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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주총 마무리, 등기이사 선임 '극과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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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CJ 등 오너 등기이사 문제 놓고 논란

[박영례기자] 새 정부의 재벌 규제 움직임 등 경제민주화 바람 속에 국내 주요 대기업의 주주총회가 대부분 마무리 됐다. 특히 올해 주총은 경제민주화 분위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 오너 일가의 등기이사 선임건 등이 주요 안건으로 관심을 끌었다.

22일 총 689개사의 주총이 한번에 치러진 가운데 삼성, 현대차, SK, LG, CJ 그룹 등 주요 그룹 계열사들의 주총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이번 주총은 특히 LG그룹 구본무 회장을 비롯해 SK그룹 최태원회장, 삼성그룹 이재용 부회장, 현대그룹 정의선 부회장, CJ 이재현 회장,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 등 유독 오너 일가의 등기이사 선임 여부가 최대 관심사가 됐다.

경제민주화 움직임과 맞물려 오너 일가의 책임경영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컸기 때문인데, 결과적으로 그룹별 행보는 상당히 엇갈렸다.

LG그룹 구본무 회장은 이날 열린 정기 주총을 통해 (주)LG 사내이사에 재선임 됐다. LG는 구본무 회장을 비롯해 구본준 부회장이 LG전자 사내이사를 맡는 등 오너 일가의 책임경영에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경우다. 특히 구본무 회장은 LG전자 대표시절 부터 등기이사를 맡아왔다. 이번에도 예외없이 사내이사를 맡아 책임경영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이날 구본무 회장은 주주에 대한 인사말을 통해서도 "LG는 이미 지주회사 체제를 출범, 투명 경영과 전문 경영을 성공적으로 정착시켜왔다"며 "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모범 기업으로서 위상을 더욱 강화시켜 나가겠다"며 정도 경영과 동반성장의 의지를 다졌다.

현대차그룹의 경우도 오너 일가가 주요 계열사들의 사내이사를 맡고 있는 경우. 정몽구 회장은 현대차, 현대모비스 등의, 정의선 부회장 역시 현대차, 기아차 등의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특히 이번 주총에서도 정몽구 회장은 지난 15일 열린 현대모비스 주총에서 사내이사에, 정의선 부회장 역시 같은날 현대차 정기 주총에서 각각 사내이사에 재선임됐다. 정의선 부회장은 이날 열린 기아차 주총에서도 기타비상무이사로 재선임 됐다.

◆해도·안해도 문제…오너 일가 등기이사 '뜨거운 감자'

오너 일가의 책임경영에 대한 의지와 달리 이사 선임이 논란이 된 경우도 있다.

SK 최태원 회장의 경우 이날 열린 SK C&C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최태원 회장은 SK C&C의 지분 38%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10년 넘게 SK C&C의 이사를 맡아왔다.

그러나 지난 1월 횡령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고 현재 항소를 진행중인 상태여서 이번 재선임이 논란이 되고 있다. 최 회장은 또 SK(주)와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등 3개 회사 대표직을 유지하는 등 책임경영에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최근의 법정판결 등으로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CJ그룹 역시 이재현 회장 등 오너 일가의 사내이사 선임건을 놓고 잡음이 일고 있다. 이날 주총을 연 CJ제일제당의 경우 이재현 회장과 함께 외삼촌인 손경식 회장을 동시에 사내이사로 재선임 하면서 이사회 독립성 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삼성그룹과 신세계 등은 오너 일가의 사내이사 회피가 오히려 논란이 된 경우.

먼저 삼성그룹의 경우 장녀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을 제외한 나머지 오너 일가들은 사내이사를 맡지 않고 있다.

이건희 회장은 과거 삼성전자 사내이사에서 물러난 뒤 현재 사내이사를 맡지 않고 있으며 최근 승진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역시 지난 19일 열린 삼성전자 주총에서 별도로 사내이사를 맡지는 않았다.

삼성전자는 대신 권오현 대표를 비롯해 주요 경영진을 사내이사에 포진시키며 독립경영을 강화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은 지난 15일 열린 신세계·이마트 주총에서 맡고 있던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나 배경에 관심을 모았던 경우다. 각사 책임경영 강화 차원이라는 회사측 입장과 달리 일각에서는 최근의 검찰조사 등을 의식한 책임 회피용이라는 시각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책임 경영차원에서 오너 일가의 등기이사 등재 여부가 최근 관심사가 되고 있지만 경기침체에 재벌 규제 움직임 등 경영환경이 급속도로 위축되면서 이에 대한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더욱이 독립경영 및 책임경영에 대한 그룹사별 시각차가 있는 것 아니겠냐"고 이같은 분위기를 설명했다.

박영례기자 you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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