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경기자] 지난 14일 한국은행이 2월 금리를 4개월째 2.75%로 동결한 가운데, 15일 증권가에서는 한은이 다른 주요국 중앙은행들과 달리 보수적인 통화 스탠스를 이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앞으로 금리 변경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한국투자증권의 이정범 애널리스트는 "한국경제의 성장 속도가 2000~2007년 평균 5.2%에서 금융위기 발생 이후 5년 평균 2.9%로 하락했고, 한은도 올해 경제성장률을 2%대로 전망하면서도 금리 동결을 지속중"이라며, "한은의 이 같은 보수적 스탠스는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의 특성상 대외경기가 회복되지 않으면 경기침체가 구조적이라는 인식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미국 연준이나 일본은행과 대비된다는 설명이다. 이들 중앙은행은 현재의 경기침체를 구조적 문제가 아니라, 경기순환적인 문제로 판단해 총수요를 늘리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고용안정과 물가안정을 동시에 추구하는 미 연준과 달리, 한은은 법률상 경제성장에 대한 명시적 책임이 없다"며 "한은법을 개정하지 않는 한, 한은의 통화정책은 상대적으로 보수적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향후 금리 변동 가능성에 대한 증권사들의 예상은 엇갈리는 양상이다.
신영증권의 홍정혜 애널리스트는 오는 3~4월 중 정책금리 인하를 기대하고 있다. 홍 애널리스트는 "경기회복은 만족스럽지 못한 상황이며 원화 약세는 긴 흐름에서 제한적이고, 시장은 크게 우려하고 있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해서 한은은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며 이 같이 내다봤다.
한국투자증권의 이 애널리스트도 정책금리 인하 시점을 3월로 보고 있다. 그는 "올해 소비자물가는 한은의 중기물가안정목표 구간인 2.5~3.5%의 하단을 하회할 것으로 보이는데, 정책여력이 있는 상황에서 한은이 경기침체를 장기간 방관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경제적 당위의 관점에서 연내 기준금리가 2.0%까지 인하될 것이며, 그 인하 시점은 신정부 출범직후가 될 것”이라고 봤다.
반면, KDB대우증권의 윤여삼 애널리스트는 올해 정책금리가 동결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시각이다.
윤 애널리스트는 "3월에 기준금리 인하가 실시되려면 적어도 대외 쪽 금융시장의 불안심리가 확산되는 환경이 필요하다"며 그 조건으로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1.8%를 밑돌거나 ▲미국과 한국증시의 7% 이상 하락 ▲원/엔 환율의 1100원 하향 돌파 등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이러한 위험이 불거질 가능성은 높지 않고, 올 상반기까지는 경기개선 흐름이 더 이어질 것으로 보여 금리 인하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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