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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페이지, 콘텐츠 유료화 시금석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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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가 돈버는 콘텐츠장터…"모바일·소셜특성 활용 콘텐츠가 지갑 열 것"

[김영리기자] 콘텐츠'로' 돈을 버는 것이 아닌 콘텐츠'가' 돈을 버는 디지털 콘텐츠 장터 카카오페이지의 윤곽이 드러났다. 무료 콘텐츠에 익숙한 이용자들이 콘텐츠의 가치를 제대로 받겠다는 카카오의 유료 정책을 과연 받아들일지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카카오는 최근 카카오페이지 콘텐츠 저작센터를 오픈하고 콘텐츠 제작자들을 대상으로 여러차례 설명회를 갖는 등 오는 3월 카카오페이지 정식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열린 언론사 대상의 카카오페이지 설명회에서 카카오는 "1~2개월 내 1천만 카카오페이지 이용자 확보를 예상한다"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 카카오페이지 핵심 열쇠는 '친구와 함께보기'

카카오페이지는 모두에게 열려있는 오픈 플랫폼이다. 음원·이미지·텍스트·동영상 등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콘텐츠를 누구나 쉽게 제작하고 카카오페이지 장터에서 사고팔 수 있는 모바일콘텐츠 장터 형태다.

단, 콘텐츠 제작자들은 카카오페이지의 모든 콘텐츠가 유료로 판매되기 때문에 통신판매업자로 등록돼 있어야 한다.

콘텐츠 제작자 입장에선 3천500만 명 이상의 이용자들이 모여있는 국내 최대 유료 콘텐츠 시장이라는 점에서 가장 큰 매력이 있다. 특히 카카오톡 게임하기 성공을 지켜보면서 카카오 플랫폼에 대한 신뢰도 높다. 현재 카카오톡에서 웹툰이나 이모티콘, 게임하기 등의 콘텐츠에 비용을 지불하는 이용자수는 100만명 수준에 이른다.

카카오가 지난 7일 공개한 저작툴은 컴퓨터와 마우스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콘텐츠를 만들 수 있도록 구성됐다. 일반 애플리케이션처럼 전문 개발 인력이나 높은 기술을 요하지 않는다.

콘텐츠 유통은 카카오톡 친구와 카카오스토리를 통한다. 콘텐츠 제작자가 만화·보고서·동영상·소설 등을 만들어 카카오페이지에 올리면 이용자들은 그것을 구매해 개인의 보관함에 넣어 볼 수 있다.

또한 카카오톡 친구 중 1명과 공유가 가능하다. 1+1 개념인 셈이다. '친구 랭킹'도 도입했다. 다운로드 순위로 콘텐츠를 노출하는 것이 아니라 내 친구들이 많이 구매한 콘텐츠 순위를 볼 수 있는 것. 본인 계정의 카카오스토리에도 포스팅이 가능하다.

카카오페이지 사업을 담당하는 이진영 포도트리 부사장은 "카카오페이지의 핵심은 혼자 보는 것이 아니라 친구와 '함께보기'"라며 "친구와 콘텐츠 공유, 친구를 통한 콘텐츠 추천, 확산이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 콘텐츠'가' 돈을 벌기 위해선 '차별화' 전제돼야

가장 주목할 점은 카카오페이지의 모든 콘텐츠는 창작자 스스로가 가치를 매기고 판매가를 결정하는 것이다. 저가 경쟁을 피하기 위해 단품 최소 가격 500원, 최소 한달 이용권 2천원의 가격제한도 뒀다.

수익은 구글이 인앱결제 수수료 30%를 가져가고 카카오가 20%, 콘텐츠 제작자가 50%를 가져간다.

카카오는 콘텐츠로 수익을 내는 것이 아니라 콘텐츠 자체가 수익이 되는 플랫폼 구현을 지향점으로 삼았다.

이석우 카카오 공동대표는 "웹에서는 콘텐츠가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다"며 "'모바일에선 콘텐츠가 가진 가치 그대로 유료로 팔릴 수 없을까'라는 고민에서 나온 것이 카카오페이지"라고 설명했다.

그간 온라인상에서 웹툰이나 음악, 영화 등의 콘텐츠를 무료로 이용하는 데 익숙했던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콘텐츠 소비 형태를 이끌어내겠다는 것.

대신 기존 콘텐츠에 대해 차별화가 전제가 된다고 카카오 측은 강조했다. 모바일과 소셜이라는 특성을 적극 활용한 콘텐츠만이 이용자들의 지갑을 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카카오 홍은택 부사장은 "뉴스의 경우 기존 일반적인 기사를 되파는 것이 아니다"라며 "속도, 양의 경쟁이 아니라 돈을 내고 살 정도의 다른 차별화된 뉴스 콘텐츠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진영 부사장 역시 "모바일에서 콘텐츠 비즈니스 모델은 지금까지와는 달라야 한다"면서 "타깃에 맞춘 컨셉으로 승부해야 할 것이며, 카카오페이지는 이를 위한 유료 콘텐츠 유통망으로 자리잡도록 계속 진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불법복제·콘텐츠 질 관리 등 해결과제

아직 정식 출시 이전이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눈에 보인다.

우선 디지털 콘텐츠의 가장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멀티 디바이스 지원이 안된다는 점이다. 카카오톡은 현재 하나의 아이디로 스마트폰 3개까지 사용할 수 있지만 태블릿PC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때문에 스마트폰보다 태블릿PC에서 더 활용도가 높은 전자책이나 동영상 등 콘텐츠 확산에 제약이 따를 수 있다.

구글과 애플의 인앱결제(IAP) 정책도 걸림돌이다. 특히 애플 iOS 이용자들은 카카오페이지를 100% 활용할 수 없을 전망이다.

애플이 카카오톡의 '초코'와 같은 별도 결제 수단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카카오는 애플 iOS용 카카오페이지 앱에선 결제 기능을 빼고 단순 뷰어 기능만 제공할 예정이다. 회사 측은 사파리 모바일 웹을 통한 우회결제 방식을 검토 중에 있다.

구글은 별도 결제 수단 초코를 어느 정도 허용하고 있지만 수수료를 30%나 가져간다. 때문에 콘텐츠 제작자 입장에선 구글과 카카오에 수수료를 이중으로 내야 하는 셈. 카카오톡 게임하기처럼 초기 흥행을 일으키지 못하면 콘텐츠 제작자들이 이탈할 가능성도 있다.

아울러 콘텐츠 관리와 불법 복제 문제도 우려되는 점이다. 카카오 측은 음란물, 저작권 침해 등의 콘텐츠를 사전 심의와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걸러낸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한꺼번에 콘텐츠가 몰릴 경우 몇 십명 규모의 모니터링 전담 인력만으로는 역부족이다.

또한 동영상과 음원에는 디지털저작권관리(DRM)를 통해 불법 유포를 방지할 수 있지만 이미지·텍스트 기반의 콘텐츠일 경우 스마트폰의 캡처 기능을 막을 길이 현재로서는 없다는 점도 문제다.

카카오 측은 "불법 콘텐츠 등을 모니터링하는 별도 인력을 꾸려놨고 등록 콘텐츠 증가 추세에 맞춰 인력도 꾸준히 늘릴 계획"이라며 "불법 복제와 관련해선 웹과 모바일은 콘텐츠 이용 행태가 다르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겠지만 정책적, 기술적으로 지속적인 대응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영리기자 miracl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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