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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 구속…'글로벌 SK' 표류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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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측 "항소할 것"…글로벌 경영 등 차질 불가피

[정기수기자] 수백억원대에 달하는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된 최태원(사진.53) SK그룹 회장이 징역 4년의 실형 선고를 받고 법정구속됐다.

무죄 판결이나 적어도 집행유예 선고를 내심 기대했던 SK그룹은 실형 선고로 충격에 빠진 기색이 역력하다. SK그룹 관계자는 "법적 판단에 대해서는 달리 할 말이 없다"면서도 "다만 이 정도 수준까지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을 아꼈다.

이날 판결 직후 SK그룹은 공식 입장 자료를 통해 "무죄 입증을 위해 성심껏 소명했으나 인정되지 않아 안타깝다"며 "판결문을 송달 받는대로 판결 취지를 검토한 뒤 변호인 등과 협의해 항소 등 법적절차를 밟아 무죄를 입증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항소가 진행된다면 항소심은 서울 고등법원이 맡아 재판부를 배당한 후, 이르면 6개월 안에 다시 공판이 시작될 예정이다.

하지만 고등법원 재판절차가 종료될때까지는 약 1년여간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상당 기간 최 회장의 공백이 그룹 경영에 미칠 차질은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전망이다.

SK 측은 그룹 내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 김창근 의장과 이사회 등을 중심으로 최 회장의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특히 계열사별 자율·책임 경영을 골자로 하는 '따로 또 같이 3.0' 체제가 이미 가동된 상태인 만큼, 당장 그룹 경영에 미칠 피해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SK 측 입장이다.

SK그룹 관계자는 "아무 영향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최 회장의 재판 결과와 무관하게 경영계획이 추진될 것"이라며 "따로 또 같이 3.0이 실행되면서 자율 경영의 책임이 커진 만큼 주요 계열사 경영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SK는 지난해 그룹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에 김창근 부회장을 선임하고 올해 계열사별 책임 경영을 골자로 하는 '따로 또 같이 3.0' 경영체제를 도입하는 등 최 회장의 이탈이 기업 경영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했다.

최 회장이 그룹 인사권도 내려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내주 예정된 수펙스추구협의회와 SK텔레콤, SK네트웍스, SK하이닉스 등 계열사 인사는 계획대로 진행될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따로 또같이 3.0' 자체가 최 회장이 만든 경영시스템인 만큼, 설계자 없이 과연 제대로 자리잡을 수 있을 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특히, 최 회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해 온 글로벌 사업전략은 전면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지난해 그룹 대표직에서 물러난 최 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그룹의 글로벌 경영과 신성장 동력 발굴에 전념하겠다는 의지를 반복적으로 피력해왔다.

최 회장은 올 초 신년사에서 "포트폴리오 혁신과 글로벌 경영에 매진해 SK의 새 도약과 국가경제 활력에 일조하는 데 힘을 쏟고자 한다"며 "이와 함께 그룹 내 회사들이 글로벌에서 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노력을 돕는 서포터로서의 역할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에는 스위스에서 열린 다보스포럼에 참석, 각국의 CEO들과 함께 비즈니스 미팅을 갖고 향후 사업 협력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새해도 중국에서 맞으며 글로벌 사업에 의욕을 보였던 최 회장의 이번 구속으로 글로벌 성장, 해외 네트워킹 등 그룹 성장의 큰 그림 자체가 크게 흔들릴 가능성도 우려된다.

경영 정상화 과정에 있는 반도체 사업 확대 역시 차질이 예상된다. SK그룹은 지난해 초 반도체 사업을 그룹의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기 위해 SK하이닉스를 인수했다.

인수 이후 SK하이닉스는 시설투자 규모를 늘리고 이탈리아 플래시 메모리 반도체 회사 아이디어플래시, 미국 낸드플래시 컨트롤러업체 LAMD 등 인수하며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SK그룹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이번 최 회장의 구속으로 SK하이닉스가 자칫 성장 동력을 잃고 표류하게 될 우려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아직까지 올해 투자 계획을 수립하지 못한 SK그룹이 이번 최 회장 구속사태로 원활한 투자계획 수립이 가능할지도 미지수다.

한편, 이번 재판은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열리는 대기업 총수의 첫 선고 공판인 만큼, 최 회장의 실형 선고와 구속 여부에 재계의 이목이 집중됐었다.

특히, 출범을 앞둔 새정부가 경제민주화의 기치를 내걸고 대기업의 사회적·윤리적 책임을 강조해왔기 때문에 최 회장의 재판 결과가 향후 경제민주화 추진을 가늠하는 잣대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됐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대통령 사면권 제한'을 공약해 횡령 등 기업 범죄를 저지른 대기업 총수들은 중형(重刑)으로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최 회장은 그룹 총수 자리에서 물러나고 다보스포럼 참가 등 국격 제고를 위해 애쓰는 등 이미지 쇄신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왔지만 이날 재판부의 결정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최 회장은 지난해 그룹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자리를 김창근 SK케미칼 부회장에게 넘기고, 본인은 지주회사만 맡으며 물러났다. 최근에는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사회적기업 관련 연설을 최 회장 본인이 진행하는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모습도 보여줬다.

한 재계 관계자는 "그동안 경제민주화 논의가 사법부의 판결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다"며 "이번 최 회장의 실형 선고로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검찰은 동일한 양형기준을 적용받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에게 징역 9년,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에게 징역 7년을 구형한 바 있다.

정기수기자 guyer7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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