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수기자] 코트라는 최근 '주요국 환율변동에 따른 해외시장 동향과 진출여건' 보고서를 발간하고, 원화강세 장기화에 대비하기 위한 수출기업들의 중장기적 대비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11일 밝혔다.
코트라가 해외 주요 거래선들을 접촉해 본 결과 작년 하반기와 올 초 우리기업으로부터 10% 이상의 가격인상을 요청받은 바이어가 많았다.
작년 연말 원달러 환율이 연초대비 8.0%, 연중 고점인 5월 24일 대비 10% 이상 절상된 점을 감안할 때 환율변동이 가격 인상 요청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 부진에 따른 시장침체 영향으로 바이어들은 과거보다 가격변동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자동차, 정보통신(IT) 제품 등은 아직까지 영향이 덜하지만 소비재, 부품, 섬유 등은 가격이 5~10% 이상 인상될 경우 중국 등으로 구매처 변경을 검토할 수 있다는 바이어가 많았다.
여기에 경쟁관계에 있는 일본 엔화마저 약세를 보이고 있어 우리 제품이 상대적으로 더 비싸지는 현상도 발생하고 있다. 미국에 진출한 우리기업에 따르면 한국산 기계는 일본산에 비해 최대 20%가량 가격경쟁력을 갖고 있었지만, 엔저로 일본 기업들이 할인에 나서고 있어 최근 그 격차가 10%까지 줄어들었다.
문제는 원화 강세가 올해 이후로도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고 이러한 환율 리스크에 중소기업이 특히 취약하다는 점이다.
코트라가 19개국 21개 무역관을 통해 해당국의 연초, 연말 환율전망 등을 비교해 본 결과 원화강세는 올해도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2013년 연말 원달러 환율은 연초(2012년 말 발표된 주요 10개 IB 평균치 1천34원 기준) 대비 2.6%, 2월 중순보다는 4.6% 가량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초연말 변동폭은 필리핀 페소(3.8%), 인도 루피(3.2%)에 이어 조사대상 국가 중에서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우리 중소기업들은 환율변동에 따른 손해를 고스란히 떠안을 가능성이 크다. 코트라가 지난 1월 28일부터 2월 15일까지 국내 중소기업 99개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기업의 10%만이 환율변동 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율급변에 따른 단가 조정 문구도 10개 기업 정도만 계약서에 포함하고 있어 환차손에 따른 가격 인상을 언급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코트라 관계자는 "환율변동 효과는 통상 6개월 정도 시차를 두고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지금 해외 현장에서 포착되는 부정적 영향이 확대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단기적인 비용이 들더라도 환 변동 보험가입 등으로 환 헤지 노력을 하고 장기적으로 브랜드 파워 향상, 수출시장 다변화 등 수출체질을 강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