껴내듯 발표한데는 단순한 '경쟁'이상의 배경이 있으리란 추측이 나오고 있다.

먼저 통신3사에게 순차적으로 내려지고 있는 '영업정지' 처분이 가장 표면적인 이유다.

이미 LG유플러스의 영업정지는 그 기한을 다해, 오는 30일이면 영업정지가 마무리된다. 다음날인 31일부턴 SK텔레콤의 영업정지가 시작된다. LG유플러스는 영업정지 해재 직후 LTE 가입자를 끌어올 '한 방'이 필요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이 요금제를 준비하는데만 3개월 가량이 걸렸다. 그동안 LG유플러스가 LTE분야에서 '선두' 입지를 다져왔다면 올해부터는 시장을 '선도'해야 한다는 계획 아래 요금제를 기획해 내 놓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LG유플러스는 영업정지가 해제된 직후부터 본격적으로 '무제한 마케팅'에 돌입해 고액LTE 가입자 유치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전략이다.

NH농협증권 김홍식 연구원은 "고액 가입자의 경우 요금이나 보조금에 민감한 것이 아니라 이용량이나 서비스 품질 등에 더 민감하다"면서 "LG유플러스의 열악한 재정상태 등을 고려할 때 영업정지 이후 경쟁사와 보조금 싸움을 다시 벌이기 보다 이같은 전략으로 이용자 인지도와 호감도를 동시에 확보하는 것이 나은 전략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LG유플러스의 무제한요금제가 발표된 직후 '검토중, (요금제 출시여부를)알 수 없다'등으로 대응했던 KT와 SK텔레콤이 하루만에 복사판 요금제를 낸 것도 영업정지 처분을 앞두고 경쟁심리가 어느 때보다 강하게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요금제가 워낙 고액인 탓에)사실상 무제한요금제 도입으로 인한 영향 거의 없다고 봐야한다"면서 "무제한요금제 출시로 인한 초고속인터넷 매출 잠식 가능성도 낮다"고 덧붙였다.

즉 통신사 입장에선 '잃을 것'은 많지 않고 '무제한'이라는 홍보효과는 높은, 사용하기 부담없는 카드였기 때문에 요금제 출시가 경쟁적으로 이뤄졌던 것으로 풀이된다.

◆LTE 황금주파수 확보 위한 고도의 전략?

한발 더 나아가 고도의 '트래픽 늘리기' 전략이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업무보고를 하면서 새 정부의 방송통신분야 최우선과제로 LTE분야 광대역 주파수 확보 및 분배를 꼽았다.

올해 내 LTE 분야 추가 주파수를 발굴해 경매방식으로 공급할 예정이며, 경우에 따라서는 기존 이용대역의 회수 재배치를 통해 광대역 주파수를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에 따라 통신3사의 주파수 확보 물밑싸움이 벌써부터 뜨겁다.

이미 1.8㎓ 대역에서 상용 LTE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KT의 경우 동일 대역 추가 확보를 위해 '광대역 사업자가 필요하다'는 정부의 논리를 적극적으로 밀고 있다.

KT 관계자는 "현재 통신사별로 차지하고 있는 주파수 대역은 광대역 사업자를 확보하기 어렵고 파편화(조각난 상태)돼 있어 회수 재배치를 통한 주파수 재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SK텔레콤은 "경매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 하면서 가입자가 많은 통신사에 대한 주파수 우선할당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주파수 추가 획득에 대한 의지를 감추지 않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비단 광대역 주파수를 확보하기 위함이 아니더라도 주파수를 추가로 획득하기 위해서는 현 통신망의 트래픽이 일정분량 이상으로 포화돼 추가 추파수가 필요하다는 '근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 시점에서 무제한요금제를 한시적으로 허용해 사업자에 부담은 되지 않으면서도 트래픽은 늘릴 수 있는 만큼 가입자를 확보함으로써 주파수 추가 할당에서 유리한 입지에 서겠다는 전략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향후 방송사들이 쥐고 있는 700㎒ 대역의 주파수를 통신용도로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공공미디어연구소 조준상 소장은 "통신3사가 지금 이 시점에서 왜 LTE무제한데이터를 들고 나왔는지 유심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면서 "무제한요금제 허용으로 트래픽을 고의로 늘린 뒤, 주파수 고갈을 이유로 결국 방송용 주파수의 통신용 할당을 요구하고 나설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 소장은 "공공의 방송을 위한 주파수를 통신재벌용 주파수로 허용해선 안된다"면서 "정책 당국도 통신사들의 '트래픽 늘리기 꼼수'를 좌시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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