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대선평가 보고서가 계파 갈등 재연의 시한폭탄이 될까?'
전날(9일) 발표된 민주통합당 대선평가위원회의 보고서에 대해 문재인 캠프의 핵심 관계자들이 정면 반박하고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뜻을 분명히 해 당이 격렬한 내분과 계파 갈등 상황에 휩싸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의 전략기획본부장이었던 이목희 의원과 당시 비서실장이었던 노영민 의원(사진), 상황 실장이었던 홍영표 의원은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 평가위의 평가보고서에 대해 "현상과 본질을 구분 못하고 중대 측면과 부차적 측면을 가리지 못해 정치적 편향에 의해 작성됐다는 의심이 드는 평가서"라고 조목 조목 반박했다.
우선 이 의원은 평가위가 보고서에 정권 교체 실패의 원인으로 '50대 이상, 자영업자, 서민층, 수도권 및 충청권 유권자들의 이탈을 막을만한 전략과 지도부의 리더십이 취약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 것에 대해 "이는 그동안 축적된 문제로 우리가 몰랐던 점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또 "이같은 문제에 대해 회의에서 누누이 강조한 문제지만, 처음 우리가 50대 이상·충청권·저소득층 지지율이 형편없는 상황에서 시작했는데 캠페인 기간 동안 이것이 반전될 수 있는 상황이었느냐가 중요하다"고 반박했다.
노영민 의원도 "사실보다 추측에 근거했고 합리보다 편견에 기초한 보고서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구체적인 사례 하나하나에 대해 이미 근거를 다 전해줬음에도 애써 그럴리 없다고 추측하면서 나온 부분이 많다"고 비판했다.
노 의원은 오히려 당의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공정성 의문을 제기한 이들의 책임론을 제기했다. 이들은 대부분 현재의 비주류다.
노 의원은 "대선의 첫 단추가 어디서 잘못 꿰어졌나"며 "당이 하나된 모습으로 대선을 맞이하지 못했기 때문인데 이는 제주 경선 이후 당내 경선 과정에서 공정성 시비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노 의원은 "당시 불공정한 것이 있었다면 당 대표와 선거관리위원장은 정계 은퇴 이상의 책임을 져야 한다"며 "그러나 이의 제기가 어떤 근거도 없는 것으로 밝혀진다면 이를 주장했던 이들이 책임져야 한다. 대선 첫 단추를 잘못 끼운 책임자들이 거기 있기 때문"이라고 비주류 측을 정면 비판했다.
노 의원은 "이 부분이 사실상 경선 주요 후보들의 불복으로 이어졌다"며 "경선이 끝나면 늦어도 5일 이내 후보들간 함께 하는 모습을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예의인데 이를 끝까지 거부했다. 초유의 일이다"이라고 지적했다.
홍영표 의원 역시 "이 보고서는 한상진 위원장을 비롯해 일부 평가위원들이 결론을 만들어놓고 진행한 짜맞추기식 평가서"라며 "비선 이야기를 하기에 제가 두 번씩 5시간 동안 해명했는데 '비선'이라는 말은 없어졌지만, 비서실이 청와대의 집합소였다는 식으로 사실을 왜곡하더라"라고 질타했다.
홍 의원은 "이것은 평가가 아니고 한상진 위원장과 김재홍 간사, 실제로 이를 집필한 두 명의 교수가 만든 것"이라며 "평가위원조차 책이 만들어지기 4, 5일 전 문건을 받아 문제를 지적하니까 전혀 받아들여지지도 않았다. 이렇게 밀실에서 음모적으로 진행된 평가서를 어떻게 인정하겠나"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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