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기자] 지난해 펼쳐진 보조금 전쟁에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얻은 것보다 잃은 게 더 많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보조금을 통한 당장의 이익을 추구하기 보다는 브랜드 인지도 제고 및 소비자 만족도 향상을 우선시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5일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최근 출시한 팬택의 '베가 넘버6 풀HD'는 제조사 장려금 거품을 뺀 84만9천원으로 출시됐다. 고사양 스마트폰이 100만원에 호가하는 것에 비하면 15만원 가까이 저렴하게 나온 것이다.
보통 스마트폰 출고가는 이통사에 제공하는 제조사 장려금이 포함돼 있다. 이통사에 출고가로 공급하고 장려금으로 되돌려주는 식이다.
이통사는 제조사 장려금과 자체 보조금을 투입, 시기를 달리해 폰 가격을 조절하고 있다. 시기에 따라 누구는 싸게 사고 누구는 비싸게 사는 것이다.
하지만 팬택은 지난해 보조금 전쟁으로 인해 오히려 수익이 줄어들고 브랜드 인지도가 하락했다고 내부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베가 넘버6 풀HD'는 제조사 장려금 거품을 빼고 출고가 그대로 정상 공급하기로 한 최초의 제품이라는 점에 의미있다.
삼성전자도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노트2를 기점으로 이동통신사들의 보조금 전쟁에 가세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갤럭시노트2는 제조사 장려금을 일체 지급하지 않는 폰이다. 게다가 가격방어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의 지난해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3는 이통사들의 LTE 가입자 유치 전쟁으로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아 17만원까지 가격이 하락한 바 있다. 전략폰은 가격 방어가 된다는 전례를 깬 지라 업계에서도 이례적인 일로 봤다.
업계 관계자는 "보조금을 실어 판매할 때 반짝 매출과 판매량이 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오히려 얻을 게 없다는 판단을 제조사들이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올해 이동통신 시장의 변화에 따라 보조금과 출고가에 대한 제조사들의 대응이 어떻게 달라질지 눈여겨볼 대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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