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계현기자] "2분기 모바일 D램은 가수요가 있을지도 모른다. 2분기가 지난 뒤 진성수요를 보고 다시 투자에 들어갈 계획이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동수 사장은 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열린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정기총회에 참석해 "지금 현 시점에선 신제품 나오는 3, 4월에 맞춰 모바일D램 주문이 굉장히 많이 들어오고 있다. 그게 진정한 수요인지 의문이 있다"며 "엔드유저 단에서 다 소화 못하면 재고로 남고 재고로 남는 건 공급과잉, 가격하락 현상을 일으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동수 사장은 2분기 휴대폰 시장에 대해 "1등인 삼성 무선사업부가 갤럭시S4로 지원하는데다 기대심리 또한 엄청나다. 또 소니, HTC, 노키아, LG 등 3위권 업체들이 3위 자리를 노리고 공격적으로 나섰다. 현재 부품 공급망에 수요가 엄청나게 들어오고 있다. 그러나 이는 제로섬 게임인만큼 여기에는 가수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전 사장은 모바일D램 등 모바일용 부품은 PC처럼 표준화가 돼 있지 않아 악성재고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고 우려했다.
전동수 사장은 "과거에는 의도적으로 공급과잉을 일으켜서 가격을 떨어트리고 하는 업체가 일부 있었는데 지금은 그런 식이 아니고 업계 전반적으로 신제품이 잘 팔릴 것 같은 느낌을 갖고 있다"며 "그런 것 때문에 과잉된 평가가 있을 수 있다. 세트업체들이 부품 준비를 많이 시켜놓기 때문에 세트 뿐 아니라 유통업체, 부품업체 등 서플라이 체인 전반에 재고가 생길 수 있다"고 전했다.
전동수 사장은 "2/4분기에는 선의의 경쟁이 일어나고 3/4분기에는 제조업체 측에서 신제품 재고가 쌓이면 싸게 파는 과정에서 세트 수요가 일어날 것으로 본다"며 "2분기에는 수요 공급 균형상태에서 3,4분기에는 모바일D램 공급부족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동수 사장은 최근 PC용 D램 가격 상승 현상에 대해선 "PC 수요 자체가 위축돼 있는데 PC용 D램 가격이 오른다는 것은 이상한 현상"이라고 평했다.
전 사장은 "PC시장이 줄어드는데 가격이 오르면 PC에 메모리 쪽 비용을 줄이면서 PC용 메모리 수요가 또 감소할 것"이라며 "건전한 산업 발전에 우려되는 현상"이라고 전했다.
PC용 D램의 시장점유율은 마이크론이 51%, SK하이닉스가 31%, 삼성전자가 15%를 차지하고 있다.
전동수 사장은 "울트라북 등이 PC 수요를 진작시키는 모멘텀이 전혀 되지 못했다. PC산업은 중장기적으로 힘들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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