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하기자] 민주통합당 박기춘 원내대표는 6일 정부조직법 원안 처리를 위해 제시한 3대 조건을 새누리당이 거부하자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여당 지도부를 설득해서 10일째 계속되는 국정파행을 마무리하길 바란다"며 3대 조건을 수용할 것을 촉구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공영방송 이사 추천시 재적의원 3분의 2 찬성으로 의결하는 '특별정족수' 장치 마련 ▲개원 국회 당시 여야가 합의한 언론청문회의 즉시 이행 ▲MBC김재철 사장에 대한 즉각 검찰조사 실시와 사퇴 등 3개 조건을 받아들인다면 정부 원안대로 정부조직개편안을 처리할 것을 약속한 바 있다.
정부조직개편안이 원안대로 처리되면 SO(종합유선방송사업자)와 IPTV 업무는 미래창조과학부로 이관된다. 특히 원안대로 가면 SO 분야의 인허가권이나 법률 제·개정권을 미래부가 갖게 된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어제 북한은 김영철 인민군 정찰 총국장이 직접 발표한 조선 인민군 최고 사령부 성명을 통해 정전협정 전면 백지화를 선언하고 판문점 대표부 활동도 중지시키고 우리 당국은 응징입장을 밝히는 등 나라 안팎의 상황이 엄중하다"며 "절박한 마음으로 민주당은 양보를 결심하며 다시 공개 제안한다"고 재차 제안하는 배경을 설명했다.
박 원내대표는 "정치실종의 일차적 책임은 청와대 협상대리인 역할을 하는 여당"이라면서도 "국정 표류 장기화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 야당도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박 원내대표의 이같은 제안에 반대하는 당내 여론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정부조직개편안 처리를 놓고 여당과 협상을 주도해온 우원식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브리핑에서 "공영방송 사장 임명 요건 강화, 김재철 사장 퇴진 등은 우리가 계속 추진해 나갈 일"이라면서도 "SO 인허가권을 중심으로 종합유선방송의 독립성·공정성을 유지하는 것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중요한 일로 이를 놓고 거래하지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사실상 박 원내대표의 제안과 의견을 달리하는 셈이다. 이같은 상황을 반영하듯 우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 자리에 함께하지 않았다.
이를 의식한 듯 박 원내대표는 "입장 선회에 당내 반대의견도 많지만 국정표류, 강경충돌이 계속 되면 피해는 결국 고스란히 국민에게 갈 수밖에 없다"며 "충정과 양보안에 대한 당내 이견을 혼신을 다해 설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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